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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Moroco

9월17일]카메라를 잃어버리다 [모로코 메르주가]

by 福이와요 2018. 9. 21.

530분에 일어나 일출을 보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런데 630분이 되어서 모닝콜을 한다. 날씨가 잔뜩 흐려있으니 일출보는 것은 포기하고 늦게 기상을 한 것 같았다. 일몰 일출 별보기는 이번 사막투어에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다시 1시간 20분정도 낙타를 타고 알리네 집으로 향했다. 태양이 없는 사막이라 덥지는 않았지만 엉덩이가 많이 아프다. 가이드는 엉덩이 맛사지라며 농담을 하지만 엉덩이가 많이 아프고 불편하다. 일행중 한명은 속이 많이 안좋다고 한다. 낙타멀미를 하나보다.

숙소에 돌아와 아침식사를 하고 샤워를 했다. 같이 캠핑을 했던 일행은 11시경 택시를 대절해 마라케시로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곳 알리네로 사막투어를 많이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진을 잘 찍는 스텝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큰 싸이드(두명의 싸이드가 있는데 키가 큰 친구)가 마직막으로 단체사진을 찍어준다. 아무 조작없이 핸드폰으로 찍어준 사진일 뿐이데 색감이며 구도가 다르다고 주변사람들이 감동을 한다.

오후 7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식당의 의자에서 쉬고 있는데 옆에 있는 싸이드에게 별사진 찍는 방법을 물어보니 수동 설정방법을 알려준다. 따로 카메라 공부를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경험을 통한 사막사진 촬영은 최고의 경지에 이른 것 같다.

숙소에서는 아침과 저녁이 포함되어 있지만 점심은 미포함이다. 깔끔하고 맛있는 두끼의 식사가 포함된 숙소가격이 1150디르함으로 아주 만족스러웠다. 점심 먹을 곳을 물어보니 버스정류장 앞의 무스타파 식당을 추천해준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다고 하며 우리를 식당까지 안내해준다.

무스타파 식당은 평범한 현지 식당이었다. 한글메뉴판도 준비되어 있었다. 콩으로 만든 스프(15DH)와 베르베르오믈렛(15DH)을 주문했는데 메콤한 소스가 들어가서 우리의 입맛에 딱 맞는다. 점심시간 쯤이라 그런지 내부와 외부의 차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카메라를 잃어버리는 실수를 했다. 테이블이 좀 작어서 카메라를 아래에 내려놓고 알리네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것도 시간이 한참 지나서 버스를 타기위해 이곳에 와서 저녁을 주문한 상태에서 알게 되었다.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가방을 열어보니 카메라가 없었다. 혹시 숙소에 놓고 온 것인가 하고 숙소에 가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내려놓은 것이 확실해 식당주인에게도 물어보았지만 못보았다고 한다.

알리와 싸이드가 뛰어다니며 그당시 식당에 있었던 사람들에게도 수소문 해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오늘 버스출발을 미루고 내일 출발하기로 했다. 카메라를 잃어버린 우리보다도 알리와 싸이드 그리고 식당주인이 더욱 안타까워 했다. 나의 잘못이라며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말해도 남의 물건에 왜 손을 대는지 모르겠다며 힘들어하고 우리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표현한다. 좀더 알아보고 내일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기로 하고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이곳에서 만난 알리와 싸이드 그리고 모든 스텝들을 보면서 전에도 느꼈지만 모로코 사람들이 정말 착하고 정직한 사람들이란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같이 지냈던 한국인들도 함께 아쉬워한다. 카메라 생각도 잊을겸 무료한 시간도 잊을겸 함께 카드놀이를 했다. 제일 간단한 카드놀이 도둑잡기 였지만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카드놀이에서 시작된 대화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늦은 밤 시간까지 와인을 곁들여 이어졌다.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여행하는 스토리와 어려서 자라온 환경을 이야기하며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을 쌓아가는 좋은 자리였다.

가이드가 농담삼아 한 사하라가 미쳤어란 말이 실감이 나도록 장대비가 내린다. 숙소앞에는 이미 큰강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러다가 사막에서 나무가 자라 사하라 사막이 사라지는 것 아닐지 의문이다. 그렇게 늦은 밤까지 비는 계속 내렸다. 사하라가 정말로 미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