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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Iceland

8월21일]화산을 경험하다. 차에서 하루밤[아이슬랜드 미바튼 아쿠레이리]

by 福이와요 2018. 8. 28.

어제 기름소동으로 돌아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 했다가장 먼저 흐베리르(Hverir)로 향했다유황 가스가 분출되는 곳으로 검은 진흙의 물이 계속 끓어 오르고 있었다게이시르에서도 비슷한 곳을 보았지만 이곳은 훨씬더 유황냄새가 강하고 여러곳에서 가스가 분출되고 있어서 곧 화산이 폭발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음으로 크라플라(Klafla)산으로 향했다. 1980년대 까지 화산이 폭발했던 곳으로 화산폭발 후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는 곳으로 기대가 많이 되었다산으로 가는 길에는 지열 발전소가 있어서 화산을 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도 볼수 있었다.

차에서 내려 1시간을 걸어서 크라플라 산에 올랐다화산폭발이 멈추었음에도 곳곳에서 솟아오르는 가스를 보니 더욱 실감이 난다화산이 분출했던 자리는 분출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고 볼 수 있었고마그마가 흘러간 곳에는 아직도 이끼도 자리지 못하는 검은 돌로 덮여 있어서 마치 내가 분화구의 한가운데 서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던 곳이었지만 그 어느 장소보다 아이슬랜드 스럽다고 아내와 함께 평가를 했다.

다음은 데티포스(Dettifoss)로 향했다데티포스로 향하는 길은 폭포 서편 862번 도로와 동편 864번 도로가 있었다. 862번 도로는 폭포주차장까지 포장이 되어 있어서 승용차로 가기에 편리했지만우리는 864번 비포장도로를 선택했다다음 코스인 아스비르기(Asbyrgi)를 가기 위해선 862번 비포장길이 훨씬 험하다는 정보가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비포장도로는 최악이었다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사륜구동 차들은 우리차에 대하여 전혀 배려를 하지 않는다빗물 뿐만 아니라 돌멩이가 튀어들어 아찔한 경험도 했다전방에 빨리 달려오는 차가 있으면 손으로 천천히 오라고 수신호도 보내봤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빨리 달려오는 차가 있으면 차량의 비상등을 켜고 왼편도로로 천천히 달린다그러면 전방의 차가 천천히 올 수밖에 없다나에게 상향등을 켜고 경적을 울리는 차도 한두대 있었지만 내가 선택한 어쩔수 없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데티포스는 우리에게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흐르는 물이 흙탕물이라 다소 아쉬웠지만 폭포의 규모가 아이슬랜드에서 가장 큰 것으로 느껴졌다맞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서편보다 동편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더욱 멋져 보인다서편에서 찍은 사진과 비교해 봐도 이쪽이 훨씬 좋아보였고무엇보다 폭포에 조금 더 가까이 갈수 있었던 것 같았다그리고 동쪽편에 사람이 더 많았다.

웅장한 폭포를 배경으로 점심으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먹고아스비르기로 향했다이곳도 비포장도로였지만 맞은편 차가 거의 없었고도로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속도도 제법 낼 수 있었다.

아스비르기는 말발굽 모양의 절벽으로 이루어진 특이한 지형으로 아내가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정한 코스였다절벽은 마치 지진으로 갈라진 것처럼 잘려있어서 이곳의 생성 배경이 궁금해지기도 했다여러 개의 트레킹코스가 있었지만 A2코스(왕복1시간40)로 가장 경치가 아름답다는 평가를 보고 그렇게 선택을 했다부슬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위쪽에 넓게 펼쳐진 평지를 걸어 끝쪽 낭떠러지 위에서 기념 키스(우리보다 앞서간 간 커플이 키스를 함)를 했다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서둘러 아쿠레이리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해안에 펼쳐진 멋진 도로는 우리 차량 혼자서 한참을 달렸다. 1번 링로드는 아니지만 드라이브 코스로 최고의 장소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시간은 계속 지체되었고우리가 숙박하기로 예정한 고다포스(goðafoss)에 도착했을 때는 굵은 빗줄기까지 내리고 있었다야영장에는 탠트로 야영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리셉션은 문이 잠겨있었으며주방도 보이지 않았다낭패였다지도를 검색하니 근처에 다른 야영이었어 그곳으로 향했다여전히 비는 많이 내리고 있었고 텐트나 캠퍼밴 야영객은 아무도 없었다우리밖에 없었다결국 그곳에서 차박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차장에 화장실이 있었고 뜨거운 온수도 잘 나왔다샤워장도 있었는데 코인을 넣어야 사용할 수 있었다콘센트가 있어서 핸드폰 충전도 할 수 있었다식사도 컵라면에 온수를 부어서 한참을 불린 후에 먹었다온수팩과 패트병에 뜨거운 물을 채워서 하나씩 껴안고 침낭을 덥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