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부크레슈티 한복판에 있는 인민궁전으로 향했다. 단일 건물로 미국의 팬타곤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건물로 무료주차장에서 바라본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내부관람을 하기 위해 입장하니 이곳도 무료로 영어 안내를 해준다. 9시,12시에 투어가 있고 우리가 도착한 10시에는 투어가 없었는데, 많은 외국인들이 들어오니 11시에 투어시간을 추가 편성해준다.
인민궁전 내부는 화려하고 엄청난 규모의 홀들이 있었다. 우리가 돌아본 곳은 전체 건물의 1/4도 되지 않았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과거 공산정권 차우셰스코를 몰락하게 한 건물로 수많은 인민의 요구에 반하는 그런 정권은 버텨내지 못했다.
여행을 하면 길거리 음식을 자주 먹는데 차량 주차가 여의치 않아서 인민궁전에서 가까운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다소 비싼 가격을 제외하면 여유있고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루마니아 첫 출발지 크라이오바로 이동하기 위해 부크레슈티를 출발했다. 일부구간의 정체가 있었지만 도심을 벗어나자 일직선으로 뻗은 4차선 고속도로를 마음껏 달릴 수 있었다. 휴게소가 마땅이 없어 길가에 보이는 까르프에 들려 저렴한 가격의 음료와 맥주를 구입했다. 맥주가 콜라보다 싸다.ㅋㅋ
내일 루마니아에서 불가리아로 넘어가는 날이다. 사전에 조사해 본 루트는 크라이오바역에서 기차를 타고 국경지역 Calafat역에 도착한 후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불가리아 Vidin 역에 가서 기차를 타고 소피아에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크라이오바역에서 영어 의사소통의 문제로 혼란을 빚었다.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말(사실과 다름. 의사소통의 문제였음)에 다른 경로를 찾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갔다. 거기서 영어를 잘하는 여행사 직원을 만났는데, 부크레슈티로 가서 소피아로 가는 것을 추천(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우리에게 얻을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말했는지는 의문이다.) 해준다. 순간 맨붕이 왔다. rome2rio.com에 다시 들어가 경로를 확인해보고 근처에 있는 bordei역에 찾아가 물으니 국경에 갈 수 있다고 한다. 부정확인 의사소통으로 헤메고 있으니 영어를 잘하는 젊은 루마니아 여성이 도와준다. 소피아를 가기 위해 열차를 이곳에서 타면 된다고 한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숙소도 역 근처에 있는 숙소로 잡았다.
교통편과 숙소가 해결되어서 급히 렌트카 회사에 전화를 했다. 내일 반납하기로 되어 있는데 하루 앞당겨 반납하기로 했다. 반납을 하는데 차량의 상태를 꼼꼼히 살핀다. 우리의 차량은 full보험이 아니기에 조그만 꼬투리를 잡지 않나 걱정하고 있던 중이었다. 문짝에 찍힘 자국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면서 수리비를 청구할 기세다. 나도 순간 보지 못한 것에 급 당황스러웠지만, 인수할 때 찍은 사진을 살펴보니 그곳에도 찍힘 자국이 남아있었다. 휴..
7일간의 45유로의 렌트비용에 기름값 500LEI와 주차비 일부 만으로 루마니아 여행을 아주 저렴하게 마칠 수 있었다. full보험 120유로를 가입하지 않은 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지만, 남에게 결코 추천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었다. 여행내내 차량에 신경쓰여서 받은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했다. 아무 사고없이 끝난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많은 일들이 벌어지면서 저녁식사가 늦어졌다. 주변을 검색해 식당이 모여 있는 곳에 무작정 버스에서 내렸다. 휴일 저녁이라 사람도 없고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았다. 그런데 shaorma 전문 패스트 푸드점을 발견했다. 두명은 여직원은 전혀 영어를 할줄 몰라서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주문을 했다. 흔하지 않은 동양인 출연에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눈다. 중국인이냐고 묻는 것 같기에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자기들끼리 내기라도 한 듯이 즐거워한다. 밝고 명랑한 분위기가 너무 좋은 식당이었다. 식사를 포장해서 들고 나오니 쫓아와서 사진을 찍자고 한다.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Vila Flale로 더블룸 90LEI 체크인 했다. 고등학생정도로 보이는 젊은 딸이 체크인을 도왔고, 영어를 잘못하는 어머니가 숙박계를 작성했는데 아내의 여권을 보고 자신의 나이와 비슷하다며 반가워했다. 이곳에 몇일 더 묵으면 좋은 친구도 될 수 있었을 텐데.. 이집은 철길 바로 옆 집인데 창문을 닫으니 비교적 방음이 양호하다. 독일식 시스템 창호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이곳의 겨울 추위가 예상된다.
루마니아의 여행은 렌트카를 통해서 이루어지다 보니 다른 여행객이나 현지인들을 만나기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개인차를 통해서 원하는 장소로 쉽게 이동할 수 있었고, 일정도 상황에 따라 바로 변경할 수 있어서 많은 자연경관을 접할 수 있었다. 이렇게 루마니아 여행은 전에는 접해보지 못했던 색다른 여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루마니아의 마직막 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aroundWorld > Roman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25일]루마니아 국보1호 펠레스성 [루마니아 브라쇼브] (1) | 2018.05.28 |
---|---|
5월24일]색깔이 아름다운 시기쇼아라 [루마니아 트루다 시기쇼아라] (3) | 2018.05.28 |
5월23일] 동유럽의 알프스에 가다 [루마니아 시비아] (1) | 2018.05.27 |
5월22일]설산에 도로가 막히다 [루마니아 시비아] (1) | 2018.05.26 |
5월21일] 이스라엘을 떠나며.. [루마니아 크라이오바] (1) | 2018.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