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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Tanzania

3월26일] 스톤타운 골목길 두바퀴 돌다 [탄자니아 잔지바르]

by 福이와요 2018. 3. 28.

오늘은 아침 일찍 달라달라를 타고 능귀에 다녀올 예정이었다. 서둘러 씻고 짐을 챙겨 리셉션에 짐을 맡기고 나가려는데, 오늘과 내일은 방이 없다며 다른 곳을 추천해준다고 한다. 그럴 리가 어제 리셉션에서 이스마엘과 이야기 했다라고 하니, 예약책임자는 자신이라며 모든 방이 없다며 어떻게 할지를 묻는다. 거기에 US$27는 잘못된 요금이라며 세금으로 US$9를 추가로 내야한다고 한다.

아내는 예약된 내용의 이메일을 확인하고 항의할 자료를 찾아봤고, 나는 주변의 다른 숙소를 빠르게 검색해보았다. 우리는 첫날만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나머지는 추가할 계획이었으나 그것을 정확히 명문화하지 않았고 리셉션에서 구두로만 이야기한 상태였다. 추측컨대, 저가로 들어온 우리보다 다른 투숙객을 받기위한 꼼수이지 않을까 싶다. 주변의 다른 숙소를 검색해보아도 여기만큼의 가격대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심지어 이곳 10to10의 숙소는 여성전용 도미토리 하나만 남은 상태였고 가격도 싸지 않았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특히 성수기에는 호텔측에서 오버부킹을 하고 꼼수를 부린다는 글들이 종종 올라와 있다. 아마도 이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

결국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나올 준비를 했다. 그런데 hotels.com에서 금액을 지불했다고 하니 확인하고 바로 체크아웃하고 짐을 챙겨 나왔다. 짐을 챙겨 나오는데도 리셉션과 오너로 추측되는 일본인은 눈길한번 주지 않는다. 어제의 좋았던 감정이 한순간에 불쾌한 감정으로 바뀌었다. 서로 믿고 한 구두계약도 중요한 것인데. 여행을 하며 돈독에 오른 인도인들을 많이 보았다. 돈독에 오른 일본인을 보는 듯하다.

바로 옆건물에 있는 숙소(zanzibar hostel)로 전용욕실이 딸린 더블룸으로 US$35에 이틀 예약했다.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숙소이다. 10to10보다는 시설이 깔끔하지 않았지만, 스톤타운 전통양식의 건축을 개조해 만든 숙소이다. 화장실도 넓고 좋았으며, 무엇보다 환한 분위기가 좋다. 10to10은 창문을 열어도 건물들로 막혀있어 무척 답답하고 더웠다. 4인용 도미토리도 환하고 화장실도 바로 옆에 있어 훨씬 좋아보였다.

숙소문제로 결국 능귀는 포기해야 했다. 생각하면 약이 오르고 10to10이 얄미웠지만 더운 날씨에 오히려 능귀에 안가길 잘한 것 같기도 하다. 스톤타운을 걸어서 둘러보았다. 복잡한 골목길을 헤메는 재미도 있지만, 좁은 골목길에 햇볕이 들어오지 않아서 다닐 만 했다.

복잡한 스톤타운의 거리를 아무런 정보 없이 그리고 가이드 없이 헤메고 다녔다. 전통시장이 나온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여느 나라의 전통시장과 흡사하다. 생선과 고기를 판매하는 곳은 냄새가 진동을 하고 파리가 많다. 저런 보관상태로 요리를 해먹어도 탈이 나지 않을까 우려스럽지만, 저 생선들이 식당에서 판매되고 가정에서 요리해먹는데 아무 탈이 없으니까 지금 판매하고 있겠지.

시장을 지나니 능귀로 가는 달라달라 터미널이 나온다. 능귀는 비교적 먼거리이다 보니 트력 달라달라는 보이지 않고 소형 버스들이다. 아침에 숙소문제만 없었어도 저 버스 중 하나에 몸을 싣고 있었을 텐데..

다시 스톤타운을 헤메는데 건물 어딘가에서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우리나라 학교의 쉬는 시간 듣던 익숙한 소리들이다. 아마도 학교 건물일 것이라 추측은 했지만 전혀 학교스럽지 않았다. 골목을 좀더 돌아보니 역시나 학교 건물을 표시하는 현판이 보인다. secondary school 우리의 중학교 건물이다. 스톤타운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건물을 보존하는데, 기존 건물 두 개의 중간에 통로로 연결해서 학교로 사용하고 있었다. 운동장은 건물공간상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여학생들은 하얀 희잡을 쓰고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치마를 입었고, 남학생들은 희색 남방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다.

아프리카는 당연히 더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곳 잔지바르는 다른 탄자니아 지역(모시, 아루샤)보다 더 덥다. 스톤타운의 좁은 골목 때문에 햇볕은 차단해 주지만 그래도 덥다. 골목길에서 만난 수박 조각을 파는 상인을 만나 수박 두조각을 1000실링에 먹었다. 미지근한 수박이지만 꿀맛이었다.

더위에 지쳐 숙소로 돌아와 묵은 빨래를 했다. 호텔에서 대형 대야를 빌려 샤워실에서 물을 받아 세제를 풀고 밟았다. 발은 물속에 잠겨있는데 몸에서는 땀이 난다. 결국 샤워기를 틀고 물을 맞아가며 빨래를 했다.

저녁을 먹으로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Lukmaan restaurant에서 저녁을 먹었다.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깔끔한 분위기와 맛이 좋았다. 둘이 15,000실링 1인당 4000원정도의 비용으로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다.

스톤타운의 복잡한 길은 MAPS ME 앱을 사용해서 돌아다녔다. 식당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지도 없이 한번 도전해보기로 하고 걸어온 길을 되짚어 숙소를 찾아갔다. 골목이 비슷비슷하고 앉아서 쉬는 사람들도 비슷해 보였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낯익은 골목이 나온다. 우리가 저녁을 먹은 식당이다. ~ 오기가 생겨 다시한번 시도하기로 했다. 먼저 갔던 길 중 약간의 경로수정을 통해 이동했다. 익숙한 골목이다 싶더니 우리가 저녁을 먹은 식당이 또 나타난다. 영화에서 악당을 피해 열심히 뛰어 달아났는데, 또다시 원점에 돌아오는 장면을 본듯한데 바로 그런 우리에게 연출되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힘들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