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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Tanzania

3월13일~17일] 킬리만자로 트래킹 [탄자니아 모시]

by 福이와요 2018. 3. 19.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 난 봤다.ㅋㅋ

313일 아침식사를 하고 저 높은 킬리만자로에 오르기 위해 숙소에서 승합차로 마랑구게이트로 이동했다. 날씨 예보가 좋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이미 우리의 산행은 시작되었다. 승합차에서 만난 우리의 일행들. 메인가이드, 보조가이드, 요리사, 웨이터, 그리고 여섯 명의 포터들과 만났다.

가이드와 포터들의 이름이 생소하다. 6일 동안의 일정에서 이름을 빨리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소한 이름들을 외우는 방법을 정리하면,

가이드 Mathew(매튜)Nice to meet you를 나이스투메튜로 연상했고, 보조가이드 Isack(아이삭)은 우리말 이삭을 연상하며 암기했다. 요리사 Miraji(미라지)는 우리 전통음식 추어탕의 재료인 미꾸라지를 연상하여 암기했다. 내가 이렇게 이름을 연상하며 기억한다고 하니, 재미있다는 듯이 웃는다. 마치 놀리듯이 요리사 미라지만 만나면 미꾸라지 미꾸라지 하면서 웃는다.ㅎㅎ 일행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가이드 메튜는 57세의 나이인데, 이곳 킬린만자로 입구마을인 마랑구에서 태어나 가이드를 30년 이상 해오고 있는 전문가이다. 킬리만자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그 누구보다 최고인 것 같다. 다른 여행팀의 가이드를 보면 대부분 젊은 사람들인데, 우리의 가이드 메튜가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인다. 믿음직스럽고 친절한 가이드를 만나서 좋았다. 특히 저녁식사 후 메튜가 탄자니아 전통술(이름은 기억이??)을 한잔씩 챙겨주었다. 우리의 전통 증류소주와 빛깔과 맛이 비슷했다. 스테인레스 크기의 조그만 용기에 담아왔는데 마지막날 축하주로 마시기로 하고 키핑해 놓기로 했다. 술을 좋아하는 메튜. 모시에 내려가서 한잔한 날을 기대하며..

보조가이드 아이삭은 28세의 젊은 나이이며, 귀여운 딸이 하나 있다. 다소 느끼한 스탈일로 말투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보면 전형적인 뺀질이 스타일이라고나 할까.(악평은 아님) 우리나라 젊은 사람처럼 항상 휴대폰을 손에 달고 다닌다. 나의 샤오미밴드에 매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탐내는 눈치다.

요리사 미라지의 음식은 최고였다. 맛은 다른 요리와 비교할 수 없었지만, 매 끼니마다 다양하고 깔끔한 요리는 주변의 다른 여행자들로부터 많은 부러움을 샀다. 식사가 끝나면 요리사 가운과 모자를 쓰고 음식이 어떠했는지 물어본다. 마치 우리가 귀족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번 여행이 끝나면 미라지의 요리가 가장 그리울 것 같다.

웨이터 Otavian은 키가 큰 28세의 젊은 총각이다. 매 식사 때마다 차와 음식을 서빙해주는 옥타비안은 큰 키에 잘생기고 인상이 좋은 청년이다. 매 식사 때마다 식타보를 깔고 준비를 해준다. 산행시작 직전 식탁보에 근사한 식사를 준비해 주었는데, 익숙치 않은 배려에 다소 불편하기도 했다. 가이드 메튜에게 웨이터 옥타비안이 잘생기고 인상이 좋다고 칭찬을 계속하니, 조용히 비밀을 말한다. 옥타비안이 자기의 자식이란다. 리얼리?? 다른 일행들은 아무도 모른다며, Top secret 다른 이에게 말하지 말란다.

그리고 6명의 포터들 누구보다 미안하고 고마운 사람들이다. 우리가 6일 동안 먹고 마시고 잠을 자기위한 짐들을 이들이 날라준다. 맨몸으로도 오르기 힘든 산행을 20kg의 짐을 들고 산에 오르는 그들이 있어 가능하다. 우리 2명이 산에 오르는데 6명의 포터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불필요한 과잉 인력이 아닌가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매번 식사 때 마다 식탁보 준비하고, 매 식사마다 다른 메뉴가 나오는 것을 보고 6명의 인원도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얼마의 인건비로 돌아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포터 중 요셉이라는 어린 친구가 있다. 18세의 나이인데 비오고 추운날씨에 맨손으로 짐을 들고 다닌다. 마지막 날 스키장갑을 그에게 벗어줬다. 우리에게 흔한 장비이고 비싸지 않은 것들이지만 그들에겐 고가의 물품들이다. 가지고 있던 것들을 모두 벗어주고 싶었지만 우리의 이후 일정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들이라 많이 안타까웠다.

우리들의 일정상 포터들과는 직접 대면할 일은 별로 없다. 첫날 시작하면서 인사와 마지막 호롬보 산장에서 인사를 나눌 뿐 그들은 항상 우리보다 앞서서 짐을 나르고 우리를 맞을 준비를 한다.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다. 아싼떼 싸나.(Thanks you very much.)

 

313] 첫날 일정은 마랑구게이트에서 만다라 헛의 8km의 일정이다. 시작부터 비가 오기 시작한다. 위 아래 끼어입은 우의로 인해 비보다 땀으로 온 몸이 젖어버렸다. 장비 착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것 같다. 이곳의 산행 코스는 매우 완만한 코스이다. 우리나라 소백산, 한라산 보다 훨씬 완만한 경사도 이다. 다만, 시작지점이 해발 1,879m 이고 도착지점이 2,720m이다. 완만한 산행임에도 도착 직전의 피로도는 만만치 않았다.

로지(Huts)에 도착해 숙소를 배정받았다. 미국에서 간호사를 하고 있는 탄자니아 출신 25세의 여성 부리야와 한방에 배정되었다. 조그만 통나무집에 4명이 함께 머무는 식인데, 주변에 빈곳이 많이 있는데 세 명이 한방을 쓰게 되었다. 어색하고 불편함이 느껴졌지만, 반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로지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점심과 마찬 가지로 식탁보를 깔고, 간단한 차와 에피타이져, 그리고 메인요리와 후식이 나온다. 산속에서 누리는 호사다. 산 아래 일반 식당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요리로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그런 요리이다. 다른 팀들의 식사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특히 우리 여행사(Mega adventures travel)의 식사는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샀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팀원들로부터 직접 들었다. 여행에서 먹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이곳 Moshi에 있는 Mega adventures travel(we travels hostel내에 있는 여행사) 적극 추천한다.

우리보다 후발로 올라온 한국에서 온 박JS목사님 부자(父子)들을 만났다. 콩고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분으로 아들 둘과 함께 이곳 킬리만자로에 도전하는 중이다. 한국인이 많지 않은 이곳에서 정말 반가운 사람들이었다. 비수기인 오늘 산행인원 8명 중 5명이 한국인이다. 그들은 총 5일 일정이라 셋째날 부터는 코스가 달라지지만 서로에게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좋은 동반자가 생겼다.

 

314] 둘째날이 밝았다. 세벽3시에 잠에서 깬 이후 더 이상 잠을 잘 수 없었다. 어제저녁 식사 후 커피를 마셨더니 가이드가 잠잘 수 있겠냐고 했는데, 한국에서 많이 마셔도 괜찮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커피가 이유이거나, 아니면 진짜로 나이가 많이 들었거나..

오늘은 날씨가 무척 좋다. 새벽하늘에 쏟아지는 별을 구경할 수 있었다. 숙소에 걸어놓은 젖은 옷의 일부도 잘 말랐다. 상쾌한 아침공기는 나의 기분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유지시켜 주었다. 오늘은 3700여미터의 고지대에 올라야 한다.

오늘도 어제처럼 웨이터가 우리 숙소 앞에 따뜻한 물을 떠 놓는다. 정말 적응되지 않는 상황의 연속이다. 근처에 화장실도 있고, 세면장도 있는데, 굳이 이렇게 더운물 시중을 받아야하는 생각도 든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두 번째 코스의 등반이 시작되었다. 어제는 키큰나무 숲을 지났는데, 오늘코스부터는 큰나무들은 사라지고, 키작은 나무들이 펼쳐진 등산로를 걸었다. 11km의 등산루트이다. 킬리만자로 사진이나 영상에서 보았던 모습들이 펼쳐진다. 해발고도가 4000미터를 넘어서자 서서히 숨차오르기 시작한다. 가이드는 계속해서 뽈레 뽈레 킬리만자로를 외쳐된다. 뽈레는 천천히라는 스와힐리어이다.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가이드나 포터들도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뽈레 뽈레 킬리만자로를 말한다. 조금 속도가 빨라진다 싶으면 바로 숨이 차올라 빨리 갈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천천히 주변 경치를 보면서 완만한 경사의 산에 오른다.

아침에 맑았던 날씨가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고 이내 비를 쏟는다. 강한 비줄기와 안개비로 번갈아 가며 내내 내린다. 점심식사를 하는데 비가 많이 내려 우산을 쓰고 점심을 먹었다. 둘째날 점심은 등반 코스가 길어 중간에 요리를 할 수 없어서 미리 준비해준 도시락을 먹는다. 그런데 가이드의 점심은 별도로 없다. 간단한 빵종류를 비닐랲에 싸여있는 것을 먹는다. 우리를 위해 따뜻한 생강차도 들고왔는데.. 도시락이지만 식사양이 많아서 하나는 나와 아내가 먹고 나머지 하나는 가이드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도시락안에는 프라이드 치킨 등 아침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훌륭한 메뉴가 들어있었다.

해발 3720mHolombo Hut에 도착했다. 오늘도 1000m 가량의 해발고도를 높였다. 좀 빨리 걸으면 숨이 찬 것을 제외하곤 아직 고산에 대한 반응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우리 보다 좀 빨리 도착한 박씨 부자들 중 아버님은 벌써 두통이 왔다고 하신다. 평소에 등산을 좋아하고 자주 다녔기에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혹시나해서 진통제와 인천공항에서 산 효과를 알수 없는 고산병약을 드렸다.

오늘의 방배정은 우리부부와 독일남자 뷜키와 셋이서 사용했다. 어제는 탄자니아 여성과 우리가 같이 쓰고 독일남자는 혼자 사용했는데, 오늘은 탄자니아 여성이 혼자 쓴다. 우리만 손해다라는 생각도 든다. 내일도 이곳에서 머무는데 은근 불편하다. 몸도 서서히 힘들어지는데.. 빈방이 많은데 가이드가 관리소에 예기하니 추가요금을 내라고 한다며 불편해 한다.

항상 같은 일정으로 함께 했던 독일 남자 뷜키는 매우 활발하고 적극적인 사람이다. 모르는 사람한테도 항상 먼저 말을 건다. 이곳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우리랑 한방을 쓰면서도 항상 말을 건다. 내가 영어실력이 많이 부족하니까 나의 수준에 맞추어 말을 한다. 그리고 매순간마다 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한다. 자신의 아내에게 보낼 메시지란다. 딸이 넷이 있는데 자기가 낳은 둘과 지금의 아내가 낳은 둘이 합쳐 넷이란다. 폰에 들어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가족자랑을 한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이친구도 우리와 같은 동갑이었다. 훨씬 많은 줄 알았는데..ㅋㅋ.

315] 셋째날 일정은 고도에 적응하는 날이다. 오전에 가볍게 4000미터 고도의 Zebra rock까지 3km 정도 걸어 올라가서 내려오면 끝나는 코스이다. 그런데 역시나 오전에는 맑은 날씨에 가볍게 산행을 시작했는데, 목표지점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것도 아주 굵은 비가 내린다.

항상 일정을 같이한 뷜크와 부리야도 같은 코스로 이동했다. 강한 비로 인해 Zebra rock아래 비가 들이치지 않는 곳에서 함께 사진도 찍으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비가 좀 그치는가 싶어 출발했는데, 빗발은 더욱 굵어진다. 젖은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많이 힘들다. 과연 이런 상태로 등반을 계속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또한 숙소도 잘 모르는 남자와 함게 사용하려니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제 저녁 숙소에 램프가 켜지지 않은 것을 핑계로 우리가 방을 바꾸어달라고 이야기하고, 뷜키는 이동하기 귀찮다며 그냥 머물러 있으면 각자 방을 쓸 수 있다는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관리실에 가서 이야기를 했다. 만약에 안된다고 하면 국립공원 관리소에 강한 민원을 넣겠다는 협박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찾아갔다. 이곳의 전등은 태양전지를 이용하기에 오후 5시 이후에나 켜진다. 관리실의 답변은 오늘저녁에도 켜지지 않으면 바꾸어주겠다라고 쉽게 말한다. 작전성공? 그러나 5시 이후에 불이 켜진다. . 작전실패!

그렇게 계속내리는 비는 오후3시경 그쳤다. 산아래 지역이 맑아지면서 이곳도 맑아졌다. 탄자니아에 와서 킬리만자로를 직접 눈으로 보지 못했다. 그런데 드디어 나의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키보봉과 마우웬지봉에는 흰눈으로 덥여 있었다. 아프리카의 지붕답게 만년설의 위엄을 펼쳐 보인다. 산아래 펼쳐진 마을의 야경 또한 너무 멋지다. 그렇게 아침에 내린 비로 인한 걱정은 모두 사라지고 내일 드디어 정상과 함께 할수 있다는 기대감을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

 


 

316] 넷째날 아침이 밝았다. 가장 먼저 날씨가 궁금했다. 우리의 산행일정 중 가장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 저멀리 떠오르는 아침해를 보며 우리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빨리 키보 정상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우리들은 모두 들떠 있었다.

많은 기대를 가지고 호롬보에서 키보산장으로 출발했다. 이코스에서는 키작은 관목지대에서 사막지대로 바뀌는 지역으로, 우리가 흔히 볼수 없는 풍경이며, 대부분 등반객들의 고산병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가 정말로 킬리만자로에 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코스이다. 가끔씩 고개를 내미는 최고봉 키보와 마우웬지 봉은 우리를 더욱 흥분시켰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조금만 무리하면 바로 호흡에 압박을 받는다. 정말 천천히 천천히 킬리만자로에 올랐다.

그런데 사막지대로 접어들면서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는 다시 눈으로 바뀌었다. 아무것도 살지 못하는 사막지형에 저멀리 등산로가 펼쳐저 보인다. 경사가 완만해서 뛰어가면 금방일 것만 같았다. 서서히 몸은 지쳐갔다. 몸은 힘들고 날은 추워져서 점심식사도 할 수 없었다.

하루먼저 정상으로 향했던 박JS목사님 부자를 만났다. 얼굴표정이 힘들어 보였다. 키보산장에 도착해 계속구토를 했단다. 어렵게 정상에 올랐지만 계속 이어지는 구토와 두통으로 너무 고생했다며 우리가 걱정된다고 한다. 특히 아내가 걱정된다고 한다. 사실 현재상태는 내가 더 안좋은데..ㅠㅠ

그렇게 힘들게 마지막 숙소인 키보산장에 도착했다. 젖은 옷과 지친몸으로 대충 따뜻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맥박수 및 혈중 산소도를 체크했지만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다. 침낭에 누었다. 잠시 눈을 붙이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심한 두통이 시작되었다. 바로 고산병이 시작되었다. 조그만 충격이 있어도 머리 전체가 울리며 아프다. 아내는 젖은 신발이 걱정이었다. 안그래도 추운 날씨에 젖은 신발을 신고 정상에 갈지 의문이었다. 저녁식사를 준비했는데 전혀 음식도 먹을 수 없었다.

결국 이곳에서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가이드의 의견에 따라 저녁6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즉시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저녁이 되면 지독한(Terrible)두통이 시작될 것이라는 말에 결국 하산결정을 내렸다. 아내는 두통도 없고 상태가 나쁘지 않았지만 심한 추위와 젖은 옷등으로 나와 함께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사진한장 없다.)

4일동안 함께하며 정든 독일인 뷜크와 탄자니아인 부라야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하산하였다. 사실 이들과는 서로 의지하며 격려하며 그렇게 함께 보낸 기간 정이 많이 들었는데 서로 아쉬워하며 격려하며 헤어졌다.

9km의 야간 하산이 시작되었다. 하산이 시작되자 두통이 좀 나아졌다. 비도 그치고 비교적 좋은 날씨의 하산길은 수월했다.

하산이 시작되자 가이드가 저멀리 랜턴을 비춘다. 하이에나란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 표범 첫가사가 떠올랐다.

먹이를 찾아 산 기슭을 어슬렁 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ㅋㅋ 나는 봤다.

하산이 시작되자 아내도 약간의 두통과 복통이 찾아왔다. 고산병 증세가 뒤늦게 찾아온 것이다. 4시간 정도의 하산을 마치고 다시 호롬보산장으로 돌아왔다. 내일 아침에 이곳으로 구난차(rescure car)가 올라온단다. 우리를 태우러... 우리는 힘들어 바로 누웠고 잠이 들었다.

 

 

317] 비교적 편한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여유있게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간단한 식사도 마쳤다. 10시경 마랑구게이트에서 차가 올라온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말고 다른 인원이 있다고 한다. 바로 우리와 함께 했던 뷜크와 부리야도 하산을 결정했다고 한다. 뷜크는 심한 두통으로 밤12시에 출발하는 산행을 할 수 없었고, 부리야는 정상코스 절반을 올라갔는데 심한 호흡곤란 증상으로 산행을 포기하고 말았다. 우리부부도 끝까지 함께 했으면 서로에게 의지하고 지지하며 성공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이제 일행들과 헤어질 시간이다. 정상에 오르면 이곳 호롬보 산장에서 Congratulation ceremony를 한다. 가이드와 포터들이 함께 모여 Kilimanjaro Song불러준다. 우리는 정상도전에 실패해서 축하자리는 없었지만 5일간의 일정동안 킬리만자로를 충분이 느끼고 즐길 수 있어서 아쉬움은 없다.

가이드가 팁을 요구한다. 사전에 여행사와 먼저 다녀온 여행자로부터 얻은 정보로 US$400~500을 지불할 예정이었다. 가이드가 궂은 날씨로 포터들이 고생했다고 강조를 한다. 나 또한 포터들에게 좀더 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예상보다 좀더 많은 팁을 나눠줬다. 총을 계산하니 $485가 나온다. 가이드 메튜에게 $15을 추가해 $500으로 결정했다. 보조가이드 아이삭에게는 샤오미밴드를 요리사 미라지에게는 무릎밴드를 선물로 줬다. 나에겐 사소한 물건이지만 그들은 많이 기뻐했다. 다른 일행들에게도 간단한 선물을 주고 싶었지만 우리의 다음 여정을 위해 어쩔수 없었다. 산행 간식으로 사온 비스켓, 초코바 등을 그들에게 나누워 줬다.

예상보다 늦게 구난차가 올라왔다. 크지 않은 짚차에 12명의 사람과 짐들이 함께 실렸다. 4일 동안 어렵고 힘들게 올라간 길을 2시간 만에 우리의 출발지 마랑구게이트로 다시 돌아왔다. 가이드가 다시갈까하고 농담을 한다.

우리는 차를 타고 내려왔는데 가이드를 제외한 다른 일행들은 짐을 들고 걸어서 내려왔다. 우리가 도착하니 미라지가 과일을 깔끔하게 준비해준다. 숙소로 들어와 가이드와 킬리만자로 맥주를 한잔하면서 모든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