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oundWorld/Equador

12월8일]키토 피친차 트랙킹[에콰도르 키토]

by 福이와요 2018. 12. 13.

오늘은 키토시내의 전경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3시간 동안 트래킹을 하기로 했다. 구글검색을 통해 키토 케이블카(Teleferico de Quito)탑승장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시내버스는 탑승장에서 1km정도 떨어진 곳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지도를 보고 탑승장을 찾아가는데 택시기사가 1달러에 가라며 호객행위를 한다. 그런데 아내가 탑승장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근처에 보이는 버스에 물으니 맞다고 한다. 버스가 바로 앞에 서있었는데 관광객들을 호갱으로 생각하나보다. 실제로 탑승장 앞까지 택시를 타고 올라오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거의 기다림 없이 표를 구할 수 있었다. 1인당 8.5달러 비용(현지물가 대비 비쌈)이라서 그런지 이용객이 많지 않았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니 키토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멀리 공항도 보이고 천사상도 보인다. 키토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도시인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케이블카는 해발 3,947m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급격한 고도 상승으로 고산증상이 나타날까 걱정이었지만 그동안 고산지대에서 오래 지내서 인지 아무련 증상은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호흡곤란 증상이 이곳이 고산지대임을 알 수 있는 정도였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3시간정도의 트래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블로그에서 보았다. 우리는 피친차(Pichincha)산의 정상을 다녀오는 것으로 알고 시작했는데 분화구가 있는 Guagua Pichincha 정상은 아니고 피찬차의 높은 봉오리 중의 하나인 Rucu Pichincha였다. 루쿠피친차 정상의 높이는 해발 4,696m로 케이블카에서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트랙킹할 수 있는 곳이었다. 소백산 등선 노선보다 완만한 곳이었지만 역시나 해발고도가 가장 큰 난관이었다. 거기에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는다. 트인 전망을 기대하고 올라왔지만 곧 주변의 산들이 구름(안개)으로 모습을 감춰버린다.

아내는 고산병 증상보다 후반부에 있는 절벽코스 때문에 정상까지 가지는 않기로 해서 혼자만 정상에 다녀왔다. 이곳 트랙킹 코스의 후반부는 모래길로 되어 있고 경사가 심한데 가장 힘들었던 코스였는데 심한 우박까지 쏟아졌다. 그나마 비가 내리는 것보다는 천만 다행이었다. 정상의 후반부 30분도 암벽으로 이루어진 곳인데 거의 기어서 올라갔다. 주변에 난간이나 안전 루프 등이 전혀 없어서 고소공포증이 있는 아내가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 정상에서도 구름으로 덥혀 주변 경관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암벽등반 코스 이후 다른 등반객들을 전혀 볼수 없었고 혼자서 혹시나 구름이 걷힐까 한참을 기다렸지만 허사였다. 그나마 고산병증상이 전혀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서둘러 하산을 하는데 2/3지점에서 아내를 만났다. 하산하는 등반객들한테 나의 안부를 물으며 천천히 올라왔는데 걱정을 많이 한 것 같았다. 반갑게 맞아주는 아내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이곳을 소개한 블로그에서 3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정상에 오르는데만 2시간 40분이 걸렸다. 나도 비교적 빠르게 등반하는 편인데 왕복3시간은 아주 체력이 좋지 않은 이상 무리라고 생각되었다. 하산도 2시간 정도는 잡아야 할 것 같다. 특히 날씨가 아주 변덕스럽고 구름 안개가 많아 위험한 상황이 생길수도 있으니 여유있게 왕복 4시간 이상은 잡아야 할 것 같았다.

정상에서의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하산을 하면서 잠시 정상부분에 안개가 걷힌다. 완만한 능선에 뾰족하게 솓아난 정상의 모습은 해발 5,000m정도 고산의 자태를 품어낸다. 좀더 맑고 화창한 모습을 보지 못해 많이 아쉽지만 잠시나마 정상의 모습을 본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셔틀버스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늦어져 택시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키토의 대광장(Plaza grande)주변에는 대통령궁과 성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주변의 건물들이 깔끔하고 아름다웠다. 보고타의 광장은 다소 관리되지 않는 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이곳의 광장은 마치 유럽의 한 도시처럼 느껴졌다. 키토의 도시가 아름다웠다는 평을 많이 보았는데 공감이 간다.

저녁식사를 위해 론다거리(calle la Ronda)로 향했다. 키토의 날로 3일간의 연휴로 수많은 시민들이 이곳의 좁은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거리에서 키토에 거주한다는 젊은 한국여성을 만났다. 이곳은 에콰도르인들이 항상 마시고 즐기는 거리로 유명하다고 한다. 우연히 잡은 숙소가 이곳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어서 매일 밤 이곳을 거닐었다. 쿠바인들 못지않은 음악과 춤을 즐기는 그들을 보고 우리가 남미에 있음을 실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