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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Equador

12월11일]세상 끝 그네[에콰도르 바뇨스]

by 福이와요 2018. 12. 16.

날씨가 맑으면 그네를 먼저타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짐보관을 부탁한 다음 디아블로 폭포(Pailon del Diablo)로 향했다. 숙소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탈수 있어서 편했다. 요금은 1인당 0.5달러 다른 블로그에서는 1인당 1달러라고 하는데 숙소에서 가르쳐준 요금을 내니 기사가 아무말도 안한다. 어제 래프팅을 하기위해 지가간 길을 또다시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10시가 다되가는 시간임에도 입구에도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비가 오는 날이라 방문객이 거의 없나보다. 다른 입구인가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번 확인하고 입장했다.

매일밤 큰비가 내리더니 역시나 폭포에는 엄청난 수량이 흐르고 있었다. 물이 쏟아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빨려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무서웠다. 쏟아지는 물줄기에 좀더 다가가기 위해서 개구멍 같은 동굴을 기어서 들어가야 한다. 우리보다 먼저 온 두 여성의 관광객은 결국 들어가지 않았다. 우비를 입고 작은 배낭을 메고 기어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막다른 길에서는 거의 장대비가 쏟아지듯 물이 우리를 덥쳤다. 비가오지 않는 날에도 우의가 필수라고 하는데, 우의를 입었었도 바지와 신발이 많이 젖었다.

매표소에서 작은 카페도 운영하고 있었다. 벽난로가 피워진 카페에 앉아 커피한잔을 마시며 젖은 몸을 잠시 말렸다. 우리보다 좀 뒤에 일본이 관광객이 혼자서 방문하였다. 비가 오는 와중에 자전거를 타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젊은 폐기가 부럽다. 베네수엘라를 시작으로 동에서 남으로 다시 서쪽으로 남미 전체를 돌아서 이곳에 왔다고 한다. 경제 정치적으로 불안해서 베네수엘라 여행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는데 자신은 베네수엘라가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다고 한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 수학여행으로 보이는 무리의 학생들이 단체로 탐방한다.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서 소란스럽게 떠들며 이동을 한다. 외모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데 장난치고 키득거리는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고등학생이다.


바뇨스 시내로 돌아와 시장에 들러 점심식사를 했다.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저렴한 식사로 음료와 스프 고기요리 포함한 가격이 2인분에 5달러로 아주 저렴했다. 음식이 다소 짜고 고기는 질겨서 맛은 별로였지만 한끼식사를 배부르고 간단하게 해결했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린다. 그렇지만 비가 그치고 운해가 올라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면서 세상 끝 그네가 있는 Casa del Arbol(나무집)로 향했다. 굽이 굽이 심한 오르막길을 오르는 버스안에서 구름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인다.

그런데 목적지에 도착하니 비는 오지 않는데 안개 같은 구름이 우리의 시야를 가로 막는다. 무서운 낭떠러지에서 타는 아찔한 그네를 상상하며 많은 기대를 했는데 그져 평범한 그네로만 보인다. 오늘 오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기에 그네 앞에있는 식당에서 커피와 맥주한잔을 시켜놓고 한참을 앉아있었다. 이곳에도 벽난로가 있어서 젖은 신발과 우의를 말리며 2시간 이상의 시간을 보냈다.

맑은 날에는 그네를 타기위해 줄을 서야한다는데 오늘은 그네가 가끔 흔들릴 뿐이다. 그네를 밀어주는 덩치 좋은 남자가 있는데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서 밀어준다. 무서움을 타지 않는 사람은 엄청 높이까지 밀어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사진찍기 딱 좋을 만큼만 밀어준다. 매표소에서는 입장료(1인당 1달러)외에 그네 밀어주는 비용은 주지 말라고 하는데, 팁을 요구하지도 않고 우리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기에 1달러의 팁을 주었다. 팁의 효과는 커 보인다. 아내가 무섭다고 타지 않겠다고 하다가 결국 그네를 타기로 했는데 정성(?)껏 밀어준다.

3시간 동안을 기다렸지만 결국 푸른 하늘은 볼 수 없었다. 그렇지만 남들이 찍어놓은 사진속을 상상하면서 그네를 탔다. 갈수록 안개가 더욱 짙어진다. 아쉬움을 뒤로 한체 6시 막차를 타코 시내로 내려왔다.


한무리의 젊은 한국인들이 어디론가 몰려간다. 바뇨스 시내의 곱창맛집으로 간다하기에 따라 갔다. 식당 같지 않은 곳에서 화덕에 곱창을 굽고 있었다. 숯불에 구워진 곱창은 감자와 함께 1인분에 2달러를 받는데 양념맛이 우리의 곱창과 비슷한데 역시나 질기고 좀 식으니 돼지 비린네도 난다.

숙소에 들어가 잠시 인터넷을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다. 숙소의 주인이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인상만 봐도 착하게 생겼다. 우리가 불편하지 않도록 식당에 불도 켜주고 신경을 써준다. 부킹탓컴에서 아침이 맛있다는 평가가 주였지만 친절하고 위치좋은 hostal Amazonia y Sol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10시에 출발하는 야간버스에 올랐다. 아주 짧은 일정이었지만, 래프팅, 온천, 디아블로 폭포, 세상끝그네를 방문했다. 즐거웠던 바뇨스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