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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Colombia

12월3일]코코라 계곡[콜롬비아 살렌토]

by 福이와요 2018. 12. 5.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지역에서 살고 있으며, 같은 기간 동안 세계일주를 하며 만난 아주 오래된 친구들 같은 사람들을 다시 만났다. 작정을 하고 만난 것도 아닌데 블로그를 통해서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에서 만나고,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스페인어 학원 아르볼에서 우연히 만나고, 이곳 살렌토에서 다시 만났다. 어제 카톡을 하지 않았다면 오늘 코코라 계곡에서 좀 더 극적으로 만났을 것이다. 이번 만남으로 평생의 인연으로 남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살렌토 광장에서 만나 짚차를 타고 코코라 계곡으로 향했다. 코코라 계곡 트래킹 코스는 2-3시간 팜트리만 둘러보는 언덕 코스와 5-6시간 계곡과 허밍버드를 보고 팜트리를 보는 두가지 코스가 일반적이다. 트래킹을 좋아하는 우리는 긴 트래킹을 원했지만 몇일 동안 내린 큰비로 중간에 연결되는 길이 막혀서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결국 키 큰 야자수가 있는 농장과 언덕만 둘러보기로 변경하고 트래킹을 시작했다.

그동안 열대지역을 몇 군데 둘러보았지만 이곳에서 본 야자수는 정말 특이했다. 품종이 다른 것인지 환경에 의해 이곳에서만 다르게 자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쿠바의 비냘레스에서 많이 본 뚱뚱한 야자수도 신기했는데 이곳의 야자수는 더욱 신기했다. 2-3시간이 소요되는 코스를 우리는 5시간 걸려서 돌아보았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혹시나 맑아지기를 기다리며 한참을 앉아서 풍경에 감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멋진 포인트에서 온갖 포즈의 사진을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코코라 계곡을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이곳 언덕에서 본 모습만으로도 충분해 보였다. 잘 움직이지도 않고 한곳에서 다양한 포즈로 사진만 찍어대는 우리들의 모습이 이상하게 보일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살렌토로 다시 돌아와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살렌토에서 가장 인기 있는 El Rincon de Lucy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아주 저렴한 가격(18000페소)에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주인아저씨도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음식 맛도 나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작은 카페에서 맥주와 음료를 마시며 한참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광장에는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져서 각종 전구트리들이 설치되고 있었는데 오늘 점화식을 하는 것 같았다. 광장 교회에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어린 학생들로 구성된 관현악단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우리도 그곳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점화식을 구경하였다. 문화공연을 기대하며 앉아있었는데 그냥 식만 마치고 끝났다. 기관장으로 보이는 사람의 긴 정치연설(추정)이 끝나고 트리 점화를 했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병원침대 2개와 목발 등 몇가지 의료기구 전달식을 하고 사진 찍고 그리고 나서 행사가 끝나버렸다. 작은 공연이라도 기대했던 우리는 갑자기 인원 동원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행사가 끝나고 나니 콜롬비아의 전통음식을 간식으로 제공해주어서 받아왔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밖을 헤맬 수 없어서 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다. 그런데 나의 다친 발을 보고 메디폼을 건네받기로 했는데.. 내일 아침에는 여건이 어려울 것 같아서 받으러 가려고 했는데 두분이 집적 가져오셨다. 한번 더 얼굴을 보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