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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Peru

12월28일]무지개산 비니쿤카 투어[페루 쿠스코]

by 福이와요 2019. 1. 3.

쿠스코에서 우리의 시전을 끄는 사진이 또 하나 있었다. 일명 무지개산이라고 하는 비니쿤카 투어를 하기 위해 새벽 430분에 일어나 5시경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그런데 아침부터 비가 강하게 내린다. 이곳에서 100km 떨어져 있는 곳이라 날씨가 전혀 다를 가능성이 높았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내리는 비는 걱정스럽다. 특히 이틀 전에 그곳에 다녀온 여행자가 보내준 사진에는 흰 눈으로 덮여있어서 무지개 산이 아니라 하얀 설산이었기에 걱정이 많이 되었다. 새벽잠을 설친탓에 버스에서는 금새 잠들어 버렸다.

여행비용 55솔에 포함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어느 한마을에 버스가 섰다. 다행히 이곳은 비가 내린 흔적이 전혀 없었다. 아주 간단하고 성의 없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버스는 바로 비포장도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도로가 아주 아찔한 것이 아차하면 대형사고가 일어날 정도로 무서웠다. 창쪽자리에 앉아있는 나는 피곤해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목적지에 버스가 주차하고 우리는 비니쿤카에 오르기 시작했다. 가이드는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4,000m가 넘는 고산이다 보니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서둘러 선두에서 출발했음에도 중간쯤 지나자 우리가 맨 마지막이라고 가이드가 우리를 몰고 올라간다. 1130분까지는 정상에 올라서 1230분까지 버스에 타야한다고 강조를 하기에 뒤처지는 아내를 뒤로하고 나만 먼저 오르기 시작했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모든 코스가 한눈에 들어오기에 길을 잃을 일은 절대 없었다. 아내는 정상까지는 가지 않고 전망 포인트까지 만 올라서 나를 기다렸다.

전망포인트에서 바라본 비니쿤카는 정말 장관이었다. 어떻게 이런 신비한 자연현상이 생겼났는지 정말 감탄이 흘러나왔다.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을 찍는데도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붐볐지만 다양한 색상의 사람들 의상과 대조되는 무지개산이 더욱 돋보이기도 했다. 눈으로 보이는 모습과 사진의 모습은 조금 달라서 색 보정을 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보는 감동은 절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하산을 하는데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아주 굵은 우박을 쏟아 붙는다. 우비와 모자를 썼지만 맨살에 맞으면 저절로 비명이 흘러나올 정도로 아팠다. 쏟아지는 우박은 금새 도로에 쌓이더니 등산화를 신었는데도 미끄러울 정도여서 사람들이 조심해서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의 바로 뒤에 따라오던 사람이 한국말(외모로는 한국인줄 몰랐다.)로 욕을 했다. ‘빨리 좀 가자 ㅆㅂㄴ아라고.. 순간 기가 막혀 바로 내가 말했다. ‘못 알아 듣는다고 그런 심한 말을 하면 안되죠 ...’ 우리가 한국인인줄 몰랐는지 바로 받아서 죄송하다고 말한다. 언 듯 보기에 우리보다 나이가 더 들어보였는데 나도 순간 당황스러웠다.

출발한 버스에서 바로 잠이 들었다. 쿠스코 시내에 접어드니 시내도로가 많이 막힌다. 그런데 우리를 태운 버스가 숙소에서 2km 약간 못 미치는 거리에서 모두 내리라고 한다. 아침에 출발할 때는 숙소까지 직접 모시러 오더니 투어가 끝났다고 나몰라라 하는 모습이 별로 보기 좋지 않았다. 마추픽추에 갈 때 타고 간 열차도 갈 때와 올 때가 너무 다르더니, 이나라의 좋지 않은 습성인가 싶다. 걷는 것 자체가 숨쉬기 힘든데 조금만 신경쓰면 될 것을 말이 잘통한다면 조언(충고)를 해주고 싶었다.

한참 고민을 하다 저녁을 사랑채 한식당에 가서 삼겹살을 먹기로 했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많이 망설였지만 메뉴판에 표시된 가격(90)은 다행이도 2인분이었다. 불편한 속을 달래기 위해 한식과 삼겹살로 배를 채웠다. 사장님이 우리에게 서비스로 맥주 한병을 주셨다. 그런데 고산지대에 온 이후로 어금니의 잇몸이 안 좋아서 술을 마시면 고생할 것 같아서 정중히 사양했다. 마음은 소주 한병을 주문하고 싶었는데 정말 참을 수 밖에 없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