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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Peru

12월26일]마추피추에 오르다[페루 아구아스깔리안떼스]

by 福이와요 2018. 12. 30.

어제 큰비가 와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좋다. 우린 열차시간이 여유 있어 8시경 일어나니 새벽에 마추피추에 오른 함양이 보내준 카톡 사진을 보니 더욱 기대가 된다. 마추피추 입장권을 구매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입장권이 매진될 수 있다고 여행사에서 겁을 많이 줬지만, 오전권을 못 구하면 오후에 가면되지 하는 마음으로 당일 1인당 152솔에 구매를 했다. (*티켓은 오전권과 오후권으로 나누어져 판매를 하는데 오전권은 12시까지 입장할 수 있는 티켓으로 원칙상 입장 후 4시간 동안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입장하고 나면 늦게 나와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새벽 6시에 입장을 해서 오후 늦게 나와도 아무 문제없음.)

마추피추에 오르는 버스 요금이 편도 1인당 12달러이다. 15분 이동하는 버스요금인데 엄청난 금액이다. 걸어서 오르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막상 차를 타고 오르다보니 엄청난 체력소모가 필요할 것 같았다. 우리는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오기로 마음먹었다. 티켓 구입은 물론 버스승차 시에도 많은 대기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전혀 대기시간 없이 티켓을 구입했고 버스에 탈 수 있었다. 입구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전혀 대기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남미여행을 하면 첫 번째로 반드시 방문한다는 마추피추가 나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사진과 영상으로 수도 없이 많이 접해보았던 풍경이건만 실제로 눈앞에 보이는 마추피추의 장관에 저절로 감탄이 흘러나온다. 아주 맑고 푸른 하늘은 아니지만 우기인 요즘 전경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 것에 감사했다. 어떤 여행자가 안개가 끼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는 말을 들어서 은근 걱정했는데 멋진 모습에 너무 흥분되었다.

와이나피추에 오르려면 한참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해서 진작에 포기했다. 그런데 반대편 선게이트는 별도의 입장권도 예매도 필요 없어서 그곳에 오르기로 했다. 열차시간이 오후 7시이기에 멋진 마추피추의 모습을 최대한 오래 담기로 마음먹었다. 선게이트를 오르는 길은 경사가 거의 없는 완만한 길이다. 40분정도 오르면 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천천히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렸다. 마추피추의 전경과 차를 타고 오르는 도로를 한번에 전망할 수 있는 곳이었다. 34일의 잉카트레일을 통해 이곳을 찾는다면 이곳에서 마추피추를 처음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마추피추의 관문이었다. 또 여기서 한참을 감상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아래로 내려왔다.

마추피추는 가이드 없이 입장할 수 없다는 말도 일부 있었지만, 가이드 없이 입장하는 우리는 아무 재재를 받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가이드의 체계적인 안내가 아쉽기도 했지만 여유 있는 관람을 위해서는 오히려 가이드가 방해가 될 것 같기도 해서 가이드북의 내용을 보면서 관람을 했다.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을 찍으며 둘러보았다. 930분경에 입장한 우리는 4시정도에 퇴장하였다. 출구에서 여권에 마추피추 스템프를 찍고 걸어서 내려왔다. 나 혼자서 내려온다면 30-40분이면 충분할 것 같지만 뛰는 것을 거부한 아내 때문에 1시간 만에 하산하였다. 여기를 걸어서 올라간다는 것은 엄청난 체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절대 비추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단으로 이루어진 이곳을 오르고 나면 지쳐서 마추피추를 재대로 볼 수 없었을 것 같기에 절대 비추다. 가이드북에 소개된 굿바이 맨을 볼 수 없어서 다소 서운(?)하기도 했다.

하산 후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시장의 2층 식당가에서 밥을 먹었다. 1인당 6솔의 아주 저렴한 가격이었고 맛도 전혀 나쁘지 않았다. 당초 하산후 노천온천에서 온천을 하고 쿠스코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위에서 너무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온천은 포기하기로 했고 기차역 대합실에서 열차시간을 기다렸다. 12월 말 시즌이 되어서 그런지 한국 단체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대합실에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그런데 열차가 1시간 20분 지연되었다고 직원들이 안내를 한다. 와라즈 69호수에서 만난 한국인(오후4시 열차로 쿠스코이동)으로부터 카톡을 받았는데, 철로의 한 구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3시간동안 정지된 열차에서 대기했다고 한다.

예정보다 1시간 20분 늦게 열차가 출발했는데, 그동안 지연된 모든 열차를 한꺼번에 연결해서 이동하였다. 반대편 열차도 마찬가지로 길게 매달고 운행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연된 탓인지 열차의 이동속도가 엄청 빠르게 느껴졌다. 선로 관리가 엉망인지 열차의 흔들림이 심하다. 과속하는 열차운행으로 더 큰 사고가 발행하지 않을지 우려스러웠다.

마추피추로 향하는 기차에서는 비싼 요금에 맞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더니 돌아오는 기차에서는 서비스가 거의 없었다. 열차 탑승 후 커피와 건과류만 제공받았다. 요금도 더 비쌌지만 식사는 포함되지 않았고 열차대합실에서는 스낵 및 음료서비스가 전혀 없었다.

과속으로 달리는 열차는 엄청난 흔들림 발생했고 결국 커피잔이 아내의 몸쪽으로 쏟아지고 말았다. 뜨겁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다른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만으로 천만다행이었다.

열차가 한꺼번에 도착하다보니 버스 환승장에서는 난리도 아니었다. 먼저 버스에 오르기 위해 우르르 몰려드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심한 욕설이 오가는 상황도 연출되었다. 결국 우리는 새벽 1시가 넘어서 쿠스코에 도착했고, 숙소에 도착해 2시경 잘 씻지도 않고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