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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Peru

12월24일]쿠스코의 크리스마스 이브[페루 쿠스코]

by 福이와요 2018. 12. 27.

어제 고산증세로 잠자리가 편치 않아서 늦잠을 잤다. 오늘 쿠스코 첫날이라 맞추피추 투어 방법을 알아보고 쿠스코 시내만 돌아보는 일정만 있어서 여유있게 움직이기로 했다. 역시나 숙소에는 우리밖에 없었다. 넓은 식당에서 우리만 아침식사를 했다.

12시가 지나서 시내로 향했다.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한 다음 길거리에서 삶은 옥수수와 꼬치구이를 사먹었다. 옥수수는 알이 아주 굵은 옥수수였는데 찰지고 맛이 아주 좋았다. 생옥수수 몇 알 가져가 우리나라에서 심고 싶다고 농담할 정도로 매우 좋았다. 페루에서 옥수수를 많이 먹어야겠다.

마추피추에 대한 투어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파비앙여행사로 향했다. 우리는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가지 경로를 알아보았는데, 미니벤을 타고 이드로일렉트리카(Hidroelectrica)로 이동한 다음 철길을 두시간 정도 걸어서 아구아깔리안떼에서 1박을 하고 마추피추에 가는 일정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요즘 내린 폭우로 미니밴이 지나는 교량이 파괴되어서 미니밴 투어는 진행할 수 없다고 한다. 마추피추로 가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 막혀버려서 당황스러웠다. 혹시나 해서 다른 여행사를 찾아가보았는데 어떤 여행사는 길이 막힌 상황을 모르고 있었고, 어떤 여행사는 우회도로로 진행할 수 있다고 하는데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더니 페루레일은 돌아오는 차편이 없다고 한다. 그나마 잉카레일은 돌아오는 차편이 있어서 파비앙 여행사 아래층에 있는 잉카레일 예약 사무실을 찾아갔다.

파비앙 여행사에서는 열차를 통한 12일 맞추피추 투어가 1인당 240달러(왕복교통비, 숙박비, 식비, 마추피추 입장료 등)라고 했다. 열차를 이용할 경우 왕복교통비 150달러 정도에 입장료 숙박비 식비를 계산해보니 220달러가 필요하다고 한다. 개별적으로 준비할 경우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패키치 투어의 빡빡한 일정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싫어서 개별적으로 준비를 했다. 열차표만 예매하고 숙소나 모든 투어는 현장에 도착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중남미 지역은 대부분이 카톨릭 신자들이다 보니 크리스마스가 중요한 휴일 중 하나이다. 아르마스 광장에는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이 나온 것 같다. 광장에 설치된 천막과 인파를 피해 전진하기가 매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잉카하면 마추피추가 대표하기도 하지만, 잉카인들의 뛰어난 석조기술을 알 수 있는 12각돌이 있는 거리를 방문하였다. 바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맞춤의 석축은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것처럼 신비로웠다. 한참동안 석축을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 잉카의 흔적을 없애버리려고 했는데, 지진에 남아난 것은 잉카인들의 유적이었다고 한다. 쿠스코의 시내를 전망할 수 있다는 살블라스 전망대를 찾아 나섰는데,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없어서 저녁때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물가가 저렴하다는 시장도 둘러보고 저녁도 해결하기 위해 산페드로 시장으로 향했다. 아르마스 광장 주변의 식당들은 물가가 비싼 편이었는데 현지인들이 많은 이곳의 식당은 정말 저렴했다. 현지인들이 많이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 메뉴를 보니 구운 치킨요리가 15솔부터이고 소고기 음식이 10솔밖에 하지 않았다. 원주민들이 쓰는 전통 모자를 쓴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관광객들은 전혀 없어 보였다. 가격이 저렴했지만 양이 아주 많아서 반 정도를 남겨야 했다. 특히 음식이 모두 짜서 더 먹을 수 없었다. 소금을 적게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미 만들어진 재료들이라 어쩔수 없었나 보다. 닭요리를 좋아했다면 아주 만족스런 식사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만난 무카가 쿠스코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특별하다는 말을 듣고 밤에 나와보기로 했는데 마땅히 시내에서 할 일이 없었다. 결국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들어가 볼리비아 비자를 신청했다. 연휴가 끝나면 대사관에 방문하기로 하기 미리 인터넷으로 비자를 신청했다. 인터넷 비자신청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그나마 컴퓨터가 있어서 사진이나 여권사본 등을 편집에서 업로드 할 수 있었지만, 결코 쉽게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면서 큰비가 내린다. 오늘 자정에 폭축을 터트리며 축제를 즐기려고 했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 10시에 밖으로 나왔는데 거리가 너무 한산하다. 폭축을 터트리며 축제를 즐긴다고 하는데 분위기가 너무 썰렁하다. 산블라스 전망대에서 폭죽을 감상하려고 전망대로 향했는데 골목길이 너무 한산해서 무섭기까지 했다. 12시 넘은 시간에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결국 전망대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11시경 숙소로 돌아왔다.

큰비로 인해 이번 크리스마스는 별 볼일 없겠구나 하고 포기를 했는데 밤 12시가 되자 밖에서는 폭죽소리가 울려 퍼졌다. 불꽃축제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축포는 별로 없었지만 도시 전체에서 피어오르는 불꽃은 정말 장관이었다. 높은 지대에 있는 숙소의 테라스에서 보이는 모든 방향에서 불꽃이 타오른다. 피곤해하며 일찍 잠들었던 아내를 깨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모습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평생 잊지 못할 장관이었다. 12시경 시작된 폭축은 30여분 간 지속되었고 내내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눈에 보이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지 못해 아쉬울 뿐이었다. 크리스마스시즌에 페루에 온다면 반드시 이곳 쿠스코에서 보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