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은 우루과이(UR)협상 저지 투쟁이 한참이던 시절 한국에서 지구반대편에서 개최되는 도시에 대규모 원정투쟁을 갔던 도시로 기억되고 있었다. 우리 농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농민의 생존권과도 직결되어, 대규모 국제 농민대회가 개최되었고 우리의 농민한명이 희생되었던 도시란 기억이 있는 곳이었다. 반세계화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의 역사가 있는 곳이라는 기억이 있었다.
이곳이 멕시코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그동안 다녀온 다른 도시하고는 너무 달랐다. 원주민(인디오)들을 거의 볼 수 없었고 넓게 정비된 도로와 나도 비싸서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는 브렌드간판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산크리스토발에서 만난 이들에게 칸쿤에 간다고 하니 마치 별나라를 가는 것처럼 부러워했던 그들이 갑자기 떠올랐다. 엄청난 자본이 들어와 이제는 다른 나라 대하듯 했는데 실제로 이곳에 와보니 멕시코가 아닌 다른 나라 같았다. 자본에 팔아먹은 식민도시..
플라야델카르멘(Playa del Carmen)의 마을 분위기도 익힐 겸 점심식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숙소에 곧장 걸어가 바다를 구경했다. 세계에서 가장 멋지다는 카리브해를 처음 접해보았다. 하늘도 파랗고 물도 파란 것이 온통 파란세상이었다. 왜 세상 사람들이 카리브해를 최고의 휴양지로 갈망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신발을 벗어 들고 해변의 백사장을 걸었다. 고운 모래의 촉감이 운치를 더해준다. 해안가 주변으로 세워진 고급호텔과 수영장 주변으로 태양을 즐기는 선텐족들이 눈에 들어온다. 플라야델카르멘은 칸쿤에 비하여 숙소가 저렴하다고 하는데 해변에 접한 곳들은 고급호텔과 리조트들이 선점하고 있었다.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숙소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MEGA)에 들러 물가를 비교해보았다. 역시나 과일값 등 농산물도 비쌌지만 공산품인 유가공 제품도 가격이 비쌌다.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관광을 위해 필요한 물건들이 없는 것이 없었다. 야채코너 한곳에는 김치를 담글 수 있는 배추가 있었다. 산크리스토발에서는 배추가 없어서 양배추로 김치를 만드는데 이곳에는 세계곳곳에서 오는 손님들 이다보니 수요가 있나 보다. 김치를 담가볼가도 생각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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