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oundWorld/Colombia

11월29일]보테로 미술관[콜롬비아 보고타]

by 福이와요 2018. 12. 4.

어제 함께 마작게임을 하고 체스를 했던 콜롬비아 커플이 아침 일찍 떠난다고 한다. 서로의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몸짓과 느낌만으로도 가까워질 수 있었다. 어제 라면을 처음 먹어보았는데 맵다고 하면서 맛있게 먹는 모습이 자꾸 떠올라, 가장 맵지 않은 라면 하나를 선물로 건네주었더니 너무나 좋아한다. 집으로 돌아갈 선물로 구입한 것 같은데 커피 초콜릿을 우리에게 하나를 건네준다.

어제 큰비가 내리더니 하늘이 맑고 푸르렀다. 날씨 좋을 때 몬세라떼 성당에 올라가 보고타의 전망을 봐야할 것 같아서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향했다. 케이블카와 푸니쿨라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었다. 케이블카는 아직 운행하지 않고 있었서 푸니쿨라를 타고 산으로 올랐다. 보고타가 해발 2700m에 위치해 있었고 몬세라테 언덕은 해발 3200m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머리가 아파온다. 심하지는 않지만 킬리만잘로에서 느꼈던 고산병의 초기 증세가 느껴졌다. 온몸의 근육도 처지는 듯한 느낌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 고산병 증상이 맞다. 아내도 마찬가지로 힘들어한다. 아내는 숨이 차다고 하며 앞으로 더 놓은 고산지대에도 올라가야 하는데 멀써부터 걱정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쿠바 아바나에서 다친 다리가 많이 불편했다. 거즈를 대고 양말을 신고 올라왔는데 상처부위가 쓸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절룩거리고 있었다. 상처부위보다는 무릎의 뒷부분의 근육이 심하게 당겨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고타의 전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올라갈 때는 푸니쿨라를 탔으니 내려올 때는 케이블카를 타기위해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런데 출발한다던 1시경 줄을 섰던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아래로 내려간다. 케이블카가 점검을 위해 바로 운행하지 못하며 언제 출발할지도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고 한다. 결국 푸니쿨라를 타고 다시 내려왔다.


어제 존이 설명해준 식당을 다시 찾아보았다. 식당의 간판이 떨어져 있어서 어제 찾지를 못했는데 오늘은 어렵게 찾을 수 있었다. 스프종류가 있길레 가장 저렴한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저렴한 내 앞에 배달된 스프는 닭발과 닭목과 간으로 끓인 스프였다. 닭고기 부위 중 가장 인기 없는 부위만 모아서 끓인 스프였다. 메인요리의 양이 엄청 많아서 스프는 맛만 보고 남겨야 했다. 식으니 맛도 별로 없었다.

어디서 본 듯한 뚱뚱한 모나리자의 그림이 게스트하우스의 벽에 걸려있었다. 세계의 유명한 명화들을 뚱뚱한 모습으로 재해석해 뚱뚱함의 미학이라는 찬사를 받는 콜롬비아 출신의 보테로(Botero) 박물관이 보고타에 있었다. 미술에 별 소질과 관심이 없었는데 존이 적극 추천해준 곳이라 꼭 관람하기로 했다.

전시실에 들어서니 모나리자(뚱뚱한)가 눈에 들어온다. 모든 인물들이 눈에 초점이 없고 무표정한 인상은 저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누드모델화를 그리는 익살스런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에서는 완전 빵 터졌다. 그의 그림을 보면서 역시 예술가는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그만의 특색 있는 그림을 창조해 내려면 천재가 아니곤 불가능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그림은 누가 보아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특색이 있었다. 미술관관람을 이렇게 즐겁게 할 것이라는 상상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너무 좋았다. 보고타 최고의 여행이었다.

오늘 저녁은 수재비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야채를 사기위해 광장 옆에 있는 마켓까지 혼자서 다녀왔다. 어두운 밤거리인데도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전혀 무섭거나 두렵지 않았다. 남미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치안이 안 좋은 곳이 콜롬비아라고 들어와서 긴장하고 있는데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부카와 함께 먹기 위해 수재비를 넉넉히 만들었다. 그런데 존과 스텝에게도 함께 먹자고 하니 바로 응한다. 양이 부족할 것 같아서 부카가 가지고 있는 찬밥을 데워서 말아먹었다. 맛이 좋다고는 하는데, 우리는 익숙한 맛이지만 그들은 어떠했을까 궁금하다. 호스트 존이 내일은 우리에게 초코라떼를 만들어주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