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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Argentina

1월22일]지하철 소매치기 검거 그리고 최악의 스테이크[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by 福이와요 2019. 1. 24.

어제 엉뚱한 곳을 찾아갔던 엘아떼네오(El Ateneo)서점과 레꼴레따 공동묘지를 찾아가기 위해 밖으로 나섰고, 덤으로 근처에 있는 국립미술관도 함께 방문하기로 하기 지하철에 올랐다.

지하철 A라인에서 H라인으로 갈아 타기위해 A라인 열차에서 내리는데, 뒤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여자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뒤를 돌아본 순간 그녀의 핸드폰을 날치기해서 도망가는 남자가 보였고, 순간적으로 3,4명의 젊은 남자들이 그들 제지했고 넘어진 소매치기를 순식간에 제압해버리는 영화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바닦에 넘어져 있는 그의 머리와 팔은 젊은이들의 발에 밟혀 있었다. 곧바로 경찰이 달려왔고 모든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되는 것 같았다. 이미 소매치기를 당한 경험이 있던 아내는 저 사람은 초범일거라고 추측을 한다. 혼자서 날치기 하는 것을 보면 절대로 경험자가 아닐 것이라고 하는 순간, 그 소매치기 범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먹고 살기 힘들었으면 저렇게 무모한 짓을 혼자서 저지를 생각을 했을까. 경기가 좋고 일자리가 있었으면 저런 짓을 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망상에 빠져보았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국립미술관을 관람했다. 미술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여행에서 보았던 로마의 바티칸, 피렌체의 우피치, 보고타의 보테로에서 느꼈던 매력을 기대하면 가볍게 둘러보았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곳의 미술관은 유명한 작품들은 없었지만 소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1층 별관전시관에 있었던 수채화와 2층 전시실에 있었던 추상화에 마음이 끌렀다. 언제부턴가 내가 미술을 좋아하게 되었나..

미술관 앞에서 큰길을 건너 조그만 걸으면 라 레꼴레타(La Recoleta) 공동묘지가 나온다. 우리의 국립묘지처럼 국가 유공자들의 묘지였는데 부자들이 돈을 내고 묘지를 구입하면서 부자들의 공동묘지가 되었다고 한다. 묘지에 들어서니 건축물 같은 묘지들이 들어서 있는데 엄청 화려하게 꾸며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에비타(Maria Eva Duarte de Peron)의 무덤을 보기 위해서였다. 페론 대통령 세 번째 부인으로 대통령보다 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물로 100페소 화폐의 주인공이었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국민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한다.

어제 엉뚱한 곳을 찾아 헤맸던 엘아떼네오 서점을 방문하였다. 극장을 서점으로 개조해 만든 곳이었는데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서점이라고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 극찬한 곳이었다. 극장의 내부는 정말 화려했다. 무대를 조그만 카페로 만들었고, 멋진 엘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어린이 서적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23층에서는 아래의 멋진모습을 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고 좌우 날개에 있는 객석에서는 편히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책을 좋아해서 아직도 시내에서 서점이 성업중이라고 한다. 책값이 저렴하지 않는데도 책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다소 부럽기도 했다. 이곳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었고 특히 우리나라 단체관광객들이 아주 많이 방문하는 곳이었다. 카페에 앉아 분위기있게 커피한잔을 마시며 서점분위기를 즐겼다.


아르헨티나 도착해 거의 매일 소고기를 먹었는데, 똑 같은 소스에 같은 방식으로 먹다보니 레스토랑에서 먹는 분위기 있는 식사가 생각났다. 환율도 많이 떨어져 부담이 없다하기에 오늘은 식당에서 외식을 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정말 최악의 식사가 되고 말았다 ㅜㅜ. 가이드북에서 좋게 평가한 식당(Plaza España)을 찾아갔는데 식당이름이 달랐다. 주소와 위치를 찾아 여러 번 확인했는데 이곳이 맞았고, 주인이 바뀌었어도 아르헨티나 소고기는 기본은 한다는 말을 믿고 안심스테이크(400페소)와 등심스테이크(350페소) 그리고 와인을 주문했다. 그런데 주문하면서 고기 굽기 정도도 묻지 않는 것이 뭔가 이상했는데, 우리 앞에 제공된 스테이크는 상상을 초월했다. 안심은 바짝 구워서 질겼으며, 등심도 웰던 수준으로 구워져서 스테이크의 식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스테이크 소스를 요구하니 케찹을 요구하냐고 하더니 가져다 준 소소는 멕시코에서 흔히 본 듯한 살사소스였다. 결국 고기를 남기고 밖으로 나왔다. 웨이터가 눈치가 있는지 우리에게 팁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아르헨티나에서 사다 구워먹은 소고기 값보다 더 비싼 돈을 지불했는데 누구한테 하소연 할 곳도 따질만한 곳도 없었다. 구글지도에 댓글을 올릴까 하다고 곧 망할 것 같은 집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안스러워져서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좀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는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숙소 근처에 편하게 먹겠다고 판단한 우리가 잘못이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