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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Argentina

1월18일]Maipu Lopez 와이너리 투어[아르헨티나 멘도사]

by 福이와요 2019. 1. 22.

마이뿌(Maipu)는 멘도사에서도 와인 재배와 가공이 이루어지는 와인마을이다. 어제 어렵게 구한 교통카드를 품에 안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목적지에 도착하기 편하다는 정보를 가지고 열차에 올랐다. 그리고 여행의 묘미는 역시 기차여행이기에 그렇게 선택했다. 표를 체크하는 검표기도 없고 승무원도 없어서 열차에 탈 때 카드 태그를 하면 되는 자율열차이다. 전방의 신호등 신호에 따라 열차가 교차로에서 서기도 하고 교차로를 지날 때는 매우 느리게 운행한다. 우리의 목적지 Gutierrez역은 이 열차의 종점이라 아무 걱정안하고 편안하게 밖의 풍경을 감상하면 된다.

도착한 역에는 매표소 대신 관광안내소가 있어서 지도와 여행코스를 조언 받았다. 자전거를 렌트해서 돌아보기도 하는데 땡볕에 자전거도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음주운전 할 것 같아서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인포센터에서 추천해준 곳은 1. Lopez(무료) 2. Giol(210페소) 3. Museo Nacional del Vino(30페소)였다. 다른 블로그에서 대부분의 와이너리 투어가 비슷하다며 아내는 한곳만 방문하자고 한다.


로페즈(Bodegas LOPEZ)에 도착해 영어가이드 투어를 잠시 기다리는 동안 박물관과 일부 공개된 시설을 둘러보았다.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도구들을 전시하는 창고 같았고, 로페즈 가족의 사진을 걸어놓은 듯한 곳을 둘러보았다. 오래된 트렉터와 Lopez로고가 세겨진 올드카도 구경할 수 있었다. 정원 한곳에는 와인의 재료가 되는 포도가 매달려 있었다.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와인은 Malbec이었는데 그것은 포도의 종류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여기 와서 알았다. 몰래 한 알 따서 입에 넣었다. 알맹이도 작은 것이 우리의 머루포도와 맛이 흡사했다.

우리포함 7명 정도와 함께 와이너리 투어가 시작되었다. 가이드는 아주 빠르게 영어로 설명을 한다. 이 공장의 역사에 대해서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알아 듣겠다. 공장 견학을 하면 대부분 회사 비밀이라며 사진 찍는 것을 금지하는데 여기는 마음대로 찍으라고 한다. 회사소개가 끝나고 공장시설들을 둘러보았다. 포도를 혼합하고 발효시키는 과정을 소개하고 숙정단계의 대형 오크통도 둘러보았다. 숙성이 완료된 와인을 병에 포장하는 과정을 끝으로 공장견학은 마무리 되었다. 흥미로운 투어였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포도밭을 둘러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곳은 가공 공장만 있다 보니 파란 하늘과 어울어진 포도밭을 보지 못해 아쉽다.

가장 기대되는 시음이 지하에 있는 박물관에서 이루어졌다.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두잔을 시음할 수 있었는데 달콤하고 샴페인 같은 화이트와인보다는 레드와인이 역시 내 입맛에는 맞는 것 같았다. 시음을 마치고 와인 판매를 하는 매장에 올라와 보니 우리가 마신 와인은 저렴하지 않은 것이었다. 무료로 견학과 시음을 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시음도 비교적 비싼 것으로 하는 그들의 전략이 먹혀들어갔는지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구입하고 있었다. 우리는 남은 여정 상 짐이 될 수밖에 없기에 오늘과 내일 스테이크에 먹을 350ml 작은 와인 비싼거하나 싼거하나 두병을 구입(264,50페소)했다. 마트에서 같은 제품 가격을 비교해보니 이곳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고 가격도 15%나 할인해주었다. 박스로 사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이유가 있었다.ㅋㅋ

와인 두잔에 오랜만에 술을 마시던 아내는 힘들어 한다. 결국 Giol투어는 하지 않기로 하고 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대형 저택 같은 박물관에는 전혀 인기척이 없어보였다. 점심시간으로 착각하고 우리는 저택의 정원 벤치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한참을 쉬고 있는데 여자직원이 우리에게 다가와 여기 왜 왔냐는 듯이 안에는 영어 가이드가 전혀 없으며 사진이나 찍으려면 들어가라고 한다. 30페소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곳은 이지역 부자의 저택으로 가족이 수집한 여러 가지 와인 제작 도구와 오래되어 빛바랜 와인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정말 왜 왔는지 모르겠다.ㅋㅋ


열차를 타기위해서는 다시 2km를 걸어야 하는데 와인 두잔에 취한 우리는 만사 귀찮아 져서 박물관에 있는 와이파이를 이용해 버스노선을 검색했다. 근처에 탑승위치를 확인하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멘도사 시내로 가는 버스는 아주 많았다. 그런데 말도 통하지 않는 우리에게 시민들이 과잉친절을 배푼다. 우리 숙소의 위치로 가기위해서는 검색한 번호를 타야 하는데 도착한 버스가 시내로 간다며 우리에게 빨리 타라고 손짓한다. 호의를 거절하지 못해 버스에 올라탔다.

그런데 우리가 탄 버스는 우리의 숙소와 먼 곳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우리의 숙소는 큰 공원을 중심으로 남쪽에 있는데, 이 버스는 우리를 북쪽에 내려놓고 다시 마이뿌로 출발해버렸다. 말이 통하지 않았는데도 그들의 친절이 만들어낸 불편함이었는데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ㅎㅎ

결국 어제 하루 종일 헤메고 다닌 시내를 가로 질러서, 까르푸에 들러서 소고기를 사고 숙소로 향했다. 3일 연속 스테이크와 와인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