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3.15.
호치민은 대도시라 그런지 숙소 주변에 아침 식사를 할 만한 곳이 검색이 되지 않는다. 검색을 하면 어제 뱁메인처럼 비싸고 고급 식당만 검색이 된다. 결국 호텔 앞에 있는 하이랜드카페에서 반미와 커피한잔으로 아침을 먹었다. 저렴하고 맛있는 로컬식당이 그리워진다.
에펠타워를 설계한 구스타프에펠이 설계한 건물이라 더욱 유명한 중앙우체국을 방문하였다.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해있었고, ‘어딘가에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손♩♪’을 볼 수 있었다.ㅋ 입구의 좌우측에는 호치민 시내의 상세도면이 크게 걸려있어서 이곳이 우체국임을 알수 있었고, 좌우 측으로는 소소한 기념품 가게가 있었다. 손엽서를 써서 가족들에게 보내볼까 하다가 손이 곱지 않아서 포기했다.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는데 베트남스러운 귀여운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행하면서 기념품을 사지 않는데, 이번에는 작은 기념품들에 자꾸만 눈이간다. 결국 작은 키링하나를 구입했다. 여행국마다 하나씩 키링을 구입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우체국을 나왔다. 우체국앞 노틀담 성당은 공사로 인해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어서 많이 아쉬웠다.
날씨가 많이 덥다. 잠깐의 이동에도 땀은 계속 흐른다. 카페를 찾아갈까 하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베트남 최대 백화점인 빈컴센터가 바로 앞에 있어서 그곳에 들어갔다. 시원한 에어컨이 작동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한눈에 봐도 부자스럽게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있었고, 서양인들이 일부 눈에 띄었다. 목적 없이 전층을 돌면서 더위를 식혔다. 3층에 올라오니 익숙한 간판 CGV가 눈에 들어온다. 내가 한국에 와있나 싶을 정도로 내부 인테리어가 똑같다. 그나마 사람들이 몰린 곳은 지하 식당가였다. 고급스러운 식당들이 즐비해 있었는데 하이랜드카페와 베트남식당도 많이 있었다. 한국 식당도 꽤 많이 자리 하고 있었고, 일식 타이식당도 눈에 들어왔다. 시원한 과일주스 한잔을 마시려 주문했는데, 테이블이 없는 테이크아웃 전용이었다. 가격이 싸지 않았는데, 어디 앉을곳 없냐고 물으니, 접이식 작은 의자하나를 꺼내준다.
이곳 베트남에서 한국에 대한 분위기는 여러 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곳 백화점 뿐만아니라 광고판, 디스플레이 전광판에서 한국관련 브렌드 및 컨텐츠 등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베트남의 개발 롤모델로 한국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이곳에서 나도 공감할 수 있었다.
약 3주간 여행하면서 베트남사람들이 대부분 정직하고 친절하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지난번 다낭공항에서 만난 택시기사가 그랩사기를 칠려고 했던 것 빼고 나머지는 모두 정직했다. 그런데 오늘 또 다른 한사람을 만났다. 호치민 박물관을 가기 위해 걸어가는데 코코넛음료를 장사하는 사람을 만났다. 나를 보며 자기 이제 집으로 들어갈려고 한다면서, 나한테 선물이라며 코코넛 하나를 건네줄려고 하며 주둥이를 자르고 빨대를 꽂는다. 사실 갈증도 나고 해서 돈을 내겠다라고 하니 15만동이라고 한다. 순간 아무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 가던 길을 향했다, 5만동이라고 하며 정정을 하지만 나는 이미 기분이 상한 상태라 그냥 무시하고 내 갈길을 갔다. 이 두명을 제외하고 내가 만난 베트남인들은 정직했다. 실은 그들도 먹고 살기 위한 요령 정도다라고 생각하니 너무 얄밉게 보이지는 않는다.
호치민 박물관을 관람했다. 베트남에서 내가 방문한 관광지 중에서 왜 갔는지 모를 정도로 실망이 가장 컸다. 하노이 황성 관련한 유물이 있는데 왜 거기에 있는지 그 의미를 모르겠고, 4개부족 결혼식 전통의상을 전시했는데 색바란 의상이 그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었고, 베트남 화폐를 전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호치민 박물관에 있는 것이 맞나 싶다. 더위에 지친 탓도 있겠지만 에어콘도 없는 이곳의 박물관이 최악의 방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호치민은 시내 대중교통이 아주 편리하다는 말을 들어서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로 귀가해 보았다. 버스는 바로 도착했고 버스안은 냉방도 잘되고 있었다. 그런데 차비를 받는 승무원 아저씨의 표정이 퉁명스럽게 느껴졌다. 돈많은 니들이 이걸 왜 타냐는 식의 느낌을 받았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어찌되었든 편리한 대중교통은 확인했다.
숙소입구 길거리에서 아주 저렴하게 사탕수수 즙을 한잔 사마셨다. 단만이 강하지만 탄산음료처럼 뒷맛이 전혀 없는 것이 다음에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숙소근처의 대형 마트에 방문해서 열대과일을 샀다. 특히 먹어보지 않은 과일을 구입했고, 숙소에 들어와 먹었다. 나는 열대과일의 단맛이 너무 좋다. 대부분 강한 단맛이 나는 열대과일을 이번 여행하는 동안 실컷 먹어야 겠다. 한낮의 더위는 숙소에서 피했다.
오늘 저녁은 우리 동네 이웃집 형님을 만나기로 했다. 오랜 여행 지쳐있을 나에게 저녁을 집에서 대접해 주신다고, 나에게 차를 보낼테니 호텔을 알려달라고 카톡이 왔다. 개통한지 얼마 안되는 지하철을 타야한다면 정중히 거절했다. 지하철역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꽤 많았다. 개통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인지 지하철을 처음 타보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고, 실제로 역사내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지하구간에서 지상구간으로 나오는 순간 몇몇 탄성도 작게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구조나 시스템이 아주 유사하다. 우리는 교통카드가 없으면 1회용 카드를 구입해야 하지만, 여기는 QR코드가 인쇄된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그것만 다르고 대부분의 모든 것이 유사했다. 시내버스에 이어 지하철 탑승을 통해 호치민 대중교통을 체험해보았다.
호치민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7군에 거주하는데, 지금은 오늘 방문하는 2군 지역으로 많이 이주한다고 한다. 2군에는 외국인들과 베트남 부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고 한다. 전철역에서 나오니 깔끔하게 정비된 도시가 역시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덕산에서 합창도 함께하고 자전거도 함께 한 형님으로, 현재 이곳 호치민에서 꽤 규모있게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독감으로 형수님이 많이 편찮으셔서 인사만 나누었고, 형님과 따님이 준비한 요리로 오랜만에 한식으로 식사를 했다. 3시간이 넘게 한국말로 많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여행하면서 느꼈던 베트남 사람들의 인상이라던지 여행에 대한 이야기 등을 많이 나누었다.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오늘이 베트남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처음 공항에 도착할 때부터 전에 많이 와본 도시처럼 느껴졌고, 다른 도시로 이동해도 전혀 어색하거나 어려움 없이 적응했다. 여행을 많이 해본 나의 경험이 그 이유일 수도 있지만, 나는 베트남 사람들의 친절과 착한 심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하면서 만난 베트남 사람들을 항상 나를 보며 웃어주었고, 관심과 배려를 해주었다. 19일간의 스쳐지나간 베트남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마지막 밤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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