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5시에 출발하는 69호수 투어(Laguna69, 1인당 30솔)을 위해 서둘러야 했다. 이름인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69번째 발견한 호수라서 69호수란다.우리를 태운 버스는 몇 곳의 숙소를 둘러 20여명의 버스 좌석을 모두 채웠는데 절반이 한국인들이었다.
중간에 아침식사를 위한 식당에도 들러서 트래킹 출발점에는 9시경에 도착했다. 그런데 트래킹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비를 입었지만 계속 내리는 빗줄기에 결국 신발은 물에 젖었고 점점 추워지기 시작했다. 멀리보이는 설산과 흐르는 계곡물의 멋진 풍경들은 좋았지만 날씨가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곳의 트래킹은 와라즈 당일 투어 중에서 가장 힘들다고 하는 곳이다. 트래킹거리는 편도 6km정도이지만 해발4,000m가 넘는 곳이라서 고산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었고,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숨이 많이 차는 곳이었다. 세 번의 급한 오르막길에서는 당장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쉽지 않은 코스였다.
우리는 혹시 많이 뒤쳐져서 다른 일행에 누가 되지 않을까 열심히 걸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내가 고산에 의외로 강했고 호흡도 많이 힘들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제 먹은 맥주두병 때문에 내가 문제였다. 한 병만 마셔야 했는데 어제 술욕심을 부린 내가 오히려 힘들었다. 그래도 후미로 정상에 오르지 않아서 정상에서 다소나마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처음 호수에 도착했을 때는 비와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니 햇볕이 비치며 파란 하늘이 열린다. 멋진 풍경에 진한 감동이 올라온다. 뒤늦게 마지막으로 올라온 중년의 여성은 멋진 풍경에 눈물이 날것 같다고 말한다.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우리보다 먼저 이곳에 빠르게 올라와 내려간 사람들은 이모습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저질체력인 우리에게만 운이 따른 것같아 다소 미안하기도 했다.
내려오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저멀리 버스가 보이는데도 가도 가도 거리가 줄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고 머리가 조금씩 아파오는 고산증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치고 힘든 몸을 이끌고 버스에 올라, 돌아오는 내내 잠들었다. 몸은 비록 힘들었지만 멋진 호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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