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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Bolivia

1월9일]우유니 소금사막 투어, 배드버그의 공포3[볼리비아 우유니]

by 福이와요 2019. 1. 17.

남미여행 최악의 아침이 밝았다. 편안하게 잠을 잔 것 같은데 꿈자리가 뒤숭숭했다. 우리 집에 도착했는데 집 앞 정원의 나무들이 모두 뽑혀 있고 트랙터로 갈아져 있는 황당한 꿈을 꾸다가 깨어났다. 날이 이미 밝아 있었고 화장실에 간 아내의 침구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했다. 바로 낯이 익은 배드버그가 눈에 들어왔다. 침구를 제끼고 주변을 살펴보니 아주 쉽게 벌레가 눈에 들어온다. 역시나 그들은 피를 잔뜩 머금고 있었고 하얀 소금 벽면을 붉게 만들었다. 세 번째 배드버그의 습격을 받은 것이었다. 나의 침구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들은 잔치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ㅜㅜ.

아침을 먹을 수가 없었고 사진을 찍고 바로 가이드들을 불렀다. 아직까지 몸에서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두번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이번 사태는 아주 심각해보였다. 벌레들이 머금고 있는 피의 양으로 보아선 지난번 멕시코에서의 상태와 비슷해보였다. 나는 주변에 있는 한국인들에게 이 상황을 알렸는데 금새 모든 관광객들에게 이소식이 전해졌다. 다른 차량의 동양계 호주인 커플이 우리에게 항히스타민 알약을 건네주었다. 유독 동양인들에게만 치명적인 배드버그가 정말 싫었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하나는 바로 우유니로 돌아가서 병원에 가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틀을 지낸 후 아따까마에서 병원에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중간에는 전혀 병원이 없다는 것이었다. 정말 혼란스러웠지만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우리의 짐에는 멕시코에서 먹다 남은 알약이 있어서 그것으로 증세를 심각해지는 것을 막으며 이동하기로 했다. 이후의 숙소와 비행기를 이미 예약해놓은 상태라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침에 출발한 버스는 비포장 험한 산길을 올라간다. 우유니사막보다 훨씬 고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산길을 오르자 호수들이 펼쳐진다. 형형색색의 호수들을 볼 수 있다는데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홍학들이 놀고 있는 모습들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페루에서 이미 보아온 호수들은 별다른 감동이 없었다. 화산이라고 전망대에도 구경했는데 그저 평범한 사막 산이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비포장도로만 달린다. 황량한 사막의 정비되지 않은 도로를 운전수가 가고 싶은대로 달리고 있었다. 우리는 버섯바위라고도 하는데 나무바위에도 들르고 간헐천에도 들렀다.

몸에서는 서서히 배드버그의 흔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내는 목주위로 심하게 올라오기 시작했고 나는 물린 부위가 뒤늦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가이드에게 보여주고 사진도 찍어가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오늘 종일 관광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노천 온천에 도착하였다. 숙소는 온천에서 300m 정도에 위치한 호스텔이었는데 멀리보이는 호수와 온천탈의실과 또 다른 호스텔이 주변에 있는 전부였다. 어제 묵은 숙소에 비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침실은 4-6명이 함께 사용하는 도미토리였지만 침구 컨디션은 매우 좋아보였다. 식당에 마련된 저녁식사를 했다. 스파게티가 주 메뉴였는데 맛도 나쁘지 않았다. 테이블에는 와인이 한병씩 놓여있었는데 무료로 제공된다고 하였다. 분위기는 최고였고 어둠이 내리는 밖에는 별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1030분까지 운영하는 온천을 가기 위해 준비를 하는데 가이드가 차로 데려다 준다고 한다. 호주인 커플과 우리 둘만 온천으로 향했는데 탕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모든 조명은 꺼져있었고 행여나 라이트를 켜면 주위에서 꺼달라고 한다. 하늘에 보이는 은하수와 별들을 보기에 방해가 되기 않기 위해서 서로가 요청을 한다. 따뜻한 온천탕에서 은하수와 별들을 보며 누워있으니 그간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하고 신선이 된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두시간 가량 온천을 즐겼고 숙소에 들어와 호주인 커플과 별사진을 찍었다. 우리나라 사람 만큼 사진 찍기 좋아하고 잘찍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수동으로 설정하고 삼각대를 설차하고 사진을 찍으니 멋진 사진에 감동을 한다.

배드버그만 아니었으면 최고의 여행이 되었을 텐데 너무 속상했다. 우리는 세탁비와 병원비로 50달러 정도로 요구했다. 지난번 멕시코에서 지출한 비용을 감안해서 요구한 것이었다. 가이드는 회사에 연락해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다행이 항히스타민 약이 있어서 잠자리를 설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