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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Bolivia

1월3일]죽음의 도로 자전거투어[볼리비아 라파스]

by 福이와요 2019. 1. 12.

라파스에서 가장 끌리는 투어는 죽음의 도로에서 타는 자전거 투어였다. 아내는 고소공포증이 심해서 처음부터 거부를 했었고 혼자서 투어에 가기에는 큰 부담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제 온 젊은 친구들과 함께 투어에 참여하기로 했었다. 미리 저렴하게 예약(1인당 300Bs)도 해놓은 상태라 고생하지 않고 편하게 함께 따라나섰다.

숙소까지 픽업을 해주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여행사에 직접 찾아갔다. 830분 라파즈를 출발한 승합차는 동쪽도로로 향했고 더 높은 곳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었다. 출발지에 도착해 유니폼과 헬멧 자전거를 배정받고 드디어 아스팔트로 자전거 질주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안개 비슷하던 빗줄기는 굵어지기 시작했고 시야를 가려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창수씨는 맨앞에서 선두자리를 뺏기지 않으려고 전력질주 했고, 미배씨는 빗길의 도로에서 넘어지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아스팔트 주행 1시간 정도 지난 다음 스낵으로 간식을 해결했다.

다시 차량에 탑승해 비포장도로인 죽음의도로로 30분 가량 이동했다. 우리 외에도 수십명의 라이더들이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고 도로 상황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기념촬영을 하고 드디어 무리를 지어 출발했다. 도로의 일부구간은 차량한대 간신히 통과할 정도로 폭이 좁았으며, 일부구간에는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로 라이딩을 즐겨야 했다. 도로 바로 옆에는 낭떨어지가 바로 있는 구간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도로는 위험하지는 않았다.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도로를 공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서 죽음의 도로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비가 내리고 안개가 올라오는 상황이라 낭떨어지가 잘 보이지 않아서 덜 무섭기도 했다.

나는 자전거를 이미 많이 타고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탈수 있었지만, 라이딩 경험이 없던 사람들은 많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엉덩이 패드가 없어서 엉덩이가 심하게 아프기도 하고, 내리막길을 달리다 보니 브레이크를 계속 잡아야 해서 손가락과 팔이 떨린다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 3-4시간의 비포장 내리막길을 자전거 타고 내려오는 길은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는 매우 힘든 코스였을 것 같았다. 결국 선두와 마지막으로 내려온 미배씨와는 2시간 정도의 차이로 라이딩을 마쳤다.

우리의 라이딩 시작점은 4,000m가량의 고도에서 시작에서 1,800m 정도에서 끝이 났다. 라이딩을 마치고 대기를 하는데 모기떼의 습격이 장난이 아니다. 맨살이 노출된 부분은 바로 공격지점이 되어서 더위에도 긴 옷을 벗을 수 없었다. 라파스 등 고산지대에서는 모기가 전혀 없었는데 고도가 낮은 지역으로 내려오니 바로 모기가 극성을 부린다.

죽음의 도로 자전거 투어는 흥미롭고 다이나믹한 경험이었다. 그러나 내리막길로만 주행하는 라이딩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적당한 오르막길도 일부 포함시키고, 초보자와 경험자를 다소 세분화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정보다 숙소에 늦게 도착했다. 저녁은 돼지고기 제육덮밥을 먹었다. 여러 명이 함께 하고 힘든 투어 후 함께 하는 저녁식사는 최고였다. 젊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투어와 식사 그리고 여행이야기로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