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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south ASIA

베트남 최고의 도시 달랏

by 福이와요 2025. 3. 12.

2025.3.11.
다낭에서 달랏으로 가는 오전 10시 항공편을 예약한 상태이다. 공항 이동 수단도 이미 결정되었고, 사전 체크인도 마무리된 상태로 여유를 부려본다. 뷰모리 추천 분짜 맛집으로 향했다. 8시에 가게 문을 여는데 10분 정도 일찍 가서 서성이니 들어오란다. 하노이 분짜, 사파 분짜, 다낭 분짜 맛 대결을 해보기로 하면서 맛을 음미했다. 각 지역에서 소문난 분짜 맛집은 맞다. 그러나 분짜의 원조 하노이 맛집을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분짜는 역시 하노이가 최고다.

분짜는 하노이가 원조다

비엣젯항공을 이용한 베트남 국내 이동이 이젠 익숙하다. 공항에서 모닝커피 한 잔하고 여유 있게 비행기에 탑승했다. 구름 낀 다낭 상공을 벗어나 달랏 상공에 오니 구름이 없다. 하노이, 다낭에서의 우중충하고 안개비 내리는 날씨가 끝나려나 보다. 달랏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택시를 타려면 라도 택시를 카톡에 추가하라고 되어 있는데, 굳이 라도가 아니어도 더 저렴하게 공항에서 정찰제로 택시를 잡아 탈 수 있었다.

카톡으로 미리 예약안해도 공항에서 저렴하게 정찰제 택시를 탈 수 있다.

달랏에 도착하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맑고 푸른 하늘에 반팔이든 긴팔이든 덥거나 춥지 않은 적당한 기온도 너무 맘에 든다. 봄의 도시, 꽃의 도시라고 하는 달랏 여행이 더욱 기대되게 한다. 도착한 숙소도 너무 맘에 든다. 저렴한 가격이라 다소 걱정했는데 룸 컨디션이 너무 좋다. 최고급 호텔이나 리조트하고는 비교할 수 없지만 혼자 여행하는 나에게는 5성급 호텔이나 다를 바 없다. 주변에 4만 동이면 가지고 있는 옷 전체를 세탁할 수 있는 세탁소도 있고, 마켓, 야시장도 걸어서 이동하기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

달랏의 하늘
베트남 여행기간 중 가장 좋은 날씨
저렴한 숙소인데도 룸컨디션이 좋다.

날씨가 너무 좋아 더 이상 숙소에 지체하고 싶지 않아서 밖으로 나왔다. 동선을 고려해 보니 오늘은 크레이지 하우스, 여름 궁전, 대성당, 야시장 이렇게 돌아봐도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걸어서 크레이지 하우스에 도착했다. 스페인 가우디를 모방한 건축이라며 악플 수준의 리뷰가 달려 있었지만, 나름 기대하고 찾아간 곳이다. 입구부터 미로 형식으로 다소 동화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된 침실 공간 등이 나의 마음을 쏙 빠져들게 만들었다. 2층이라고 해야 하나 건축가 당비엣응아의 건축가로서 성장 과정 및 초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옆 방에는 크레이지 하우스라고 불리는 항응아 게스트하우스의 설계 도면과 설계 과정들이 사진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누군가는 시멘트를 가지고 만지작거려서 지어진 조잡한 건축물이라고 평가하고, 또 누군가는 가우디를 모방한 조잡한 건축물이라고 평가를 하지만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건축을 공부하고 건축가로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자신이 꿈꾼 그런 집을 만들었다. 나도 어렸을 때, 이런 꿈 같은 상상을 많이 했었다. 그녀는 그것을 현실로 구현한 것이다. 스페인 가우디 건축물과 일부 유사한 부분이 직선을 사용하지 않은 건축물이라는 점이 혹자는 모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그녀의 창의적인 상상력이 아니었으면 절대 탄생할 수 없는 건축물이라고 나는 평가하고 싶다. 2시간 넘게 내가 놓친 곳이 없도록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입구 관리원에게 ‘나는 그녀가 가우디보다 더 좋은 건축가라고 생각한다. 매우 좋았다.’라고 말을 건넸다. 그녀는 활짝 웃는다.

그녀의 건축물은 결코 가우디의 모방정도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건축가의 실제 거주지

프랑스 제국으로 멸망한 마지막 황제의 여름 궁전이 멀지 않은 거리여서 걸어서 방문하였다. 화려하거나 사치스럽지 않은 평범한 궁전이다. 다만 주변의 정원은 아름다웠다고, 열대 지방에 소나무가 많이 있는 것이 신기했다. 간단히 둘러보고 그랩을 타고 대성당으로 이동했다. 지극히 수수하고 평범하지만 사진으로 본 것보다는 규모가 큰 성당이었다.

베트남 마지막 황제. 바오다이 황제의 여름 궁전
수수하지만 규모가 꽤 크다.

마지막 코스 야시장으로 걸어서 갔다.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가게의 상점들을 구경하면서 걸었다. 호숫가 벤치에 한참을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호수에서 낚시하는 사람, 웨딩 촬영하는 사람들, 손님을 기다리며 대기하는 그랩 기사들,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위치를 찾고 있는 관광객들이 보인다. 그 옆에는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크락션을 울리며 무질서 속에 질서 있게 움직이고 있었다.

해가 사라지니 반팔로는 너무 추워졌다. 선지가 들어 있는 쌀국수 분보후에를 처음 먹어보았다. 선지를 좋아하고 소뼈와 고기로 만든 국수이니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염두에 두고 찾아간 집은 오늘 휴무였는데, 바로 옆에 많은 현지인들이 있기에 그곳에서 식사를 했다. 좀 얼큰하게 먹었어야 하는데, 매운 것을 못 먹는 체질이라 맛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었다. 현지 맛집은 인정.

분보후에 선지와 소뼈로 만든 쌀국수

이른 시간이라 야시장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시장의 입구에 두리안을 팔고 있었다. 다른 과일에 비해 아주 비싼 과일이다. 손질한 것을 작은 것은 20만 동, 큰 것은 25만 동을 달라고 한다. 시세를 몰라 망설이다가 큰 것을 20만 동에 달라고 하니 단호하게 안 판다고 한다. 정말 안 팔 기세다. 결국 작은 것을 사 먹었다. 두리안을 아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 먹어볼 수는 없지 하고 먹었다.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맛이지만, 다소 입맛에 익는다. 시장을 둘러 안쪽으로 들어오니 양이 작았지만 10만 동짜리가 있었다.

과일의 황제라는 두리안
이제 맛이 익숙해 지려나..

이곳 야시장이 야간에 핫하다는데 반팔을 입고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춥다. 서둘러 숙소로 향했고, 맡겨놓은 세탁물도 찾아와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날씨 영향일 수도 있지만, 이곳 달랏이 너무 마음에 든다. 지금까지 여행한 베트남 도시에서 최고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이곳 달랏을 선택할 것이라 생각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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