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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UnitedKingdom

8월4일]성소수자들의 축제. 브라이튼 게이프라이드축제[영국 브라이튼]

by 福이와요 2018. 8. 14.

하은이가 세븐시스터즈를 보고 싶다고 해서 브라이튼으로 향하는 열차에 올랐다. 우리는 숙소와 아주 가까운 킹스크로스역에서 탑승을 했는데도 토요일이라 그런지 열차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미 탑승해 있었다. 좌석은 어림도 없고 서있을 자리조차 부족했다. 런던브리지역에서는 승객이 탑승도 못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브라이튼 역에 도착했는데 역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것이 큰 행사가 있음을 직감했다. 도착 후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오늘은 성소자들의 축제 게이프라이드가 열리는 날이었다. 브라이튼이 전 세계적으로 성소수자 축제로 유명한 곳이었다고 한다. 거리 곳곳에 무지개 깃발과 무지개 옷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성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아이들과 합의하여 세븐시스터즈는 가지 않기로 하고 이곳에서 축제를 참관하기로 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축제를 볼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퍼레이드를 관람하였다. 도로에는 대형트럭을 이용해 다양하게 그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퍼레이드를 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표출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소수자라는 이유로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을 소외시킨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들을 마치 벌레 취급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도 남과 다르지 않은 인간으로 권리가 있는데 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들의 선택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일까. 예상하지 못했는데 성수수자들의 인권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퍼레이드가 끝나고 로얄파빌리온을 살펴보았다. 마치 인도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건축물은 인도양식을 띠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도 프라이드 축제를 즐기기 위해 참석한 많이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영국의 남쪽에 자리 잡은 브라이튼 해변은 바다건너 프랑스를 접하고 있는 바다로 해수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오늘 축제와 함께 해변은 수많은 피서인파로 붐볐다. 하은이와 시은이는 벌써 바닷물에 입수를 해서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별다른 사워시설이 없어서 생수를 구입해 샤워를 해야 해서 마트를 찾아 나섰다. 기차역 앞에 있는 마트까지 걸어서 찾아갔다. 물은 구할 수 있었는데 마트에 간 김에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서 찾아 다녔는데 결국 맥주는 구입할 수 없었다.

거리에는 퍼레이드를 마친 수많은 인파들이 술을 마시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었다. 마치 도시 전체가 클럽이라도 된 듯 모두가 흥겹게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거리에 오물과 쓰레기로 덮이는 모습들은 보기 좋지 않았지만, 주변 눈치 보지 않고 그들의 감정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소 애잔한 감정이 들었다.

런던으로 돌아오는 길도 마찬가지로 붐볐다. 영국 마지막 날로 늘찬네와 저녁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결국 우리 가족은 역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고 늘찬네와는 늦은 시간에 펍에서 가볍게 맥주로 이별파티를 했다. 그런데 펍은 하은이가 입장할 수 없어서 근처의 호텔 라운지에서 맥주를 한잔하며 이별을 고했다. 늘찬네 덕분에 편안하고 의미 있는 영국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