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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Poland

6월21일] 학살의 현장 오슈비엥침(아우슈비츠)을 다녀오다 [폴란드 크라쿠프]

by 福이와요 2018. 6. 23.

폴란드를 여행코스에 넣은 이유는 바로 오슈비엥침(아유슈비츠) 수용소에 가기 위해서 였다. 크라쿠프에서 오슈비엥침으로 가는 버스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대형버스(1인당14PLN)와 미니버스(12PLN)가 있었다. 우리가 탄 710분 버스는 한시간이 조금 지나서 수용소 주차장에 도착했다.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을 여행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관광회사 투어프로그램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크라쿠프에서 대형버스를 타고 1인당 120~150PLN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왕복교통편과 1시간 가량의 영상시청과 전문가이드 투어가 포함된다. 두 번째 방법은 대중교통이나 개별 교통편을 이용하고 이곳에서 각 언어별 가이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1인당 약 50PLN의 비용을 지불한다. 폴란드어, 영어, 이스라엘어, 독일어, 프랑스, 러시아어 등으로 신청을 받는데 영어는 항상 조기에 마감된다고 한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결과 우리가 신청할 프로그램이 없었다.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모든 것을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곳에 도착해 안내센터에서 입장권(무료)을 받아서 입장하면 된다. 가이드 없이 보는 것이 아쉽지만, 입구서점에서 구입한 한국어판 가이드북(25PLN)을 보면 설명이 쉽고 자세하게 나와 있다.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가이드 따라서 쫒기듯 다니는 것보다 이 책자를 보면서 천천히 살펴보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돈도 절약하고 ㅋ. 어느 블로그에서는 10시부터 4시까지는 가이드 동반한 단체여행객만 받는 다는 글이 있었는데 어디에서도 그런 내용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소지품 검색을 통해 입장하니, 사진에서 많이 본 정문 아치(노동이 자유케 하리라)가 보인다. 아치 바로 아래에는 수용소 오케스트라의 위치가 보인다. 영화에서도 본적이 있는 영상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가슴이 먹먹해진다.

28개의 블록 중 4블록은 집단학살의 기록을 볼 수 있다. 각종 사진기록물들과 문서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어린이와 여성 병약자는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가스실로 보내졌다는 설명과 죽음의 길이라는 사진 앞에서는 잠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5블록은 수감자들의 각종 유품들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어린아이의 신발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여성 관람객을 볼 수 있었다. 6블록은 수감자들의 생활을 7블록은 위생시설을 볼 수 있었. 10블록과 11블록 사이에 죽음의 벽으로 총살이 집행되던 곳이 있었고, 11블록은 즉결심판소와 지하에는 수용소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야외 교수대, 점호광장, 수용소장 교수대를 보았다. 마지막으로 가스실과 화장장을 보았다. 가스실의 수많은 긁힘 자국을 보면서 처참했던 현장이 떠울라 다시 한번 가슴이 먹먹해졌다.


상상하기도 싫은 역사의 현장을 둘러봤다. 뼈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반성하고 사죄해야할 추모의 장으로 소중한 체험을 한 것 같다. 전혀 다르지 않은 또다른 범죄 당사자인 요즘의 일본 태도를 보면서 분노를 느낀다. 이곳에는 이스라엘 군복을 입은 입장객들이 가장 많았다. 이곳에서 가장 많은 유대인들이 학살당한 곳으로 그들의 방문은 당연한 것이고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역사의 현장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 팔레스타인에 행하는 태도를 보면, 그들은 이 역사의 현장을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 같아 분노가 치민다. 가스실 앞에서 미소를 지으며 기념촬영하는 그들의 모습이 정말 재수없다. 그리고 슬프다.

나는 어제보다 훨씬 좋아졌다. 그러나 아내의 상태가 더욱 악화되었다. 2수용소는 셔틀버스를 타고 입구인 입차관문만 둘러보고 바로 크라쿠프로 향했다. 크라쿠프역 쇼핑몰에서 어제처럼 식사를 하고 4시경 숙소로 돌아왔다. 씻지도 않은 상태에서 바로 누워버렸다. 그렇게 하루를 힘들게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