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늦은 시간에 밖으로 나왔다. 산타클라라로 가는 비아술 버스표를 예매하기 위해 터미널로 향했다. 듣던 대로 택시 호객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달려든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했던 버스가 모두 매진이란다. 3일 후에 출발하는 버스만 표가 있단다. 찾는 사람은 많은데 좌석이 한정되어 있어서 결국 택시를 탈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이를 알고 있다는 듯이 택시기사가 금액을 제시하는데 깎아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천천히 생각하기로 하고 양꼰해변을 가기로 했다. 역시나 택시기사들이 먼저 달려와 호객을 한다. 버스위치를 물으니 2시간 후에나 버스가 있다고 한다. 30분을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시립박물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시립박물관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멋지다는 정보로 박물관에 입장했다. 변변한 해설 없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을 아무 느낌 없이 둘러보았다. 전망이 좋다는 타워로 올라갔는데 단지 한층만 올라갈 수 있었다. 성당의 종탑과 바다가 보이기는 하지만 아래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라리 성당의 종탑에 올라갈걸 그랬다.
다시 해변으로 가는 버스 승강장에 오니 이번에도 택시기사가 2시간 후에 버스가 있다고 한다. 결국 양꼰해변은 가지 않기로 했다. 날씨도 더워져 해변에 가봐야 짜증만 더 날 것 같아서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을 겸 카페에 들어가 토스트와 커피와 맥주를 마셨다. 숙소의 방보다 공원의 벤치가 더 시원할 것 같아서 공원의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나는 어제 밤에 보았던 성당 주변을 돌아보고 오기로 했다. 낮에 보는 모습은 밤에 보던 모습과 많이 달랐다. 파스텔톤의 벽들과 푸른 하늘이 조화롭게 아름다워서 사진을 열심히 찍어댔다.
다시 벤치로 돌아와 쉬고 있는 아내와 합류했다. 우리의 옆에서 세 명의 남자가 기타와 전통악기로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한다. 관따나메라 같은 익숙한 노래도 흘러나온다. 남성 3중 하모니가 멋진 노래들이다. 그런데 어제의 기억 때문에 박수를 치지 못했다. 주변의 사람들도 박수를 치지 않는다. 멋진 노래에 대한 답례로 1쿡의 팁을 줬다. 박수는 치지 않아 팁을 줄 것 같지 않던 사람이 3쿡의 팁을 준다.
트리니다드는 음악의 도시라고 하던데 곳곳을 지날 때마다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곳에서 춤을 추는 모습은 많이 보지 못했는데 산디아고 데 쿠바는 춤의 도시라고 하는데 그곳에는 가지 못하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시간여유를 가지고 살사도 배우면 좋겠는데.
자갈로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남자아이 셋이서 맨발로 축구를 하고 있었다. 내 앞으로 공이 오기에 순간 가로채서 슛을 날렸다. 아이들도 싫어하지 않는 눈치다. 멕시코에서 구입한 막대사탕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주변식당에서 호객을 하던 젊은 남자가 자기도 달라고 한다. 자기도 10살로 어린이라며 사탕을 달란다. 또 그 옆에 있던 중장년의 여성도 다가와 사탕을 달란다. 손자를 준다고 하며 손을 내민다. 몇 개 남지 않아서 그냥 도망쳤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간식이나 과자가 귀하긴 한가보다. 숙소로 돌아오는데 여섯 살 정도 되는 어린여자아이가 미소를 띠우고 인사를 건넨다. 스페인어로 이름을 묻고 나이를 물으니 다정하게 대답해준다. 그러더니 카라멜 있으면 달라고 손을 내민다. 순간 사탕하나가 아이들의 동심을 헤쳐버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씁씁한 생각이 들었다.
요반나 정보북에 이곳에 있는 차메로 까사에서 랍스타요리가 10쿡이라는 정보를 보고 그곳에 어제 식사를 예약하고 오늘 먹으러 갔다. 칵테일 음료도 무료로 주고 랑고스타 요리 세 가지가 나온다. 구운 것, 튀긴 것, 쏘스가 들어간 요리, 스프와 샐러드 밥까지 모두해서 10쿡이다. 요반나 정보북에서 나온 내용이 과장이 아니었다. 우리보다 연령이 많아 보이는 부부와 함께 식사를 했다. 장기여행은 여건이 안되고 1달 정도의 여정으로 많은 여행을 하고 있는 부부였다.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와 많은 대화를 나누어서 기분이 업된 하루였다.
숙소로 돌아와서 보니 마실물이 없었다. 카사 주인에게 물을 어디서 사야할지 물으니 자기네가 가지고 있다고 한다. 2리터 한병을 받아들고 가격을 물으니 2쿡이라고 한다. 헐. 이번 여행에서 제일 비싼 물을 사먹었다. 이곳 주인이 산타클라라 친구 숙소를 추천해 주길레 완전 무시하며 들었다. 숙소도 깨끗하고 위치도 나쁘지 않은 곳이며 아침식사도 다양하게 맛있었는데 카사주인이 너무 욕심을 부리기에 남들에게 전혀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곳이다. 이집 손자 론니도 낯가리지 않고 귀여웠는데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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