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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Tours

오사카 교토 여행기[2017.1.21~24] 下

by 福이와요 2017. 2. 4.

3일차 2017223일 월요일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어제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했는지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어머님도 일찍 일어나서 이것저것 준비하신다. 아침식사로 준비한 햇반을 물을 끓여 데운다. 아침식사는 그렇게 햇반과 김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여행을 한다. 물론 어제는 아침에 늦게 일어나 아침도 못먹고 교토로 향했지만 오늘은 시간 여유가 있다.

 아직 출발하려면 1시간 이상 남아있기에 어제 아쉬움이 남은 구로몬 시장을 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큰길 하나만 넘으면 구로몬이다. 아침 시장을 기대하며 오사카 최고의 전통 시장에 들어섰는데, 아무도 없다. 어제 저녁시간 때 보다 더 한산하다. 가이드북에서 안내하는 참치집과 고베규 정육점만 확인하고 발길을 돌렸다.

구로몬에서 도톤보리로 향하는 길. 센니치마에 중간 위치에 빠칭코가 있다. 그런데 입구에서부터 긴 줄이 이어진다. 마치 노숙인처럼 박스를 깔고 침낭을 두르고 개장을 기다리는 듯 한 모습이 연출되었다. 아예 바닥에 누워버린 사람도 있었다. (다음날 아침엔 줄이 없었다. 월요일 아침에 개장하나...) 24시간 영업한다는 BAR 문앞을 지날 때 술에 취한 사람들의 고성이 들리기도 했다. 아직 청소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식당 주변이나 건물 모서리 코너에는 많은 쓰레기들이 뒹굴고 있었다. 어제까지 보아온 깔끔하고 깨끗한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들을 보았다.

 첫날 밤에 걸었던 도톤보리를 지나고, 불꺼진 글리코러너를 보며, 산사이바시 상가로 계속 걸어갔다. 센니치마에 구로몬시장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익숙한 명품 브렌드가 눈에 들어온다. 식당이나 간식가게 조차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러나 상가 셔터문 앞에서 술취한 취객도 볼 수 있었다. 색다른 아침 풍경을 기대하며 나온 산책에서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보았다.

 

 

 오늘 일정은 오전에 오사카성을 관람하고, 하은이가 기대하는 고베 북부지역에 있는 아리마 온천을 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우메다 스카이빌딩 공중정원 야경을 보기로 했다.

 시은이는 간디학교 6학년(3) 1학기 인턴과정을 희망하는 코도모노모리(こともの)학원(오사카북부 기타센리역 근처)에 방문하기로 되어있었다. 지난 가을 간디학교에 일본 학생들 방문이 계기가 되어 이곳에서 인턴과정을 희망하고 있었다. 어른들보다 더 익숙한 모습으로 한손에는 선물로 준비한 도시락김 박스를 들고 떠났다. 통역사가 없으니 우리들끼리 알아서 오사카성으로 찾아간다. (모든 안내판에 한글이 표기되어 있으며 아무 어려움도 없지만..) 지하철 안내도 만으로 오사카성을 찾아가기는 매우 쉬웠다.

 

 오사카성은 사진으로 워낙 많이 보아온 것이었다. 실제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큰 규모에 놀랐다. 사진에서 주로 보이는 천수각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현장에 도착해보니 천수각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대규모 이중 해자를 갖추고 있는 성곽의 규모에 놀랐다.

 

 

 오태몬(오사카성의 정문)에서 천수각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멋진 수목들이 어우러져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엄청난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을 것 같다. 몇 개의 성문을 지나 펼쳐진 천수각은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아침 일찍 서둘러 이동해서 줄을 길게 서지는 않았지만, 오사카성을 나올 때는 많은 관람인파로 줄이 길어지고 있었다. 7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각 층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사 전시실이 갖추어져 있었다. 우리나라와는 역사적으로 악연일 수밖에 없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박물관인 만큼 유쾌할 수 없는 박물관이다.

 

 

 

 

 오사카성 북쪽으로 나와 우메다역으로 가기 위해 전철역으로 향했다. 우메다역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아리마온천행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덴마바시역 근처에서 식당을 발견했다. 1130분부터 식사를 시작하는데, 우메다의 복잡한 곳 보다는 여기에서 식사하는 것이 한가하고 좋을 것 같아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호텔 내부에 있는 식당이었는데, 가격도 비싸지 않고 분위기도 좋아 보였다. 일본은 식당내에서 절대 금연이 아니다. 흡연실과 금연실이 나누어져 있었다.

 사진이 첨부된 메뉴판을 보고 각자 한가지씩 주문을 했다. 제공된 음식을 보니 깔끔하고 맛도 좋았다. 가족 모두가 대만족한 식사이었다. 양도 충분했고, 식사 후 커피와 음료도 무료로 제공되고 있었다. 직원들도 편한한 미소로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근처의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식당이었다. 편하게 들어간 식당이었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었다.

 

 

 아리마온천으로 가기위해 한큐버스터미널을 찾았다. 한큐전철 플랫폼이 2층에 있는데 바로 아래 1층에 버스터미널이 있다. 복잡한 우메다 지하상가에서 잠시 방향을 잘못 잡아 반대로 향하고 있었다. 아내가 정장을 입은 젊은 남자에게 버스터미널의 위치를 물으니, 어설픈 영어로 표현하다 직접 몸으로 길을 안내해 준다.

 우리에게 일본의 이미지는 임진왜란, 제국주의시대 등 부정적인 또는 호전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일본인들 개인을 보면 친절하고 순박한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34일의 짧은 여행일정 이었지만 우리가 만난 일본인들은 모두가 친절하고 순박한 모습들 뿐이었다. 아리카또 고자이마쓰.

 우리가 탄 버스가 오사카 외곽 고속도로를 달려 50분만에 아리마 온천마을에 도착하였다. 산지로 이루어지 마을은 조그만 시골마을이었지만 전형적인 일본스타일의 건물들과 골목을 볼 수 있었다. 온천욕을 하기 위해 킨노유()에 들어갔다. 그런데 기대와는 다르게 이곳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동네 목욕탕이다. 수건도 지급하지 않아서 200을 주고 구입해야 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자그마한 황토빛(금탕) 온탕(41), 열탕(44), 청탕(따뜻한 수돗물)이다.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 이곳은 일본의 3대 온천으로 주말이나 휴일에는 찾는이가 많아 주말을 피하라고 해서 오늘 왔는데.. . 왕복버스비 2,740, 킨노유650, 수건200성인 1인당 36000원 들여 온천하고 왔다. ㅋㅋ

 

 

 온천을 마치고 마을길을 산책했다. 고로케와 아이스크림 쌀과자를 간식으로 먹으며 마을을 둘러보았다. 한적한 온천마을 길이 나쁘지는 않았다.

 

 다시 버스를 타고 우메다로 돌아왔다. 퇴근시간도 겹쳐 혹시 늦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정확한 시간에 버스가 도착했다. 일본인들은 시간관념이 정확하다고 하는데 실감났다. 오사카는 일본 두 번째로 큰 대도시인데 도로가 한산하다. 복잡하게 지어진 건물들 사이 좁은 도로에서 조차도 차량 정체를 찾아볼 수가 없다. 비결이 궁금하다. 철저하게 계산된 도로설계 때문일까. 아직까지도 궁금하다.

 코도모노모리에 방문했던 시은이와 버스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간의 혼란으로 20여분 후에 시은이를 만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복잡한 우메다 지하상가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우메다 스카이빌딩으로 향했다. 공중정원에서 오사카 야경을 보면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다. 34일의 오사카 교토 여행을 돌아보는 여유 있는 시간을 가졌다.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다 일본에서 오리지날 라멘을 맛보고자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렇게 쓰러져 오사카 마지막 밤을 보냈다.

 

 

 

 

 

4일차 2017224일 화요일

 

 일본에 와서 라멘을 안먹어 볼 수는 없다. 아침 1030분 비행기라 다른 일정을 잡을 수가 없었다. 시은이와 함께 라멘을 먹기 위해 아침 일찍 나섰다. 대부분의 라멘집이 24시간 운영하기에 미리 정해놓은 라멘집으로 향했다. 라면의 맛은 집마다 재료마다 다르다고 하지만 이제 일본 라멘도 익숙한 맛이 되어버렸다. 면요리를 좋아하다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일본라멘집이 눈에 띄면 몇 번 먹어보았기에 오늘 먹은 라멘이 색다르지는 않았다. 일본 현지인들이 많은 것을 보니 맛집은 맛집인가보다.

 8시에 숙소에서 출발하기로 했기에 서둘러서 기념품을 구입하고자 돈키호테로 향했다. 여행기념품으로 과자나 간식거리를 구입하기에 가장 적당한곳 가격도 저렴한 24시간 영업하는 돈키호테로 향했다. 키켓 녹차초코릿과 5가지 맛의 쌀과자를 몇 봉지씩 샀다. 외국으로 여행을 가서 기념품은 간단한 간식거리를 주로 구입한다. 공예품이나 공산품을 구입하고 나면 항상 구석에 쌓여있는 경험으로 보아 역시 기념품은 간단한 간식거리가 최고이다.

 

 

 3일동안 사용했던 숙소를 대충 정리했다. 숙소에서 제공된 무선 와이파이가 있었는데, 숙소뿐만 아니라 여행내내 들고 다녀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은데, 그 사실을 짐을 싸면서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포켓파이와 비슷한 것이었는데 충전만 되면 들고 나갔어도 되는데...

 간사이 철도를 이용해 공항으로 향했다. 입국할때는 어두운 밤에 이동해 밖의 풍경을 볼수 없었는데 오늘은 날씨도 좋아 밖의 풍경이 보인다. 일본의 맑고 푸른 하늘이 부럽다고 생각했다. 요즘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가 더욱 심해져서 인지 일본의 날씨가 더욱 부럽게 느껴졌다.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티켓을 발권하고 보안검색 출국 심사를 받는데 줄이 길다. 일본 입국할 때는 몰랐는데, 간사이공항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면세점의 규모도 작다. 인천공항의 규모나 시설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말이 실남났다. 인천공항의 연결 문제 때문에 10분 늦게 출발했다.

 

 일본여행은 질식적으로 첫 여행이었다. 그러나 처음이 아니라 이미 여러 번 방문한 나라 방문한 도시 같은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친절한 일본인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식과 문화가 우리와 비슷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

 34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오사카 교토의 면면을 살펴보는 좋은 계기가 된 여행이었다. 앞으로 자주 오게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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