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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Tours

라오스 여행기

by 福이와요 2015. 3. 1.

세상에서 제일 착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라오스 여행기(2015.1.20~2.2)

2015년 1월 20일 (화) 1일째 인천->위앙짠(비엔티엔)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싼짐을 들고 인천으로 향한다. 인천공항 주차료가 적지 않기에 차를 인천 연수동 어머님 댁에 주차를 하고 인천 시내버스로 이동한다. 다음 지도 교통정보를 보고 버스도착 5분전에 집에서 출발한다. 한겨울에 여름 신발을 신고 버스를 탄다. 2정거장 이동 후 공항 가는 좌석버스로 환승하면 바로 공항대교를 지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참 편리하고 좋다. 전에 태국캄보디아를 갈 때는 인천 부평 집에서 출발해서 편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렸었는데, 버스를 갈아타지만 이곳 연수동에서 이동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좋다. 외국 여행하는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공항 도착후 간단한 식사를 했다. 게이트 내 면세점에서는 음식도 많지 않고 가격만 비싼데, 출국심사 전에 1층 주차타워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이곳이 음식종류가 다양하고 맛도 좋은 것 같았다.
  항공기는 예정보다 40여분 늦게 이륙했다. 도착시간이 밤 늦은 시간인데 더욱 늦어지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다. 항공기에 탑승했느데 뒤좌석 단체여행객 때문에 소란스럽다. 계속 술을 마시며 소란스럽고, 신발을 벋고 내좌석 팔걸이에 발을 올린다. 뒤돌아서 발을 내려달라고 말을 했다. 비행기 이륙후 조용해졌는데 이후에 보니 다른 좌석 일행근처로 가서 거기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라오스를 여행하기로 한 것은 전에 같이 근무했던 이임순 선생님의 추천으로 시작되었다. 중국 서남부 쿤밍으로 들어가 육로를 통해 라오스를 둘러보고 위앙짠(비엔티엔)으로 출국하는 코스였는데, 왕복항공이 아니기에 항공료가 비싸고, 버스이동경로가 너무 길기 때문에 국내에서 직항으로 들어가는 진에어를 타고, 위앙짠 in-out으로 결정했다. 시기가 성수기인 만큼 서둘러 항공권을 구입했는데도 특가보다는 조금 비싼 1인당 55만원(1매50만원, 2매55만원, 1매60만원) 정도로 항공권을 구했다. 지난 여름 TV '꽃보다 청춘‘이란 프로그램에서 라오스를 방영했는데, 라오스의 인기는 대단한 것 같았다. 몇일 후 80만원 정도하는 항공권도 금새 매진되었다. TV방영이후 라오스가 많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서둘러 라오스를 가게된 계기도 되었다. 유일한 라오스 가이드북인 프랜즈 라오스를 구입하고, 유튜브를 통해 라오스 관련 동영상을 보았다.
  라오스는 특별한 문화유적이 없다. 역사적으로 전통이 깊은 나라도 아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즈가 인정한 가볼 만한 여행지 1위로 선정되었고, 아시아권 여행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숨겨진 보석처럼 여겨지던 곳이다. 관광을 하려면 태국에 가고, 유적을 보려면 캄보디아에 가고, ‘사람을 만나려면 라오스에 가라’. 여행을 준비하면서 라오스 여행 책이나 블로그를 통해서 수없이 많이 듣고 읽은 내용이다. 그래서 여정도 단체여행 일정보다 도시별 1박을 추가해서 여유있는 여행 계획을 잡았다. 그렇게 라오스 여행은 시작되었다.

  저가항공 진에서는 좌석이 너무 좁다. 5~6시간의 비행시간에 많이 힘들고 지치는 비행이었다. 태국으로 가는 제주항공에 비해 많이 불편했던 기억으로 남는다. 비행기가 1시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12시가 넘어서 Agoda.com에서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리셉션에 있는 직원이 전혀 영어를 하지 못한다. 주인과 전화통화를 통해 어렵게 체크인 할 수 있었다. 늦은 도착시간 때문에 미리 예약하고 왔는데 도로 한복판에 있고 시설도 좋지 않았다. 가격도 Agoda.com예약이 현지에서 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늦은 잠을 청하는데 갑자기 모기가 윙하고 날아다닌다. 한겨울에 만나는 모기 반갑다.ㅋㅋ

 

 

 


2015년 1월 21일 (수) 2일째 위앙짠-왕위앙(방비엥)

  라오스 여행 첫날을 맞이했다. 새벽에 일어나 잠자는 가족을 놔두고 숙소를 나와 메콩강을 바라본다. 강너머 태국땅이 보인다. 이곳 위앙짠의 거리는 태국의 카오산로드와 비슷한 분위기이다. 저녁이면 사람들로 북적였을 법한 거리가 한가하다. 야시장 앞 사원(왓짠)을 둘러본다. 화단에 물을 주던 스님이 미소지으며 ‘싸바이디’라고 한다. 여행내내 너무나도 익숙해진 ‘싸바이디’ 너무나 정겹다.
  숙소로 들어와 숙소앞 은행에 들러 환전을 했다. 이곳 라오스에서 제일 저렴하게 환전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라오스 첫여행은 이곳이 아니라 왕위앙으로 잡았기에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터미널로 이동했다. 지도로 보니 멀지 않은 곳이기에 걸어서 터미널로 이동했다. 걸으면서 라오스의 거리 분위기도 익힐 겸 1.5km되는 길이를 무거운 배낭을 매고 걸었다. 서너개의 사원을 지나고, 대통령 궁을 지나 타랏싸오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9시30분 버스 출발 시간을 확인하고, 라오인들이 많은 터미널 앞 국수집으로 들어 가서 국수를 시켜먹었다. 맛있다. 어른뿐만 아니라 하은이 시은이도 맛있게 먹는다. 왕위앙을 간다고 하니 일장기가 그려져 있는 녹색 버스를 타라고 한다. 이것은 일본에서 지원해준 시내버스로 알고 있는데, 아무튼 타라고 하니까 탄다. 곧 버스는 출발했다. 옆자리에 타고 있던 독일인과 인사를 나눈다. 그런데 버스안에서 갑자기 썬그라스를 놓고 온 것을 기억해냈다. 몇 년전 면세점에서 200달러 넘게 주고 산 것인데... 다시 돌아갈 수 도 없는 상황이었다. 큰맘 먹고 장만한 것인데,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말하지 않기로 했다. 속으로 무척 아까웠다. 돈보다도 나에게 어울리는 썬그라스가 많지 않은데 그나마 제일 잘 어울리는 것이어서 더욱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썬글라스를 열흘 만에 찾았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버스가 30분 이동하더니 사람들이 다 내린다. 이 버스는 시내버스가 맞다. 왕위앙을 가는 버스가 아니라, 북부버스터미널에 가는 버스였다. 북부터미널에서 차를 갈아타야 하는 것이었다. 버스요금도 지불(1인당 5000킵)했는데 이곳 라오스의 화폐에 익숙하지 않는 상태에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여러 사람들이 안내해준 미니밴(스타렉스)이 보인다. 첫이동은 거리도 짧아서 라오인들이 이용하는 로컬버스를 타보려고 했던 계획은 이렇게 물거품이 되었다. 지나가는 낡고 허름한 에어컨도 없는 버스를 보며.. 저 버스를 타야하는데 라며.. 가족들에게 아쉬움을 말한다.
  시내버스에서 만난 독일인(Andre Bo)도 우리와 같이 미니밴을 타고 이동했다. 왕위앙 도착 후 같이 점심식사(왕위앙 아레나식당)를 했다. 광고업을 하는 친구를 도와 라오스에서 한달 간 일을 하다가 출국하기 전 라오스 여행을 한다고 했다. 사진 영상을 전공했는데 우리가족 사진을 열심히 찍는다.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사진을 나누기로 약속했다.
  왕위앙의 거리가 익숙하게 느껴진다. 조그마한 소도시 이기도 하지만 동영상에서 보았던 모습들이라 익숙한 것 같다. 숙소를 잡았다. 누군가 블로그에서 숙소잡는 요령으로 ‘먼저 세곳을 둘러본다. 그중에 가장 맘에 드는 곳 들어간다.’ 나도 이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두곳 둘러보고 그냥 정한다. 도몬 게스트 하우스(바나나식당 옆)에 체크인 후 와이파이를 통해 Agoda와 가격을 비교해 본다. 같은 방인데 현지 가격이 더 싸다.
  샤워를 하고 방비엥 거리 분위기도 익힐 겸 거리를 걷는다. 멀리 펼쳐진 석회암 지역의 경관이 정말 아름답다. 방비엥은 정말로 작은 도시다. 사원에 들러 잠시 쉬었다가 길거리 음식도 먹어보고 거리에서 맥주도 한잔하며 여유롭게 걷는다. 저멀리 풍선이 띄어지고, 석양의 남송(송강)를 바라보며 분위기에 흠뻑 취해본다.
  마사지를 받았다. 일인당 60,000킵으로 현지물가로 적지 않은 돈이라 생각했다. 세명이 받았다. 태국마사지가 체계적이고 강한 마사지라면 이곳 라오스는 무언가 부족한 듯하지만, 피로를 풀어주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다음에 다시 올 생각으로 팁을 주면 서비스가 좋아지겠지 하는 맘으로 팁을 줬다. 아내도 왠일인지 동의를 한다.
  저녁을 먹기위해 이곳 저곳 찾아다닌다. 낮에 도착했을 때 별로 없던 사람들이 이제는 도로가 사람들로 가득찼다. 방송의 영향인지 사람들이 정말로 많다. 대분분이 한국사람이다. 동네 시장에 온 기분이랄까. TripAdvisor 앱을 통해 내일 코스를 점검해 본다. 블루라군을 검색해보니 한국 단체관광객들에 대한 불만을 올린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갔다. 전에 인천에서 근무할 때 함께 지낸 김영성 김영애 부부와 만났다. 세상 좁다. (다음 날 반가운 사람과 또 만난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낮에 만난 독일인이 식사를 하고 있는 우리를 보고 들어와 인사를 한다. 헬멧을 쓰고 있다. 오토바이를 빌려타고 블루라군에 다녀왔다고 한다. 상당히 고무된 표정으로 흥분해서 말한다. 너무 좋다고...


 

2015년 1월 22일 (목) 3일째 왕위앙(방비엥)

  우리가 묵은 숙소(도몬게스트하우스)는 외부 창문이 없는 방이다. 다인실을 얻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아침에 해갈 들지는 않지만 일찍 잠을 깼다. 여행을 오면 항상 긴장을 해서인지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에서 깬다.
  하은이가 탈수 있는 작은 자전거가 있는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3개는 핸들앞에 바구니가 있는 일반 자전거를 빌리고, 하은이는 기어가 있는 작은 자전거를 빌렸다. 아침식사는 자전거 대여점 앞에 있는 샌드위치를 먹었다.
  자전거를 타고 통행료를 받는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 본격적으로 자전거 여행은 시작되었다. 먼지가 심해 자전거는 불편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하은이가 작은 자전거에 반하고, 걷는 것보다는 좋을 것 같아서 자전거로 블루라군, 탐칸 동굴로 출발했다. 그러나 자전거여행은 먼지가 문제가 아니었다. 비포장도로에 깔린 자갈길이 문제였다. 어른이 타기에도 힘든 자갈길이었다. 엉덩이는 금새 얼얼해지고 울퉁불퉁 자갈길에 핸들은 흔들흔들 하면서... 하은이는 자전거를 타지 않고 끌고 가겠다고 한다. 결국 하은이는 눈물을 흘렸다. 천천히 쉬어가면서 2시간 정도 걸려 블루라군에 도착했다. 우리랑 같은 시간대에 다리에서 출발했던 걸어가던 외국인은 결국 보지 못했으니, 걷는 것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이다. 그렇지만 블루라군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 멋지고 아름다웠다. 느리게 움직이며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다.
  블루라군에 도착하자마자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석회암이 녹아들어가 에메랄드 빛을 내는 탁한 물이다. 깊이를 알아보기 위해 잠수를 해보았으나, 도저히 바닥을 찍을 수 없었다. 주변 사람들 말에 의하면 5m정도의 깊이란다. 넓지 않은 폭에 5m이상 깊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결코 낮은 수심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나무에 올라가 점프를 하고, 외줄 점프도 하고, 수중 그네도 탄다. 나는 나무에 올라 점프는 하지 않았지만 하루종일 놀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어제 저녁에 이곳에 다녀온 독일인 Andre Bo가 흥분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구명조끼를 빌려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국수 하나, 볶음밥 하나. 음식이 짜고 가격만 비쌌다. 그렇지만 물놀이로 배고픈 시은 하은은 잘 먹는다. 점심식사 후 소화를 시킬 겸 수영복 차림으로 탐 푸캄 동굴로 향했다. 입구에서 헤드렌턴 대여를 해준다. 하나당 만낍을 달라고 한다. 비싼 것 같다. 별 필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가져온 렌턴 두 개가 있어 2개만 빌렸다. 그러나 동굴에 들어가보니 렌턴은 각자 한 개씩 필요했다. 렌턴이 없었으면 깊이 들어가 보기 어려웠을 것 같았다. 동굴 내부에 모셔져 있는 와불에 빛쳐진 햇빛은 신성함을 더해준다.
  오후에도 물놀이를 하며 여유롭게 보내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방비엥으로 향했다. 돌아오면서 보니 블루라군이 방비엥 보다 조금 높은 곳에 있어서, 돌아올 때는 거의 내리막길이었다. 하은이도 밝은 표정으로 신나게 그리고 쉽게 돌아왔다. 주변사람들이 자전거가 힘들다고 하지만 툭툭이나, 오토바이라면 느낄 수 없는 신나는 경험이었다.
  이틀을 묵은 숙소가 다인실 예약이 있어서 방을 비워달라고 한다. 헐~ 귀찮은 일이 생겼다. 주인이 자기 동생이라며 강 건너 숙소를 추천한다. 큰방은 없고 작은 방 두 개를 같은 값으로 묵으라고 한다.
  저녁식사를 어디서 하나 고민했다. 어제 점심에 먹은 아레나 식당은 가격이 비싸고, 저녁에 먹은 국수집은 가격은 저렴했으나, 맛은 좀 떨어지고, 결국 하은이 의견을 들어 아레나 식당으로 향했다. 아레나 식당 음식은 양도 많고 깔끔한 맛이 좋았다. 그런데, 주문한 음식이 누락되어 한 가지 음식이 늦게 나왔다.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 마다 네 개의 숟가락으로 흡입하는 모습이 다소 부끄럽기도 했다. 주변 외국인들이 봤다면 참 신기한 모습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늦게 나온 마지막 음식도 비우고 밖으로 향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 팬케익 로띠를 사먹었다. 배가 불러 별로 입맛 당기지는 않았으나 먹어보니 매우 맛있다. 순식간에 해치워 버린다. 라오스에서 먹은 간식 중 최고의 간식이었다.

 

 


2015년 1월 23일 (금) 4일째 왕위앙(방비엥)

  방비엥 1일투어를 시작했던 트럭이 픽업을 나왔다. 우리가족이 제일 먼저 탑승했고, 필란드여성 한명, 한국대학생 2명, 그리고 선글라스를 쓴 한국아저씨 한분이 탑승한다. 안쪽에 앉아있던 아내가 방금 탑승한 사람을 보며 인사를 나누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요?’ ‘저두여’한다. 아는 사람 만났나 했는데, ‘연예인 이시죠?’ 하니 ‘아니요’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TV에서 많이 본 사람이다. 연예인이 맞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히 많이 본 사람이다. 이렇게 일일투어에 같은 팀으로 만나다니 정말 반갑고 신기했다. 이후에 동유럽(아마도 에스토니아)아가씨 2명이 탑승을 했다.
  첫 번째 코스는 방비엥 북쪽으로 14km 떨어져 있는 탐낭(워터 케이브)로 향했다. 다리와 논두렁길을 지나 동굴입구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물론 70~80%정도가 한국 사람이었다. 튜브를 타고 헤드렌턴을 이용해 동굴을 탐험하는 코스이다. 입구부터 로프를 잡고 안으로 들어간다. 일부구간은 수심이 낮아 걸어가기도 하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온수와 냉수가 엇갈리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신기롭기 흥미로운 체험이었다.
  동굴탐험 후 코스에 포함된 점심식사(센드위치와 볶음밥)를 한다. 함께 인연이 된 사람들 서로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했다. 점심식사 후 화장실에 가는데, 인천에서 같이 근무했던 김은주 선생님을 만났다. 나와 아내도 서로 잘알고 있는 사이라 무척 반가웠다. 어제에 이어서 또 다시 아는 사람을 만나다니 세상 참 좁다고 생각했다.
  주변에 대학생들이 단체로 여행을 왔는데 우리팀의 연예인 아저씨를 보고 아는 척 한다. 이름이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서 탐쌍(코끼로 동굴)에 방문했을 때 정중히 성함을 물어봤다. 박찬환 이라고 말해주신다. 아직 미혼이며 여행을 좋아해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했다고 한다. 이곳 라오스도 20년전에 방문했었는데 한비야씨 추천으로 이곳에 왔었다고 한다. 정말 여행을 좋아하셔서 촬영이 없으면 수시로 여행을 다닌다고 한다. 주변 외국인들과도 다양한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정말 여행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숙소에 돌아와 검색을 해보니 60이 다 되가는 나이라고 한다. 40대 후반정도로 봤는데.. 한때 동안 연예인 많이 검색되기도 했다고 한다. KBS 배우 공채로 20여년간 배우생활을 했으며, 주연배우는 아니지만 굵직한 역을 맡아하는 중견 탈렌트이다.
  탐쌍을 둘러보고, 트럭을 타고 강 하류로 내려와서, 카약킹을 시작했다. 탐쌍에서 바로 카약킹을 시작하기도 하지만 코스가 길면 힘들 것 같았는데 다행이다. 나랑 하은이랑 같이 타고 투어 가이드가 우리랑 같이 카약킹을 했다. 먼저 카약킹했던 사람이 힘들다고 하길레 카약킹 보다는 튜빙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 짧은 코스로 하다보니 별로 힘들지 않고 좋았다.
  카약을 타고 내려오다가 중간에 바 비슷한 식당에서 휴식을 했다. 어떤 이는 한손에 맥주를 들고 마시고, 다른 이는 농구를 하고, 또 다른 이는 해먹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라오스의 여행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희한한 소리를 내는 구관조 종류 새의 재롱도 보면서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다 다시 출발했다. 이게 라오스 여행의 묘미라고 할까 몇 해전에만 해도 이런 식당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두세 곳 만 남겨두고 모두 철거해 버렸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술을 마시고 물에 들어가 많이 이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정부에서 모두 철거해 버렸다고 한다.
  카약을 타고 내려오면서 스피드 경쟁을 했다. 나와 가이드가 호흡이 맞아 다른 사람들보다 상당히 빨랐다. 일행보다 한참을 앞질러 오다보니 갑자기 물속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생겨 카약에서 뛰어들어 수영을 했다. 생각보다 일일 투어가 일찍 끝났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신나고 재미있는 일일투어였다.
  일일투어를 마치고 바나나 팬케익(로띠)를 먹었다. 짐을 들고 어제 예약한 다른 숙소(Riverside backpackers Guesthouse)에 체크인 했다. 그런데 어제 묵은 숙소보다 훨씬 좋다. 하나만 있어도 네 식구 모두 묵을 정도로 방도 크고 깨끗하고 좋았다. 나무다리를 건너와서 조용하고 밝은 분위기가 너무나 맘에 들었다. ...물론 술에 만취해 새벽 내내 떠드는 사람들과 닭 울음소리에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요금차이가 많이 나서 여러군데 둘러보고 저렴한 곳으로 루앙프라방 가는 미니밴을 예약하고, 마사지를 받았다. 전에 마사지 한사람을 찾았지만, 다른 사람이 왔다. 시은이가 가장 어린 사람한테 받았는데 나이를 물어보니 시은이와 같은 나이였다. 왠지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어린나이에 힘들 일을 하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방비엥을 대표하는 바나나레스토랑(TV바)에서 저녁을 먹었다. 별로 친절하지도 않았고 맛도 썩 뛰어나지 않았다. 명성에 비해 별루... 저녁식사 후 역시 로띠를 먹었다. 다른 곳에서도 로띠를 먹어봤지만 팰리스 호텔앞에서 먹은 로띠가 최고였다. 거기서 비엔티엔에서 여행사를 하는 P쪼 사장님이 많은 자료를 제공해주셨다. 방콕에서 여행사를 하다고 비엔티엔에서 여행사를 운영한다고 한다. 라오스 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데, 태국말과 비슷해서 별로 어렵지 않게 배웠다고 한다. 루앙프라방 툭툭기사도 소개시켜주신다. 라오스에 살아서 그런지 친절이 몸에 베었나... 아무튼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셨다.

 

 

 

 

 


2015년 1월 24일 (토) 5일째 왕위앙(방비엥)-루앙파방

  8시 30분 미니밴을 탑승했다. 좀더 크고 편안한 도요타 밴을 기대했는데, 역시나 스타렉스가 온다. 우리나라에 있었던 구형 스타렉스는 여기 라오스에 다 모여 있는가 보다. 차가 매우 낡았다. 뒤 유리창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무엇보다 매연이 심각하게 뒷 자석으로 들어온다. 맨뒤열에 앉았던 우리가족은 매우 힘들었다. 앞에 앉아있던 덩치큰 외국인들은 정말 힘들고 어려워 보였다. 7~8시간을 가야하는데 매우 힘든 여정이다. 다행이 시은이 하은이는 덩치가 작아서 그나마 좀 편했다.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 가는 길은 매우 험한 산길이다. 심하게 굽은 도로이며 경사도 심하다. 도로 곳곳에 파인 곳도 많아 덜컹거리고 속도를 전혀 내지 못한다. 3~4시간을 가다 언덕에 있는 휴게소 식당에 서서 점심을 먹었다. 유료화장실(2천낍)도 사용하고 또 다시 출발. 역시 험한 산길을 넘는다. 이젠 잠도 오지 않는다.
  어렵게 루앙프라방 남부터미널에 도착했다. 툭툭기사들이 먼저 달려와 호객을 한다. 함께 온 일본 여자 여행자는 툭툭과 흥정을 하더니 그냥 걸어간다. 3km는 넘어보이는데 체력이 좋은가 보다. ㅋㅋ 우린 일인당 2만낍을 내고 시내로 이동했다. 야시장 앞에 내렸는데 벌써부터 야시장을 준비하는 것 같다.
  감으로 숙소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첫 번째 둘러보고, 두 번째 둘러본다. ..세 곳을 둘러 본 다음 제일 맘에 드는 곳으로 정할 생각으로.. 세 번째 숙소를 보려 하는데 대부분 Full이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그런가? 할 수 없이 두 곳 중 맘에 드는 첫 번째 숙소(텝파웡 Thephavong Guesthouse)로 체크인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 비싼요금(18만낍)에 체크인 했지만, 성수기 주말요금이라 그렇겠지 생각했다.
  만낍부페도 만오천낍으로 올랐다. 성수기요금인것인지 아니면 전체 물가가 오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으로 먹고싶은 것을 가득 담아서 배부르게 먹었다. 역시 비어라오도 한병하면서.. 식사를 마치고 야시장을 구경한다. 여기서 김은주 선생님을 다시 만났다. 얼마전 슬픈 소식도 전해듣고...
  숙소 바로 앞에 아침시장이 있는데, 시장입구에 있는 환전소가 루앙프라방에서는 환율이 제일 좋았다. 환율은 큰 차이는 없었지만 아무튼 이곳의 환전소가 제일 좋은 환율이었다. 여기서 메콩강 선착장으로 100m 정도 내려가다 왼편에 여행사가 있는데 이곳에서 버스 티켓팅하는 것이 가장 저렴했다. 수수료 5천낍 만 받고 모든 버스예약을 한다고 한다. 이곳이 제일 저렴하고 친절한 것 같아 소개해 본다.

 

 

2015년 1월 25일 (일) 6일째 루앙파방

  역시나 이곳도 아침기상 송으로 닭소리가 들린다. 탁발을 보기위해 5시30분에 밖으로 나왔다. 이미 몇몇 사람들이 나와 있다. 좀 더 가면 큰 사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루앙프라방 어느 곳에서나 탁발을 볼 수 있다기에 이곳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공양물품을 파는 아주머니가 계속 호객을 한다.  가격을 얼마 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공양 물품인데 값을 깍기도 뭐하고 해서 망설이는데, 아줌마가 두 개에 5만낍 달라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샀다. 사고 나서 바로 후회했다. 책에서도 거리에서 절대 구입하지 말라고 했는데, 실수한 것 같다. 차라리 스님들께 돈으로 공양할껄.. 라오스에서 본사람들 중 가장 쉽게 돈을 버는 사람들 같았다.
  6시가 넘어서 승복을 입은 스님 탁발 행열이 나타난다. 노승에서부터 앳된 동자승까지 행열이 이어진다. 관광상품화 되어버린 것 같은 탁발행렬은 그렇게 싱겁게 끝난 것 같았다. 그러나 이 탁발행렬은 아침시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현지인들을 만나면서 엄숙한 분위기가 나타난다. 깔끔히 차려입은 나이드 신 할머니의 진지한 모습이 나 또한 숙연해지게 만들었다.
  아이들은 숙소로 향하고 아내와 나는 아침시장을 구경했다.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이곳 시장에는 대부분 먹거리가 거래된다. 소소한 물건부터 핏물이 좔좔 흐르는 고기까지 당양한 모습의 먹거리를 볼 수 있었다. 우리도 여기에서 과일과 몇몇 음식을 장만하여 숙소로 돌아와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푸시산으로 향했다. 노을지는 모습이 멋지다고 하는데, 높은 곳에 올라가 루앙프라방을 전체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이곳을 먼저 오르기로 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사원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 남쪽 남쏭(쏭강)과 마을이 보이는 남쪽 외에는 별다른 전망이 보이지 않았다.
  푸시산을 내려와 왕궁박물관으로 향했다. 라오스는 관람시간이 철저하게 지켜지기 때문에 잘못하면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왕궁으로 먼저 향했다. 점심시간이라 문이 굳게 닫혀있어서 우리도 주변식당에서 국수를 먹고 왕궁을 관람했다. 라오스의 역사를 보면 전통 깊은 역사를 간직한 나라는 아닌 것 같다. 태국과 캄보디아와 접해있는 나라로 태국과 캄보디아의 역사와 함께 한다. 이곳 루앙프라방은 최고의 번성기(?) 란쌍왕국의 수도였는데, 태국(싸얌왕국)의 속국으로 있다가 베트남을 식민지화한 프랑스에 의해 식민지배를 받는다. 프랑스가 태국을 견제하고, 자신들의 식민지배를 정당화 하기 위해 이곳에 왕궁을 복원해주고, 이곳 루앙프라방도 프랑스식 도시로 발전시켜나가서 지금도 프랑스식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한다. 밝지 않은 역사 만큼 이곳 왕궁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왕궁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왕궁의 한편에 파방(프라방)이 모셔져 있는데, 이는 공개되지는 않는다. 파방은 90%의 순금으로 만들어진 불상인데 왕조의 정통성을 인정받는 중요한 불상이다. 이곳 루앙프라방의 도시이름도 씨앙통(황금도시)에서, 파방이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루앙파방(신성한황금불상도시)로 바뀌었을 만큼 신성시 하는 불상이다. 파방을 모시기 위해 호파방을 왕궁 입구에 화려하게 지어놓았다. 왕궁보다 화려한 건물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느리게 루앙프라방 도시를 걸으며, 쏭강 까페거리를 지나 왓 씨앙통(사원)으로 향했다. 왕의 즉위식이 열리던 왕궁 사원으로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열렸던 루앙프라방을 대표하는 중심사원으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대법전 벽화, 삶의 나무, 붉은 법당 등 예술적인 아름다움도 간직하고 있는 사원이다. 사원을 둘러보고 역시 느리게 걸으며 숙소로 향했다.
  숙소를 향해 걸어오다 바비큐 뷔페를 보았다. 일인당 6만낍, 어린이 3만낍. 가격은 좀 비싸지만 우리나라 고깃집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국수 볶음밥 만 먹던 우리가족의 구미를 당기는 식당이다. 숙소로 돌아와 므앙응오이를 가기위해 농키아우에 가는 미니밴을 예약하고 다시 메콩강변에 있는 리버사이드 바비큐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삼겹살 위주의 바비큐와 라오위스키(라오라오)를 마셨다. 40%알콜의 높은 도수로, 제조방법이 우리나라 안동소주와 유사하며 맛도 거의 비슷하다. 가격은 만낍. 맥주보다 저렴하다. 얼마전 안동에서 비싼 가격을 주고 사왔는데 이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니 신났다. 그러나 독한 술이다 보니 많이 마실 수 없었다. 작은병(300ml) 한병을 마셨는데 꽤 많이 취한 것 같았다. 독한 술이라 많이 마시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

 

 

 

 

 

 


2015년 1월 26일 (월) 7일째 루앙파방-농카아우-므앙응오이


  아침에 예약한 미니밴을 기다리는데, 이번에도 스타렉스다. 우리가족은 맨 뒷자리에 앉았다. 몇곳을 더 둘러 픽업을 했다. 그런데 정원이 12명인 미니밴에 14명을 태운다. 정원을 초과하고 장거리를 간다는 것은 매우 힘든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3인 좌석에 덩치큰 서양인 4명이 앉아있었다. 차가 출발하는데 어이없어 한다. 이대로 4시간을 이동한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 다행이 이차는 남부 터미널로 이동을 한다. 터미널 내려서 인원수에 맞추어 차량을 재배치 했다. 3대가 배차되었는데, 정확히 한명이 남는다. 기사가 한참을 헤메다 우리가족이 맨뒷자리에 4명 앉아서 가라고 하기에, 우리는 4명의 차비를 냈다고 하며 간단히 항의를 하고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네명이 앉아서 출발했다.
  3시간 가량 이동하여 Pak mong이라는 곳에서 멈춘다. 식당앞에 서는 것을 보니 점심을 먹으라고 하는 것 같다. 별로 생각이 없어서 가게에 보이는 빵을 사먹었다. 1시간 정도도 안걸릴 것 같은데 차는 출발하지 않고 한참 대기후에 출발을 했다. 이곳은 중국어 간판이 많이 보인다. 중국국경과 가까운 곳이다 보니 중국에서 내려온 소수민족이 많이 산다고 한다. 올라오는 길에 쏭강에 대형 공사를 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 눈에 들어왔는데 역시 이곳은 중국의 영향이 강하게 작용하는 지역임을 실감했다.
  농키아우 터미널에 도착해서 툭툭을 타고 보트터미널로 이동했다. 걸어가도 멀지 않은 거리지만 배시간이 가까워져 어쩔 수 없이 툭툭을 탔다. 일부러 Pak mong에서 시간을 끌었나.. 표를 끊고 배가 고파 선착장 앞에 있는 식당에서 볶음밥을 시켜먹었다.
  출발한 보트는 물살을 가르며 이동하는데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강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 어린나이에 물속에 잠수를 하며 무엇인가 채취하는 모습도 보인다. 세차게 흐르는 급류를 거슬러 보트가 올라가는 모습도 보인다.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이 멋지게 펼쳐진 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루앙프라방으로 돌아가는 길을 시간이 더 걸리고 비용이 비싸더라도 슬로보트를 타고 내려갈 계획이었다. (중국의 댐공사로 인하여 더 이상 농키아우->루앙프라방 보트는 운행되지 않음.)
  조그만 시골마을 오지인 므앙응오이에 도착했다. 가이드북에는 이곳은 ‘WIFI’가 전혀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보트에서 내리는데 ‘WIFI free’란 문구가 눈에 띤다. 하은이가 제일 좋아한다. 전기가 들어온 것도 2013년이라고 했는데 벌써 ‘WIFI’가 보급되었을 줄이야 사각상자로부터 자유로워질 기회가 사라졌다. 사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시은이 하은이는 틈만나면 컴퓨터와 폰을 들고 있다. 스마트폰이 여행자에게는 무척 편리한 도구인 것은 맞지만, 여행의 풍속도를 바꿔버린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사진을 폰으로 찍고, 열심히 톡질을 하고, 검색을 하고, 시간만 남으면 사각상자를 들여다 본다. 우리 아이들 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른, 아이, 인종, 국적 관계없이 들여 다 본다. 나도 마찬가지다. ㅋㅋㅋ  숙소를 잡기 위해 역시 세 곳의 게스트 하우스를 돌아보고, 첫 번째 숙소로 결정했다. 선택의 기준 역시 ‘WIFI가 잘 터지는 곳’이었다.
  숙소에서 내일 투어를 예약했다. 가벼운 트래킹과 소수민족 오지마을 방문으로 예약했다. 그런데 가격이 비싸다. 1인당 30$인 것을 깍아서 20$로 예약을 했다. 그래도 너무 비싼 것 같았다. 숙소에 있는 식당에서 낙조를 보며 저녁식사를 했다. 강물과 어울어진 카르스트 지형이 멋진 분위기를 자아낸다. 라오비어 맥주 맛도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린다.
  식사를 마치고 사원을 둘러본다. 시골에 있는 조그만 사원에 스님도 많지 않았다. 달이 떠서 별이 쏟아지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조용하고 한가한 동네에서 여유있게 시간을 즐기며 하루를 마감했다.

  

 

 

 

 

 


2015년 1월 27일 (화) 8일째 므앙응오이
  이곳의 아침은 매우 춥다. 이불도 두꺼운 이불을 사용하지만 추워서 다운자켓을 걸치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추워서 침대에서 나오기가 싫다. 역시 라오스 북부지방은 춥다고 하더니 생각보다 더 춥다. 이래서 낮에도 물놀이를 할 수 있을 런지..
  천천히 일어나 아침에 동네를 산책했다. 거리에서 파는 국수로 식사를 했다. 향신료가 들어있지만 입에 맞는다. 찰떡도 추가해서 먹었다. 우리나라 찰떡이다. 식구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추가로 구입해서 숙소로 향했다. 그런데 어린아이 셋이서 막대기를 가지고 신나게 놀고 있다. 싸바이디 라고 인사를 하니, 씩 웃어주며 싸바이디 라고 답례한다. 아이들의 천친난만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았다. 가장 작은 아이가 내가 손에 들고 있는 떡을 보고 손을 벌린다. 손에 쥐어주니 고맙다고 하며 달려간다.
  이곳 라오스 아이들은 남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다. 전에 어떤 아이가 손을 벌리니 옆에 있던 어른이 나무라는 것 같은 모습을 본적이 있는데, 이곳 사람들은 아이들에게도 이런 태도를 가르치는 것 같았다. 인도, 태국, 캄보디아에서 구걸하는 모습을 보며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하면 경제적으로 훨씬 어렵지만,  이 나라 사람들은 마음이 풍요로운 것 같았다.
  순박해보이는 일일가이드와 인사를 하고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상류로 올라갔다. 다운자켓을 입고 있는데도 춥다. 첫 번째 투어는 밀림 트랙킹이다. 열대 밀림을 직접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아바타에 나오는 나무들이 햇빛을 가려버렸다. 가이드에게 키큰 나무 이름을 물으니 모른단다. 바나나 숲도 지나고, 절벽에 기어오르는 원숭이들도 구경했다. 가이드가 원숭이 고기가 무척 맛있다고 한다. ‘녹케’라고 하는 꽃잎을 주웠다. 맛있는 요리의 재료라고 가이드가 말해준다. 가이드와 함께 열심히 주웠다.
  다시 보트를 타고 오지 마을로 향했다. 마치 셋트장처럼 지어진 집들이 한가롭고 멋져보였다. 홈스테이라는 팻말을 보고 하루밤 묵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친절하게 인사를 받아주는 주민들과 어린아이들.  한식당에 들러서 점심식사를 했다. 숙소에서 싸온 볶음밥 도시락에 밀림에서 주어온 녹케라고 하는 꽃잎 요리에 식사를 했다. 도식락과 반찬 맛은 없었지만 분위기 만큼은 최고의 식사였다. 할머니의 손자로 보이는 어린아기의 재롱도 보면서 한적한 마을에서 한참을 쉬었다. 6~7세 정도로 보이는 아이에게 한국에서 가져간 색연필을 선물로 건냈다. 라오스 사람들은 구걸은 절대하지 않지만, 선물을 받으면 배우 고마워하고, 아이에게도 반드시 ‘컵짜이’ 하라고 시킨다. 착한사람들이 많이 사는 나라..
  마을 끝자락에 있는 초등학교를 둘러본다. 아이들이 없어서 교실 내부에도 들어가 보았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칠판에 쓰여진 글들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이곳 라오스는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으로 반드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한다. 문맹을 퇴치하고 위해서 정부에서 강력하게 의무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가이드에게 우리가 교사라고 이야기 하자. 많은 관심을 보인다. 라오스 교사들은 월급을 적게(약30만원으로 기억) 받는다고 한다면서 우리의 월급을 물어본다.
  초등학교 구경 후 임도를 따라 걷는다. 개울가에 설치된 소형 발전기가 눈에 띈다. 지금은 전기가 들어왔지만, 전에는 이런 소형 발전기를 사용하려 전기를 썼다고 한다. 모퉁이를 돌아가니 산을 가로질러 커다란 도로가 보인다. 중국이 상류에 댐을 만들기 위해 건설한 도로라고 한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곳 상류에 댐이 만들어지만, 엄청난 환경변화가 일어날 것 같은데, 댐이 생기면 강물이 마를 것이라고 아내가 이야기 한다. 가이드도 댐 건설에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한다.
  두 번째 몽족마을에 도착했다. 소란스런 소리가 들리는데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음식과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결혼식 잔치라고 한다. 함께 참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취해있는 것 같았고, 특히 이곳의 분위기 때문에 선뜻 나설 수 없었다. 첫 번째 방문한 마을이 차분하고 셋트장처럼 정돈되고 깨끗했다면, 이곳 마을은 너무 지저분하고 냄새가 많이 났다. 저 멀리 오픈된 화장실 같은데서 응가를 하는 할머니도 봤는데 이곳은 정말 지저분하고 냄새가 많이 났다. 특히 잔치에 술취한 아저씨들이 다가와 호기심 있게 우리를 쳐다보는데 약간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어 마을을 서둘러 벗어났다.
  어제 투어 예약을 하며 수영을 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강변에 다다르자 이곳에서 수영을 하란다. 물은 깊지 않았으나, 물살이 너무 빠르다. 구명장비도 없고 해서 그저 몸을 적시는 정도로 하은이와 나만 간단히 짧게 물놀이를 했다. 아침에는 추운날씨가 한낮이 되자 더웠다. 그러나 물놀이는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우리와 함께한 가이드는 전문가이드가 아니라 길 안내자 정도 인 것 같다. 어업과 농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별도의 교육을 받지 않았고, 영어도 체계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고 한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순박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투어를 마쳤다. 좀 더 여유있게 둘러보고 올 것을 그랬다. 아무리 생각해도 투어가격이 너무 비싸다. ㅠㅠ
  므앙응오이 선착장 근처에 모래 사장이 눈에 들어왔다. 몇몇 외국인들이 맥주를 마시고 수영하며 놀고 있었다. 하은이와 같이 더 물놀이를 하기로 하고 보트에서 보았던 모래사장으로 향했다. 젊은 남자들이 물속에 뛰어놀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에 많은 맥주병도 눈에 띄었다. 많이 취한 것 같기도 했다. 별일 없어야 할텐데..  수심이 깊어 수영하지는 못하고 물에 몸을 적신 후 모래성 쌓으며 1시간 가량을 보냈다.
  아내와 동네 산책을 했다.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를 둘러본다. 오지마을에서 보았던 모습보다는 넓고 규모가 컸다. 보이는 길을 따라 좀더 걸어보니 하천이 나온다. 저 멀리 아주머니 한분이 목욕과 간단한 빨래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물놀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다가가본다. 그런데 물이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 물놀이 하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그렇게 더 걷다보니 동네에 이르렀고, 마을 끝에 있는 사원에서 흐르는 음악소리에 사원으로 향했다. 정해진 시간에 행해지는 의식인 것 같다. 북과 징 비슷한 것을 3명의 어린 스님들이 치고 있다. 가까이 다가갔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순간 내 눈이 의심되었다. 주변 관광객들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 헐~ 선글라스를 낀 스님이 있는 거기에 담배도 피우고 있다. 이것은 무슨 상황이지? 내 의식으로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모습이 연출되었다.
  이곳 므앙응오이에서 하루 일정 더 머물기로 했다. 르앙프라방이나 비엔티엔서 보다는 이곳에서 조용하고 편안하게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그러나 식사가 문제다. 큰도시에는 음식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괜찮은데 이곳은 식당이 몇곳 되지도 않고 음식도 맛이 없다. 특히 오늘 저녁에 먹은 리버사이드 식당은 라오스에서 먹은 최악의 음식이었다. 인도요리가 되고 특히 난이 있다고 하기에 기대하면서 주문을 했다. 시간도 엄청 오래 걸리고, 난도 밀가루 냄새가 났다. 우리가 기대한 입맛하고는 전혀 딴 맛이었다. 특히 커리에 들어있는 엄청난 MSG는 나의 속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정말 라오스 최악의 음식이었다.
  식사 전에 마을을 돌아볼 때 술병을 쌓아놓고 술을 마시는 동네 아주머니들을 봤는데, 그 아주머니들이 선착장에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춤도 추는 것 같았다. 동네 일부 아저씨 할머니들이 짜증을 내는 모습이 보였다. 숙소에 들어와서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질문을 하니 ‘아니란다. 그져 취했다’고 만 한다. 누구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어보였다. 여기도 아줌마 파워가 쎈가보다. ㅎㅎㅎ

 

 

 

 

 

 

 

 

 

 

 

 


2015년 1월 28일 (수) 9일째 므앙응오이
  어제 저녁에 먹은 최악의 식사로 인해 속이 불편했다. 아침에 시은이와 어제 먹은 국수를 먹으러 갔다. 이곳이 훨씬 좋다. MSG도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조그만 물고기를 넣고 끓인 육수가 진하고 맛도 좋았다. 시은이도 만족해 하며 국수를 먹었다.
  학교를 지나 주변마을 트랙킹을 갔다. 마을에서 찍은 안내 지도를 보고 찾아갔다. 가이드북에는 내용이 없어서 걱정했지만, 도로가 넓어서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물론 논길에서 약간 헤멘 것이 있지만, 소떼들도 만났다. 우리나라 농촌 모습과 유사한 들판을 지나 반나(또는 반하)에 도착하여 마을을 둘러보았다. 여기서도 마을 사람들은 싸바이디 한마디에 미소와 함께 인사를 받아주셨다.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주문했다. 살짝 들여다본 부엌에서 손녀가 불을 지펴가며 천천히 요리를 하고 있다. 친절하고 인상 좋은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 손녀. 그러나 음식 맛은 별루다. 배가고파 그럭저럭 먹을 줄 알았는데, 영 입맛이 아니다. 이곳 므앙응오이의 음식은 정말 별루다. 음식 때문에 더 이상 머물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식당에서 한참을 쉬며 동네 아이들 사진도 찍고, 동네풍경도 담아본다. 아이들이 뛰어놀다 우루루 몰려가기에 따라가 본다. 개울가에 도착하니 이미 다른 아이들과 어른들이 목욕을 하고 있다. 발가벗은 어린아이와 팬티만 입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하은이를 데리고 와서 같이 수영하라고 했는데, 좀 지전분한 물이 부담스러웠는지 들어가지 않는다. 사실 물이 맑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그 물로 목욕도 하고 양치질까지 한다.
  여유롭게 마을식당에서 쉬다가 다시 므앙응오이로 돌아오는 길에 동굴을 들어갔다. 짧지 않은 동굴을 둘러보고 나와서, 동굴입구에서 맑은 물이 흘러나온다. 물온도가 차갑지도 않고 좋다. 수심이 얕아서 하은이가 너무 좋아한다. 바로 물속에 들어가 신나게 논다. 물온도도 차갑지 않아서 하은이가 신나게 논다. 짧지 않은 시간 물놀이 하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목욕바가지를 들고 이곳으로 온다. 능숙하게 타올 치마 비슷한 것으로 옷을 벗고 목욕을 한다. 주변 남자들 신경쓰지 않는다. 이곳이 물이 제일 깨끗하고 동굴에서 나온 물이 미지근해서 동네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까지 와서 목욕을 하는 것 같다. 젓은 옷을 벗고 내 남방만 걸치고 기분이 Up되어서 하은가 춤을 추며 마을로 돌아왔다.
  골목에서 수레를 끌며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에게 싸바이디 인사하니, 미소로 화답한다. 음식맛을 제외하면 이곳 므앙응오이는 낙원처럼 느껴진다. 근데 먹는 것 이 문제다. 숙소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계란 후라이와 밥을 시켜서 간장소소에 밥을 비벼먹었다. 그나마 허기를 달래는 정도. 나는 역시 비어라오 한병을 주문한다. 처음 방비엥에서 비어라오를 마셨을 때에는 우리맥주보다 좀 씁쓰름한 맛이 났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비어라오의 맛에 빠져들었다. 다른 사람 블로그에서 비어라오를 극찬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비어라오 앞으로 계속 그리울 것 같다.

 

 

 

 

 

 

 

 

 


2015년 1월 29일 (목) 10일째 므앙응오이-농카아우-루앙파방
  아침에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나서, 므앙응오이 최고의 음식 노점 국수를 먹으로 갔다. 오늘은 온가족을 데리고, 첫날은 나혼자 먹고, 둘째날은 시은이와 나만 먹고, 결국 마지막 날은 온가족이 함께 먹었다. 현지인들이 주로 아침에 이용하는 식사이다. 저녁에는 팔지 않는 국수이다. 다른 지역에 비교하면 아주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곳에서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우리가 묵은 랏따나웡싸 게스트하우스는 초창기 부모님들이 홈스테이를 운영하다 지금은 두 개의 게스트하우스를 지어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닮지 않은 두형제가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2박 3일의 일정을 뒤로 하고, 기회가 되면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인사를 건네고 보트를 타고 농키아우로 향했다. 오늘 이곳을 나가는 사람이 매우 많았다. 배가 세대나 운영하였다. 들어올 때는 한 대 뿐이었는데, 많은 사람이 농키아우로 이동하고 있었다.
  농키아우에 도착해서 걸어서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눈에 띤다. 좀더 걸어가니 학교가 보인다. 많이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있다. 선생님들도 보인다. 무슨 제식훈련을 하는 수업같이 보였다. 조그만 시골 마을 인 것 같은데 학생들이 상당히 많아 보인다. 학교 앞 문방구 매점 같은데서 튀김을 사서 먹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은 것 같았다.
  터미널에 도착 후 티켓팅을 했다. 그런데 티켓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아내가 요금이 일인당 5만5천낍으로 알고 25만낍을 줬는데, 티켓 판매원(나이가 꽤 많아 보이는)이 4만낍 썽터우 티켓을 네장 주고 4만낍을 돌려준 것이다. 뒤늦게 사실을 알고 아내가 항의를 하는데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목소리가 높아졌다. 티케 판매원은 20만낍만 받았다고 하면서 화를 내면서 티켓 안판단는 제스쳐를 한다. 결국 내가 말리고 사태는 정리되었다. 우리는 졸지에 썽터우(트럭개조버스)를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가게 되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되었다. 지금 까지 겪어온 라오스 사람들을 보면 티켓 판매원이 일부러 속인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았다. 착오가 있었을 뿐 절대 의도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화내는 라오스 사람은 처음 봤고, 이후에도 보지 못했다.
  썽터우를 타고 4시간 동안 이동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오히리 이런 경험을 한 것이 더 좋았다. 티켓 판매원한테 고마워해야 하나.. 늦게 버스에 올라타서 불편한 자리에 앉아갈 형편이었는데, 시은이 하은이 자리를 양보해주는 시은이 또래의 스님들과 함께 미소로 인사를 나누고, 멀미를 하시는 할머니 등도 두드려 드리고, 결정적으로 자연화장실도 사용해보고..  도로이동 중 갑자기 버스를 세운다. 그러면서 화장실 이용하란다. 공중화장실은 없고 적당히 이용하란다. 현지 여자 분들은 그냥 편하게 볼일을 본다. 외국인과 우리 가족은 숲속을 뚫고 들어가 일을 보고 나온다. ㅋㅋ
  북부터미널에 도착해서 툭툭을 타고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전에 묵었던 숙소로 향했다. 주인 할아버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가격이 16만낍이라고 한다. 같은 방을 므앙응오이 가기전에는 18만낍에 이틀 묵었는데, 주말가격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므앙응오이에서의 부실한 식사에 슬리핑버스 예약을 하고, 리버사이드 고기부페로 향했다. 우리가족이 두 번째 손님이다. 다른 고기는 손도 안되고 삼겹살 만 구워먹었다. 삽격살을 눈치보지 않고 흡입하듯이 먹었다. 본전 뽑았다.
  다시 찾은 야시장에서 수제 손가방을 2개 구입했다. 아내는 저렴하다며 너무 만족스러워 한다. 너무 싸고 이쁘다고 좋아한다. 결국 다시 돌아가 거기에 있는 나머지 11개를 모두 사왔다. 라오스에서는 가격 흥정이 거의 없이 거래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곳 야시장은 관광시장이라 그런지 흥정이 이루어진다. 처음 제시 가격에서 50% DC 가격을 요청하면 거래가 이루어진다. 흥정을 하는 손님이나 상인들 사이에서 불쾌한 모습들을 다른 나라에서는 여러번 보았으나, 이곳 사람들은 흥정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절대 불쾌한 표정을 짓지 않는다. 물건만 만지작거리고 가격만 깍아놓고 그냥가면 불쾌할 만 한다. 이곳 사람들은 절대 그런 표정을 짓지 않는다. 정말 착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나라 라오스.
  

 

 

2015년 1월 30일 (금) 11일째 루앙파방-비엔티엔(야간버스)
  지난번 탁발은 뭔가 부족해 보였다. 유쾌하지 않은 경험도 있고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서 큰 사원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사원도 많이 모여 있지만 관광객도 많이 모여 있다. 한국관광객과 중국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전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요즘 중국인들의 규모는 엄청나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관광지에서 중국어 안내방송이 나온다고 한다. 쇼핑금액도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도 중국인들이 많은 사업을 벌인다고 한다.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통하는 길목이기에 많은 부분에서 이권을 위해 투자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남쏭 상류의 댐건설도 같은 맥락인 것 같았다. 파헤쳐지는 라오스 영토, 좋은 상상만은 아닌 것 같다.
 탁발행렬이 이어진다. 인포메이션센터 앞에서 보았던 행렬과는 규모가 다르다. TV에서 보았던 긴 행렬을 여기에서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주변에서 한국가이드가 설명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곳에서 탁발행렬도 곧 사라질 위기란다. 관광 상품화가 문제가 아니라, 현지인들의 탁발 공양이 고령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젊은 사람들은 참여가 끊겨가는 추세라 언제 탁발 공양이 없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탁발 행렬이 끝나고 한가해진 거리를 걷는다.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아 프랑스식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있다. 일제 해방이후 우리나라에도 많은 일본식 건물이 남아있던 것처럼 식민지 시대의 잔재로 남아 아름답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왓마이 사원 벤치에 앉아 주변을 바라보다 바로 옆에 생긴 아침시장을 둘러보았다. 직접기른 야채나 열매를 판매하는 소규모 노점들이 생겨났으며,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아침시장이다. 아침시장을 지나 식료품 시장을 지난다. 출출해서 국수를 판매하는 식당에 들어가 국수를 먹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모든 향신료에 적응(매운 것은 빼고)했는지 맛있다. 옆에 앉은 다른 한국인이 말하는데, 이곳이 꽃보다 청춘에서 국수를 먹었던 곳이라고 한다.
  오늘은 루앙프라방 마직막 날 밤 버스를 타고 비엔티엔으로 이동한다. 야간 버스라 늦게 일어나 숙소에 짐을 맡기고 꽝시폭포로 가기위해 밖으로 나왔다. 근처에 매콩강 선착장근처에서 툭툭을 보고 흥정을 한다. 생각했던 금액까지 흥정이 되지 않아 주도로로 나와서 툭툭과 흥정했다. 이곳에서 꽝시폭포를 가기 위한 사람이 많아서 인지 원하는 금액에 쉽게 흥정이 끝나서 동행할 일행을 기다렸다.
  곧이어 두명의 차에 탄다. 키가 무척 큰 여자와 남자이다. 말투가 러시아쪽 같았는데 간단히 인사를 하니 프랑스인이다. 아내가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프랑스 배운 나를 놀린다. 그러면서 프랑스인에게 그말을 한다. 나 프랑스어 잘했다고 자랑했었는데.. 순간 ‘마담뮤슈 봉주류. 메르씨 보꾸. 께스끄 쎄’라고 하며 웃어넘긴다. 이어서 차에 걸려있는 한글이 적혀있는 수건을 보고, 한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물론 아내가.. 많은 외국인들이 한글을 중국 한자와 같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글의 구조와 표음문자에 대하여 설명했다. 한국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쉽게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는 말을 하자 더욱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한글 홍보대사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트럭버스를 타고 꽝시폭포로 향했다. 여러개의 하천을 지나는데, 나무로 된 다리를 건넌다. 내려서 사진한장 찍고 싶을 정도로 묘한 멋이 있었다. 꽝시폭포는 추워서 아침에는 수영할 수 없다고 해서 점심먹고 낮시간에 도착했다. 12시 경에 꽝시주차장에 도착했다. 동행한 일행들과 4시간 후에 출발하기로 했다. 기사는 2시간 정도 요청했는데, 4시간 후에 만나기로 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했다. 안에 음식점이 있냐고 물으니 안쪽식당은 매우 비싸다고 한다. 근처의 식당에 들어가 샌드위치와 과일주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 곰 농장을 지나간다. 동아시아(우리나라, 중국)에서 곰을 학대하는 사진이 몇장 걸려있고, 울타리 안에서 곰들이 자유롭게 재롱을 부린다. 아시아에서 멋진 폭포로 꼽힌다는 꽝시폭포를 기대를 가지고 본다. 그러나 처음 접한 폭포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옥색의 물빛과 수영하는 모습이 어우러진 모습은 좋았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않았다. 그런데 상류로 올라가니 오히려 기대했던 모습보다 더욱 아름다웠다. 지금까지 내가 본 폭포 중에 서 제일 멋진 광경이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폭포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하고 급한 경사의 산을 기어 오른다. 정상에 올라가니 폭포로 떨어지기 직전의 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 나타난다. 떨어지는 폭포만 본 것이 아니라 이곳까지 올라온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폭포아래와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좋았다. 안내도는 없었는데, 위에서 근무하는 관리원이 설명해주어서 쉽게 내려올 수 있었다.
  폭포위에서 내려오는 길에 연예인을 또 만났다.(본인은 끝까지 아니라고 하는데..) 블루라군은 탈의실이 없어서 많이 불편했는데, 이곳은 탈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하은이와 나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물은 차가웠지만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다. 추워서 오래 못있는다고 들었는데, 꽤 오래 있어도 많이 추울 것 같지는 않았다. 깊이도 적당하고, 공간도 넓어서 블루라군 보다 물놀이하기는 더 좋은 것 같았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간단히 국수로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에서 짐을 찾아 예약한 여행사 앞에서 툭툭을 타고 터미널로 향했다. 국제버스와 장거리 버스가 운행되는 터미널로 남부터미널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약간을 기다리니 야간슬리핑 버스가 들어온다. 깨끗한 신형버스가 들어온다. 내부도 깔끔한 모습이 보인다. 미니밴의 힘든 추억들 때문인지 모든 사람들의 얼굴 표정에 흥분된 모습들이 보인다. 시은이 하은이도 신이났다.
  미니밴에 비하면 침대버스는 최고급 호텔급 같았다. 깨끗한 새차에 물과 간식과 식사(볶음국수)도 제공됐다. 차가 출발한다. 높은 자리에 위치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비행기를 탄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침대차는 많이 편하지 않았다. 처음 2시간 가량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는데 어느 순간 잠을 깼다. 직선 침대가 아니라, 허리부분이 약간 굽은 형태여서 허리도 아팠다. 길도 험해서 이후 계속 잠을 설쳤다. 중간에 차안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화장실 문이 고장나서 계속 열렸다. 화장실 바로 옆좌석에 있는 사람은 매우 짜증났을 것 같았다. 화장실 내부도 청결상태가 매우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하은이는 한번도 쉬지 않고 잘잤다고 한다.

 

 

 

 

 

 

 

 

 

 

 

 

 

 

2015년 1월 31일 (토) 12일째  비엔티엔
  예정보다 1시간 빠르게 비엔티엔 북부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가 내리자 많은 툭툭기사들이 호객을 한다. 이미 한번 와본 터미널이기에 툭툭이 아니라 시내버스를 이용하기로 했기에 툭툭기사의 호객행위를 무시한다. 일인당 4만낍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을 들었는데, 우리가 관심없어 하자 2만낍 달라고 한다. 시티버스를 탈거라고 했다. 잠시 후 녹색 일장기 그려진 시내버스가 들어온다. 만낍만 달라고 한다. 우리는 시티버스 타고 5천낍에 갈거라고 하니 더 이상 안온다.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에서 내렸다. 슬리핑 버스에서 만난 창원에서 온 남자 대학생과 동행을 했다. 오늘 밤 비행기로 떠난나고 했다. 그런데 여행 도중 50달러를 분실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랑 동행하면서 보내자고 제안 했고, 밥도 같이 먹자고 했더니 고마워했다. 숙소를 잡고 간단히 양치를 하고 딸랏사오 버스터미널로 걸어갔다. 열흘전 잃어버린 선글라스를 찾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동행한 대학생이 전에 스마트폰을 식당에 두고 나왔는데 그것도 바로 찾을 수 있었다고 하면서, 우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 있게 말한다.
  식당에 방문해서 선글라스에 대해 말을 하니, 자신도 알고 있으며 지금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몇 년전 200$이상 주고 구입한 선글라스 였다. 돈이 아까운 것보다 나에게 어울리는 선글라스가 흔하지 않았기에 다른 어떤 것보다 아꼈던 것이었는데, 그것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머무 기뻤다. 식당에서 국수를 주문하고 역시 맛있게 먹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어떻게라도 사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제 이곳 라오스의 일정도 끝나가고 있다. 이곳 라오스의 여행을 ‘사람을 만나려면 라오스에 가라’고 한 의미를 알 것 같다. ‘착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죄짓고는 못사는 착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세상에서 제일 착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라오스’ 이렇게 이 여행을 한마디로 정리하고 싶다. 이렇게 착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니까 태국에 당하고, 프랑스에 식민지배를 당한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너무 착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또 괴롭히지나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에 빠져보기도 했다. ‘싸바이디’와 ‘컵짜이’ 두마디면 모두 해결될 수 있는 나라. 이것이 라오스의 매력인 것 같다.
  트립어드바이져(Trip adviser) 앱에서 비엔티엔 관광명소로 추천한 COPE Vistor Centre를 가기위하 딸랏사오 터미널에서 시티버스로 이동하려고 했다. 가이드북에는 나오지 않는 COPE를 찾기 위해 사진과 지도를 캡쳐 해 놨는데, 주변사람들이 잘 모른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버스가 맞다고 하기에 버스에 올라타서 출발을 했는데 내가 생각한 방향하고 반대로 간다. 붓타파크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내일 가기로 했던 붓타파크로 행선지를 바꾸었다. (이후에 안 사실이지만, 버스기사 아저씨의 안내가 정확했다.) 가이드북(프렌즈 라오스)에 의하면 붓타파크에 가기위해선 우정의 다리 출입국사무소에서 내려서 다른 교통편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했는데, 이 버스가 붓타파크 앞까지 직행을 한다. 가이드북 업그레이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또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COPE V.C가 최고의 관광명소로 나타나는데 책에는 전혀 언급이 없다. 붓다파크에 도착 했다. 시멘트로 만 이루어진 건물과 부처님들이다. 매콩강 너머 보이는 태국을 바라보고, 천천히 둘러보는 것으로 이곳의 관광을 마쳤다. 태국 국경지역이라 그런지 스마트폰은 태국 통신사로 로밍을 한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점심을 먹기위해 목적지 없이 걷는다. 대장금과 한식당이 있는 앞쪽에 많은 현지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어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메뉴판을 보니 입맛이 당기지 않는 것 같아서, 다른 곳으로 옮길까 고민도 했었다. 그런데 귀찮고 힘들어서 그냥 주문을 하고 먹었다. 그런데 맛있다. 베트남요리 식당으로 샤브샤브 쌈 요리였다. 기대를 하지 않고 먹어서 그런지 맛있게 먹고 추가로 더 시켜먹었다. 이후에 책에도 나와 있는 위앙싸완(Vieng Savanh)식당이라는 것을 알았다.
  창원에서 온 대학생과 작별을 하고 라오스 마지막 밤을 위해 시내를 돌아다녔다. 야시장 구경을 했다. 야시장 옆에 있는 강둑에서는 라오스 음식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관광객 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았다. 우리나라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도 보았다. 여기도 한류 인가. 다시 숙소로 들어와 아시안컵 축구결승전을 보았다. 연장 끝에 아쉽게 준우승이었다.
  다시 밖으로 나와서 라오국립대학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보고 마사지를 받았다. 방비엥 보다는 깔끔하고 체계가 갖추어진, 어린아이가 아닌 정식 마사지사들인 것 같았다. 마사지 끝나고 차 한잔도 대접 받았다. 그렇게 마지막 아쉬움을 달랬다.

 

 

 

 

 

 

 

 

 


2015년 2월 1일 (일)  13일째 비엔티엔 -인천(야간비행)
  추운 북부지방에서 지내다 비엔티엔으로 돌아오니 따뜻하고 좋다. 비엔티엔에서도 탁발을 보려고 했는데, 오랜만에 푹 자고 일어나니 7시가 넘어버렸다. 결국 탁발은 포기하고 늦은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고 오늘의 목적지로 향했다.
  불상이 가득 전시된 회랑을 가지고 있으며, 태국양식의 사원으로 지어진 덕분에 싸얌의 지배를 받을 때 피해를 입지 않고 잘 보존된 비엔티엔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유명한 왓 씨싸켓을 먼저 방문했다.
  어제 방문을 실패한 COPE V.C를 방문하기 위해 딸랏싸오 버스터미널에서 시티버스를 타고 남부터미널로 이동했다. 그런데 남부터미널에서 어제 캡처한 지도와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잘 모른다고 한다. 지도상으로는 바로 남부터미널 앞에 있어야 하는데, 툭툭기사에게 물어봐도 알 수 없는 대답만 한다. 다른 곳을 이야기 하며 툭툭을 타고 가라고 한다. 엉터리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경찰, 군인, 노점상)에게 물어봐도 이곳의 위치를 정확히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 모두 친절하게는 대해주는데 정말 알아들을 수 상황들이다. 결국 캡처한 지도를 보고 혼자서 가보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 집만 몇 체 있었다. 집주변을 기웃거려 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날씨도 덥고 오늘 진행할 일정도 있고 해서 많이 짜증이 나고 힘들었다. 결국 COPE는 포기하기로 했다.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시내에서 붓타파크 가는 길에 있는 것이었다. Trip Advisor의 지도가 오류였던 것이다. 붓타파크 가는 버스기사가 올바르게 안내해주는 것이었고, 남부터미널에서 만난 사람들도 올바르게 안내해주는 것이었다. 단지 잘못된 지도 만 믿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했던 내가 결정적인 문제였던 것이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단지 현지인들을 한번만 믿었더라면...
  다시 시티버스를 타고 돌아오다 강한 햇볓을 받으며 라오스 국회의사당 앞 콘크리트 광장을 가로질러 탓루앙을 방문했다. 라오스에서 신성시하는 사원, 화폐에 등장하는 사원이라고는 하는데 규모나 미적인 면에서 기대 이하였다. 길지 않은 거리였지만 헤메기도 하고 덥기도 해서 툭툭을 타고 빳뚜사이(개선문)로 이동했다.
  빳뚜싸이 전망대에 올라가 비엔티엔을 바라보고, 걸어서 시내로 이동했다. 다른 사원과 다르게 복층건물이며, 제일 높은 곳에 부처님을 모신 사원이 눈에 띄어서 들어가 보았다. 베트남식 사원으로 판단되며, 분위기는 다른 사원과 많이 달랐다.
  딸랏싸오 시장을 구경했다. 큰 규모의 도매시장으로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과 현지인들을 볼 수 있었다. 육류를 파는 시장에서는 심하게 역겨운 냄새가 나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늦어져서 인지 대부분의 매장이 파장 분위기 였다. 값싸게 망고를 사서 맛있게 먹고, 3층으로 지어진 딸랏싸오 마켓으로 들어갔다. 에어콘이 나오는데 백화점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런데 5시 파장시간이라 안을 둘러볼 수는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곳 딸랏싸오 시장에서 시간을 길게 가지며 둘러보았으면 좋겠다. 라오스 현지인들의 살아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아서 아쉬웠다.
  대부분의 관광일정이 끝났다. 항공시간이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라 시간여유가 있어서 천천히 비엔티엔을 둘러본다. 탓담(시멘트탑) 아래 벤치에 앉아서 쉬다가, 분수대 벤치에 앉아서 또 한참을 쉰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다시 야시장에 들러서 또 한참동안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남아서...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간다. 마지막인 만큼 라오스 현지식으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식당을 정했다. 빈자리가 없어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주문을 했는데 한참 만에 돼지 꼬치(이미 구워져있는) 하나 나오고 다른 음식은 나올 생각을 않는다. 주문을 받는 모습이 우왕좌왕 하고, 요리 화덕도 2개밖에 보이지 않는다. 요리 순서도 주문순을 무시하고 아무 원칙 없이 요리가 이루어진다. 위에 있던 전표의 위치도 막 바꾸어가면서... 50여분의 시간이 지나서 우리요리 제촉을 했다. 다음에 요리를 해준다며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한다. 1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화덕에서 요리가 완성되었는데 그 요리가 다른 테이블로 간다. 우리가 주문한 종류의 음식인데... 그 순간 너무 화가나서 자리에서 벌떡일어났다. 우리 바로 공항에 가야한다고 하고(물론 약간의 시간여유는 있었지만), 1시간이 넘게 기다렸다 화가 난다고 큰소리 치고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후회했다. 세상에서 제일 착한 사람들 이라고 생각했으면서,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순간적인 나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화를 낸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화를 내지 않는 좋은 사람들이라 칭찬해놓고 그런 착한 사람들에게 화를 낸 내 자신이 더욱 부끄러웠다. 식당으로 다시 돌아가 사과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숙소에서 짐을 찾고 툭툭을 잡아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툭툭이 뒷자리에 앉아서 비엔티엔 시내를 뒤로 하고 멀어진다. 공항에 도착한 후 화장실에서 긴옷으로 갈아입고, 출국 수속을 받고 면세점으로 향했다. 공항이 작아서 면세점이 없을 줄 알았는데, 면세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면세점에 라오비어와 라오라오(라오위스키 참파)가 있다. 작은병은 1$, 큰병은 3$ 시내보다는 조금 비싼 가격이지만 그래도 저렴하다. 너무 반가웠다. 많은 양을 구입하고 싶었지만, 주류 반입 규정 때문에 작은 것 2병, 큰 것 2병, 라오비어6캔 만 구입했다.
  비행이륙이 약간 지연되어 자정이 넘어서 비행기는 라오스를 이륙했다.
 

 

 

 

 

 

 

 

 

 

 


2015년 2월 2일 (월) 14일째 인천

  아침 6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처음에 라오스 여행 추천을 받고 라오스 여행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TV프로에 방영이 되어 앞으로 이곳도 많이 변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역시나 그 영향으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여행을 오고, 방비엥에서는 좋지 않은 말(TripAdvisor)까지 들어야 했다.) 더 변하기 전에 라오스 여행을 하자라고 생각하며 시작된 여행이었다.
  그러나 라오스 여행을 마치며 드는 생각은 ‘라오스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이다. 한국 사람들이 이제 관심을 갖는 것이지, 이미 전부터 많은 외국인들이 찾았고, 지금도 많이 찾고 있는 이 나라가 바뀌었으면 진작 바뀌었을 것이다. 착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이 나라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아니 변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