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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south ASIA

자카르타 최고의 호갱

by 福이와요 2025. 4. 16.

2025.4.13. 

여행을 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는 날이 가장 긴장해야 하고 힘들기도 하다. 더군다나 국가도 변경된다고 하면 그때 가장 많은 변수가 발생하고 다른 시스템과 문화로 인해 문제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지금 자카르타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자카르타를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도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자카르타에서 족자카르타로 넘어가는 교통수단에 대하여 고민을 많이 했다. 기차로 6~7시간 소요되고, 기차등급은 대략 이코노미(4등급), 이젝큐티브(2,3등급), 럭셔리(1등급)로 나누어지는데, 이코노미는 리클라잉이 되지 않고 요즘은 없어지는 추세이다. 이젝큐티브는 대략 700,000루피이고 럭셔리등급은 1,400,000루피 정도이다. 비행기를 이용해도 1,000,000루피 정도면 이용할 수 있다. 유튜브에 많은 후기가 올라오기에 결국 럭셔리 등급을 결재했다.

아침 일찍 서둘러 그랩바이크를 타고 감비아역에 도착했고, 별다른 안내 없이 티켓 발권 후 2층 라운지로 향했다. 라운지는 계단 올라오면 양쪽으로 2곳이 있는데, 한쪽은 오픈형이고 모나스가 있는 쪽은 별도의 실내공간으로 되어있다. 음료와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게 빵과 스낵이 준비되어 있고, 무엇보다 에어컨이 시원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용객이 나뿐이었는데 조금 있다가 2명이 더 들어오고 출발 때까지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혼자 생각으로 라운지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나라고 생각했다. 기차 바우처에 보면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고 되어있는데, 아주 작은 글씨로 안내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다.

감비아역 럭셔리 라운지

열차 출발 15분 전 안내방송에 따라 열차에 탑승했다. 그런데, 내가 영상으로 본 열차가 아니었다. 2+1 좌석배치로 우리나라 우등고속보다 앞뒤간격이 넓을 뿐 좌우폭은 다소 끼는 듯한 느낌이 있을 정도의 좌석이었다. 넓은 객차에는 나포함 3명만 탔다. 웰컴드링크 한잔 마시고, 식사를 주는데 선택의 여지도 없이 한 가지 메뉴가 제공되었다. 아침에 먹은 간식 때문에 배가 고프지 않아서 나중에 먹겠다고 하고 한탄을 했다. 누가 나한테 사기를 친 것도 아니고 내가 직접 인터넷으로 예매를 한 것인데,, 내가 뭘 잘못한 건지 모르겠다. 금액도 두 배이상 지불했는데 내가 무엇인가를 모르고 있었나라는 생각에 한동안 멍하게 앉아있었다. 앞에 있는 여자 승객도 뭐가 불만이 있는지 승무원에게 뭐라고 하는 듯하다, 인도네시아 철도 요금 체계가 어찌 결정되는지 모르겠지만, 최근 영상에서 본모습과 너무 달랐다. 이럴 것이라면 이 열차를 탈 이유가 전혀 없다. 라운지 이용하고, 도시락 하나 얻어먹으려고 두 배의 요금을 내는 호구가 어디 있겠나. 그런데 자카르타 최고의 호갱이 여기 앉아 있었다.

인도네시아 럭셔리 열차도 종류가 다양하다.
도시락 먹으려고 두배의 요금을 낸 호갱 고객이 앉아있다.

족자카르타 여행정보를 정리하고 계획을 짜는데 또 하나의 큰 문제가 발생했다. 세계 3대 불교 유적지 보로부두르 사원을 보기 위해 여기에 오는데, 사원은 족자카르타에서 40여 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개별여행은 어려울 것을 판단해서 패키지여행을 검색해 보니, 1인당 1,000,000루피가 넘게 나온다. 그랩이나 택시를 이용해도 교통비만 왕복 5,6만 원을 잡하야 한다. 1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내고 사원을 봐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다. 자카르타에 이어 이곳 족자카르타에서도 호갱이 되어야 하나. 이래서 인도네시아에 여행객이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런 여정을 선택한 내 자신이 한심스럽게 생각되었다. 그리고 월요일은 같은 비용이지만 사원이 일부분만 개방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랩바이크를 타고 숙소에 도착해서 리셉션에 물어봤는데, 택시투어를 추천한다. 리셉션에 오토바이랜트 안내가 있는데, 하루에 1만 원 정도의 비용이어서 좀 더 알아보고 안되면 오토바이를 타기로 마음먹었다.. 갑자기 멘붕이 오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여기에서 이틀밤만 자고 인도네시아 육로일정은 접기로 마음먹고 발리행 비행기표를 알아보았다. 처음 계획은 기차를 타고 자바섬을 가로질러 화산투어하고 페리로 발리로 넘어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자료를 검색하는 중 반전 정보를 얻게 되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외곽 투어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있는 유튜브 영상을 찾았다. 메모를 해가며 루트를 연구하고 구글지도에 마크를 하면서 위치를 검색했다. 구글맵 리뷰에도 같은 정보가 안내되어 있었다. 기쁘다기보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장기여행으로 매번 일정이 있어서 미리 알아보지 못한 내 탓도 있지만, 기분이 다운되었다가 다시 급하게 업되는 순간을 경험했다. 신속하게 이후 일정을 진행시켰다. 더 이상의 육로여행은 종료하고 비행기로 발리로 가는 비행기를 예매했다. 월요일 사원방문은 의미 없기에 하루 더 숙소를 연장했다. 근교에 프람바난 힌두사원이 있는데 이곳도 월요일에는 관람이 일부 제한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보로부두르와 프람바난 사원 입장료를 인터넷으로 예매했는데, 유네스코 지정 문화재로 입장료가 물가 대비 아주 비싼 편으로 4만 5천 원과 4만 원 정도에 예매했다. 프람바난은 시내버스로도 이동이 가능하다는 반가운 정보도 찾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운된 기분이 많이 업되었다.

식사를 하기 위해 숙소 근처 식당에서 나시고랭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아주 저렴하면서 맛도 좋았다. 도시 지리를 익히기 위해 시내로 걷는데,, 바로 근처에 대형 마켓이 눈에 들어온다. 내부에 들어가니 두리안을 포함한 열대과일과 여러 가지 공산품들 식료품들이 판매되는 꽤 규모가 큰 마트였다. 여기에서 과일을 사 먹고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구입하면 좋을 것 같다.

아주 저렴하고 맛있는 나시고랭
숙소 근처에 이런 마트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족자카르타 역에서 이어지는 마리오보로(Malioboro)대로는 현지인들이나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거리였다. 오늘은 일요일 밤이라서인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이렇게 많은 인파는 처음이었다. 숙소에서 역까지는 2.5km가 넘는 거리인데도 주변을 구경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걸었다. 작은 공연과 많은 먹거리들이 있었고, 말이 끄는 마차 또한 좋은 구경거리였다. 주말에는 이곳 대로의 교통을 통제하는데, 마차와 관광용 자전거 오토바이 릭샤만 통행이 가능했다. 거리에 일부 한글 간판이 보이고, 한국 간식을 파는 가게도 보이는데, 동남아에서 한류의 열풍이 가장 큰 곳이 인도네시아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여행을 시작하면서 다운되었던 기분이 일순간 싹 사라지고 사랑스러운 도시가 되었다. 그랩보다는 비싼 요금을 내야 한다고 알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릭샤를 타고 숙소에 돌아왔다.

말리오보로 차없는 거리에는 수많은 인파로 붐빈다.
여행온 기분이 다시 살아난다.

 

동남아 최대 한류열풍 인도네시아

 

통제된 도로는 마차와 릭샤만 통행이 가능하다.

 

이렇게 기분이 오락가락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오늘 하루는 감정기복이 큰 하루였다. 내일 이어질 여행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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