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스페인어회화 마지막 수업을 마쳤다. 30시간으로 스페인어을 구사할 기대를 하지 않아서 인지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물론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탓도 있고, 암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지래 포기한 경향도 없지 않다. 현지인과 만나면 인사나 나누고 물건구입하는 정도로 활용되었다. 그래도 수업을 통해 스페인어에 대한 망막함은 사라진 것 같다.
학원 스텝들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어느덧 정이 들었는지 아쉬워한다. 내일 학원에 잠시 들리면 멕시코 전통음식 타말을 준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잇싸이에게도 작별을 고했다. 우릴 보고 표정이 어두워지거나 피하지는 않는데 내가 안아보고자 손을 내미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산크리스토발에서 만난 멕시코인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시내 곳곳에서는 죽은자의 날 행사 준비를 한창 하고있었다.
오늘저녁은 학원에서 만난 세팀의 부부가 모여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우리는 프라이드치킨과 바비큐치킨을 준비했고, 엥마부부는 피자 두판을 준비했다. 형석은정 부부는 장소를 제공해주었고, 야채전을 준비했다.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세부부가 만나니 할 말이 참 많았다. 서로의 지난 여행이야기와 앞으로의 여행이야기로 끊임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서로의 나이도 공개하고..
밤새도록 우리말로 이야기하니 너무 흥분했나보다. 자리는 새벽이 되어서 끝이 났다. 밤에 돌아다니면 위험하다는 멕시코에서 그것도 새벽2시에 이렇게 돌아다녀도 되는 것인지 걱정스럽지만 여기는 산크리스트발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2km넘게 걸어서 집으로 이동했다. 익숙해진 밤거리와 찬공기를 마시며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새 10월에서 11월로 날짜가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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