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4.9.
오늘은 체크아웃을 하고 하은이가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다. 저녁 늦은 비행기라 하루의 시간은 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관광은 빼고, 창이 공항에서 주얼창이 몰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연속으로 먹는 조식이 질리기 시작했다. 동남아여행을 하면서 베트남에서 이틀 숙소에서 이틀 조식을 먹고 다른 곳에서는 전혀 먹지 않았다. 호텔을 벗어나면 저렴하고 다양한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에 대부분 숙소를 예약할 때 조식을 포함시키지 않는다. 5성급 호텔이라도 두 번째 먹으려니 질리기 시작한다.
12시까지 체크아웃을 해야 해서 짐을 정리하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기에 18층에 있는 작은 수영장을 이용하기로 했다. 높은 곳에 있으니 인피니티 풀의 감성을 살려보려 했지만 아담한 수영장이다. 역시나 우리만 수영장에 있었고, 1시간가량을 수영장에서 보냈다.
11시 55분에. 호텔에서 혼자 수영을 하고 있어도 되는데, 내가 오늘 묶을 숙소에 체크인하고 지난번 하은이 몸이 좋지 않아서 못 보았던 불아사 등 차이나타운을 다시 둘러보기 위해서 함께 이동했다. 이제는 싱가포르의 시내가 매우 익숙하게 느껴졌다. 숙소에 체크인하고 내 짐을 맡기고 불아사로 향했다.
불아사(佛牙寺)는 한자 그대로 해석되듯 부처님의 치아 사리가 모셔져 있는 사찰로 5층 규모의 꽤 큰 사찰이었다. 입장료도 받지 않고 시원한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고, 종교는 없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불교 사찰을 둘러보는 것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태국 라오스의 불교가 다소 느낌이 다르다면 이곳은 중국의 사찰과 비슷하기에 좀 더 편하게 다가온다.
거리를 걷는데 오렌지 주스 자판기가 눈에 띈다. 2s달러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100% 순수 오렌지 주스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5s달러 지폐를 넣었더니 오랜지가 착즙 되어서 나온다. 그런데, 거스름 동전을 꺼내기 위해 손을 넣었더니 6s달러 동전이 나온다. 아마도 앞사람이 음료를 마시고 거스름돈을 챙기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동전 두 개를 넣고 하나 더 주스를 뽑았다. 1s달러로 주스 2개 득탬.. ㅋ 카페나 식당에서 마시는 무언가 가미된 주스를 마시는 것보다 훨씬 시원하고 맛있다. 공돈 생긴 기념으로 바에서 맥주 2잔을 마셨다. 낮 시간대로 한잔에 3s달러라고 하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어제 분수쇼 보기 전 한잔에 20s달러에 마신 맥주가 생각났다. 다음에 싱가포르에 온다면 차이나타운에서 맥주 마셔야 한다.
어제 묵은 숙소에서 짐을 찾아 공항으로 향했다. 싱가포르에서 마지막 전철을 탄다며 하은이가 못내 아쉬워한다. ‘다음에 또 오면 되지’ 하니 ‘다른 곳 갈 데도 많은데 여기 또 오겠어’라고 한다. 또다시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 것 같다. 창이공항 짐보관소에 가방을 마끼고 주얼 창이로 향했다. 4시간 정도에 16s달러로 꽤 비싼 비용을 지불했다.
싱가포르의 또 하나의 랜드마크 창이공항 주얼창이 몰에 대한 하은이의 기대가 높아 보인다. 주얼창이 몰을 관통하는 skytrain을 33 터미널에서 11 터미널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2 터미널로 향하는 길에 폭포를 볼 수 있었다. 이제는 직접 폭포를 33 터미널에서 걸어서 이동했다. 압도적인 분위기의 폭포 앞에서 감탄을 자아냈다.
아침 조식을 먹고 식사를 하지 못했다. 주얼창이 지하로 내려가 식사를 했다. 생선국수와 돼지간장조림국수를 먹었는데, 가격도 비싸지 않고 아주 맛있었다. 하은이는 싱가포르에서 먹은 음식 중 최고로 맛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캐노피파크로 향했다. 1인당 입장료가 8s달러였지만 전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캐노피파크 안에서 연결된 유리통로다리, 미로정원, 미러정원, 그물망 등이 있는데, 비싼 추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는 캐노피파크 만 입장했는데, 직접 체험해보지 않아도 가까이서 나머지 체험들을 지켜볼 수는 있다. 겁 없이 뛰어다니는 남자애가 있다면 권해볼 정도이다.
캐노피파크는 한번 입장 후 식사나 다른 일정으로 퇴장을 해도 재입장이 가능하다. 폭포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서 2층 커피숍에 가서 잠시 쉬었다가 폭포쇼 시간에 맞춰 다시 입장했다. 폭포쇼를 많이 기대했는데, 슈퍼트리쇼 마리나베이 분수쇼보다는 매운 간단한 쇼로 5분 정도 진행됐다. trip.com 이 스폰했는지 계속 광고 문구도 뜬다. 싱가포르는 야경과 조명에 특화된 도시이다라고 간단히 평가하고 싶다.
5박의 여정을 마치고 하은이가 출국했다. 한 달 넘게 혼자서 여행하다가 동행이 생기니 모든 것에 활기가 넘쳤다. 음식을 먹을 때도 둘이 따로 시켜 나눠 먹으니 선택의 폭이 넓어서 좋았고, 하루 종일 수다를 떨 수 있어서 좋았다. 이 나이에 혼자 여행했으면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절대 가지 않았을 것이다. 분수쇼나 슈퍼트리쇼도 멀리서 대충 살펴봤을 것이고, 아니 아예 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하은이 진로에 대해서도 얘기할 시간을 갖었고, 항상 유쾌한 하은이가 함께 있어 너무 좋았다. 나머지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생각도 많이 들었고, 다음에 함께할 시간을 꼭 가지리라 다짐했다.
하은이가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 혼자 떠나는 여행으로 돌아갔다.. 오늘 저녁에 자카르타로 떠날까 고민했는데, 항공권도 비싸고 출발시간도 애매해서 차이나타운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공용 욕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기숙사 벙커침대 같은 곳에서 혼자 누웠다. 다시 혼자 떠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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