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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Albania

7월8일]베라트 천개의 창을 보다[알바니아 베라트 티아라]

by 福이와요 2018. 7. 11.

베라트로 가는 시외버스는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숙소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출발 5분전이다. 버스요금을 유로로 낼 수 없다고 하면서도 버스 차장이 그냥 타라고 한다. 여긴 친절한 알바니아니까 아무문제 없단다. 버스요금은 1인당 400lek인데 가지고 있는 알바니아돈을 살펴보니 10lek가 부족하다. 차장은 웃으면서 받아간다. 자기버스가 4:30분에 베라트에서 출발하니 그것을 타라고 한다. 베라트 시외버스터미널은 올드타운과 거리가 있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야하는데 6lek가 없다. 결국 함께 타고 온 여행객에게 50센트를 주고 환전했다.

시내버스를 타고 바라본 베라트는 사진의 모습과 달라보였다. 1000개의 창이라고 하는데 뭔가 이상하고 관리되지 않은 듯한 모습이 너무 초라해보였다. 알고 보니 반대편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환전을 하기 위해 돌아다녔는데 일요일이라 문닫은 환전소가 많았다. 모스크와 성당이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고 일단 식사를 하고 움직이기 위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매뉴도 간단하고 음식도 약간 지저분하다. 소머리내장요리를 먹었는데 약간 비린네도 나고 아무리 생각해도 별루이고 맥주값도 비싸게 받는다. 사진속에서 본 멋진 베라트를 기대하고 왔는데 첫인상이 너무 안좋았다. 저멀리 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금방이라고 비가 몰려올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식사를 마치고 오른편으로 돌아가니 사진속에서 보았던 모습이 거기에 펼쳐저 있었다. 주변에 멋진 레스토랑도 많았는데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엉뚱한 곳에서 헤메고 있었던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베라트 올드타운의 멋진 모습에 취해 주변을 거닐었다.


그런데 먹구름이 서서이 다가오더니 결국은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올드타운 처마 밑에서 비가 그치기를 한참 기다렸다. 어느 집 처마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분이 웃통을 벗고 담배 피러 나온다. 통하지 않는 말로 계속 무언가 말씀하신다. 비가 곧 그칠 것 같으니 여기에서 있다가라고 하시는 것 같은데, 눈빛만 바도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정감이 간다.

결국 베라트 성벽에 오르는 것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다소 아쉬웠는데, 아내는 다행인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돌아왔다. 버스시간이 1시간이 넘게 남아서 카페에 커피한잔 마시러 왔는데 정전이라면서 캔커피를 권한다.

아침에 탄 버스를 타기위해 앞차도 그냥 보내고 1시간을 기다려 버스에 올랐다. 이곳의 버스는 공영버스가 아니고 개인이 운영하는 버스라 같은 노선간에도 서로 경쟁을 하는 것 같다. 아침에 못낸 10lek을 내미니 웃으면서 거절한다. 버스에 타자마자 잠들었다 눈을 떠보니 사람이 많다. 서서가는 사람도 많았고, 정류장에서 손을 드는데 서지 않고 지나쳐 간다. 오늘이 일요일이다보니 이동하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티라나에 도착해 숙소로 가지 않고 시티센터로 나왔다. 어제 야간이라 자세히 보지 못한 시내를 둘러보기 위해서 이곳으로 왔다. 알바니아의 건물들은 상당히 개성적이다. 벽면에 타일로 혁명기념화를 묘사한 국립역사박물관 건물도 그렇고, 문화궁전, 프라자호텔, 모스크, 정교회성당과 시계탑, 공원주변의 오래된 건물들이 모두 개성 있어 보였다.

알바니아의 건축물에는 많은 원색을 사용해 놓았다. 공산정권시절 획일적인 회색도시를 탈피하고자 아파트 등 고층건물에 색을 입혔다는 글을 어디서 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도시의 칼라는 상당히 원색을 띠고 있었다. 새로 지어지는 건물들은 전혀 딱딱하지 않고 개성이 들어간 건축물들이 눈에 띄었다. 건축을 전공한 사람들의 평가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개성 있는 건물에 자꾸 눈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