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없는 토요일이라 늦잠을 자고 12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어제 밤늦게 들어온 호스트 세실리아도 늦잠을 자고 늦게 일어났다. 함께 식사하기로 한 것이 여의치 않다고 한다. 은근 기대하고 있었는데 빈말로 던진 것인지 의심스럽다. 결국 둘이 집근처의 바비큐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Chedraui 대형마트에 갔다. 몇가지 식재료를 준비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세실리아가 TV를 보고 있었다. 우리 저녁준비를 하는데 같이 저녁을 먹겠냐고 하니 좋다고 한다. 제육덮밥에 시금치 된장국을 끓였다. 그런데 세실리아는 채식주의자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집에서 먹는 음식에 고기가 없었던 것 같았다. 그렇지만 가끔씩은 고기를 먹는다고 하면서 함께 식사를 했다. 표정이 별로 맛있어 보이지는 않아보였다. 우리 때문에 어쩔수 없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자신이 먹고 있던 메스깔(Mezcal)을 가져오는데 술은 은근히 좋아하는 듯 보였다. 오아하까에서만 판매하는 메스깔을 베드버그 때문에 맛보지 못하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맛보았다. 데낄라와 비슷한 맛이지만 좀 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전에 두 달간 묵었던 한국인부부하고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실리아는 불교신자라고 한다. 학원에서 만난 한국인 부부들과 정원에서 바비큐파티를 하려고 했는데 세실리아에게 말을 꺼내기 무색해졌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같은데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이후의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좀더 눌러 앉고 싶을 정도로 편안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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