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6.2.
외국 여행 경험이 전혀 없던 시절, 나의 첫 번째 해외여행지는 백두산을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민족의 영산, 통일의 꽃 백두산. 수많은 수식어가 붙어있듯, 대학 시절 통일에 관심이 많았던 시기이기에 첫 해외여행지는 백두산을 가보겠노라 생각하던 곳이었다. 그런데, 수많은 해외여행을 시작하고 200여 개의 도시를 여행해보고 나서 이제야 백두산을 찾게 되었다.
중국 여행이 다소 까다롭게 느껴졌는데, 준비를 해보니 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리페이, 고덕 지도를 살펴보니 오히려 대중교통이나 통화 시스템은 우리나라보다 더 간단하고 편리할 것 같았다. 중국 여행 입국 비자 면제가 시행되면서 중국 여행이 간단해졌다. 올해는 중국의 곳곳을 여행하려고 하는데, 이곳 백두산 만주 여행이 중국 여행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번 여행은 한 달가량 혼자서 여행할 계획이었으나, 친구 은범과 함께 하기로 했다. 나의 일정상 약간의 망설임 동안 이란 전쟁이 발생하고 고유가 시기로 접어들어서 비싸진 유류할증료를 부담하는 바람에 25만 원이었던 항공권을 50만 원에 구입했다.
인천공항 2터미널은 처음 이용해 본다. 2시간 30분 버스 이용이라서 속이 불편할까 봐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공항 체크인 전에 출국 터미널 윗층에서 식사를 하였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선택할 수 있었고,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다.
키오스크를 통해 체크인하려 하니, 티켓 출력이 되지 않아서 체크인 센터에 방문했다. 비상구 좌석으로 무료 업그레이드되었고, 본인의 동의가 필요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출발부터 행운이 따라서 더욱 기대되는 여행이었다.

연변공항에 도착하니 모든 간판에 한글이 표기되어 있다. 영상으로 많이 보아온 곳이라 익숙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작은 공항이었다.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면서 보이는 풍경은 잘 정비된 도로와 깔끔한 도시의 모습이다. 15년 전에 처음 중국에 방문했을 때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함께 온 친구도 중국의 변한 모습에 다소 놀라움을 표현한다.

택시 요금을 알리페이로 지불했다. 현금을 전혀 소지하지 않은 우리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알리페이를 실행했고 결제가 진행되었다. 15위안의 저렴한 택시 요금이 결제가 완료된 순간 안도의 숨을 쉬었고, 중국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결제 시스템도 통과되었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치 중국 여행을 몇 개월 한 것처럼..
지도를 검색해 예약한 숙소의 위치는 아주 훌륭했다. 연변대학교 정문 대학성까지 1km, 수상시장 1.2km에 위치한 가성비 호텔로 아주 깔끔하고 접근성이 좋았다. 특히 주변에 식당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숙소를 나와 걸어서 대학성으로 이동했다. 주변을 파악할 겸 약간 돌아서 이동하니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익숙한 한글 간판과 간간히 들려오는 우리말을 들으니 마음이 더욱 편해진다. 유창한 한국말로 말걸리를 홍보하는 어린 학생부터 포장마차에서 간식거리를 파는 아주머니까지 외국에서 의사소통에 큰 불편이 없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연변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국내 여행지로 인기가 많다는 말을 들었다. 거리의 한글 간판이 외국 여행을 온 것처럼 느껴지고, 한류 열풍에 힘입어 조선족 음식을 맛보기 위해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연변대학교 앞 대학성이 대표적인 곳으로, 한글이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인기 여행지였다. 조선족 민속촌에서는 한복 체험도 많이 한다고 하니, K-열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연변대학교 안으로 들어가볼 수는 없었지만 정문에서 느껴지는 규모가 역시 중국의 스케일을 느끼게 했다. 처음 중국 여행을 왔을 때 조선족 가이드가 자랑스럽게 했던 말이 생각났다. 중국 내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대학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 조선족뿐이라며 강조했다. 또 다른 가이드는 한국에서 중국 여행을 많이 와서 조선족들이 현지 가이드를 하면서 고소득층에 속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요즘 만나는 대부분의 조선족들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라는 표현보다 그들은 스스로를 중국인이라고 강조한다. 조선족, 북조선, 남한 사람들은 같은 조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연변대학교 정문 앞에서 잠시 해보았다.
조명이 켜지고 어두워지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노점상들이 호객을 하며 장사를 하고 있었고, 우리는 굴 위에 국수를 올린 것을 사먹으며 연변 시내를 걸었다.
맥주 한 잔 하면서 안주로 저녁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식 이자카야 식당을 찾았다. 메뉴를 주문하는데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말은 통하지 않고, 알리페이를 이용한 주문은 눈이 잘 보이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조선족 직원이 다가와서 우리를 도와준다. 같은 말을 쓴다는 것만으로 바로 믿음이 가고 마음이 편해진다. 메뉴는 아주 저렴한 편이었으나, 일본 수입 맥주라 그런지 생맥주 값은 저렴하지 않았다.

숙소로 복귀하는데 과일 가게가 보였다. 한참 위쪽 지방이었지만, 많은 열대 과일을 볼 수 있었다. 함께 여행한 친구도 열대 과일을 좋아했고, 특히 두리안을 좋아한다는 말에 시선은 두리안으로 향했다. 다른 과일에 비해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지만,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냉동 두리안의 1/5 가격으로 구입했다.

생맥주만으로 아쉬웠고, 숙소 가는 길에 길거리 꼬치구이 식당을 봐두어서 그곳으로 향했다. 몇 개의 꼬치에 병맥주를 마셨는데, 가격이 정말 저렴하다. 과일 가게에서 구입한 두리안을 먹어도 되냐고 하니 흔쾌히 허락해준다. 숙소 근처라 내일 저녁도 방문할 것 같고, 다음에 연변에 다시 온다면 반드시 방문할 곳이다.
남은 두리안을 숙소 안으로 가져갈 수 없기에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두리안을 먹었다. 밤늦은 시각 숙소 현관 앞 비어있는 벤치에 앉아 먹었는데 서로 배부른 탓에 "큰 것 너가 먹어라" 실랑이하다가 가위바위보로 작은 것 먹기 쟁탈전을 벌였다. 비싼 과일의 황제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첫날을 보내고 나니, 이번 여행은 먹방 여행이 될 것 같다.
** 보기(상복), 실타(은범,Silver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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