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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Iran

4월2일] 기분 좋은날 ^^ [이란 이스파한]

by 福이와요 2018. 4. 3.

항상 부담으로만 느꼈던 돈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었다. 이틀 동안 같은 방을 쓴 오스트리아인 Gregor란 친구가 자기가 300 정도 여유 있다며 온라인 입금시켜주면 주겠다고 한다. 어제 급하게 외국환 송금에 대하여 알아봤는데, 일반 시중은행은 수수료가 몇 만원이상 나온다고한다. 어떤 경우는 10여만원이 넘게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카카오뱅크는 5,000원의 수수료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해서 급하게 카카오뱅크 회원가입을 어제 했었다. 아침에 통장번호를 알려줘서 입금하려하는데 네트워크 속도가 너무 느리다. 어제는 비교적 빨랐는데 오늘은 거의 먹통수준이다.

결국 아침도 굶어가면서 300유로 송금을 성공했다. 2,3일 후에나 본인의 계좌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를 믿고 돈을 넘겨주었다. 이란여행에서 가장 큰 부담이었던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되었다. 우리에게 너무 고마운 도움이었다. 진심으로 감사했고 한국에 오면 꼭 연락달라고 했다. 은혜를 갑겠다고 하며.. 아침부터 너무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Sofe 산에 오르기 위해 91번 버스를 탔다. 숙소에서 적어준 안내쪽지를 들고 기사에게 보여주고, 자리에 앉아 다른 사람에게도 보여줬더니 먼 곳에 앉아있던 젊은 여성이 다가온다. 같이 사진도 찍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우리가 내릴 곳에 그의 아버지와 함께 내린다. 자신이 안내를 하겠다고 하며 우리랑 같이 동행한다. 분명 목적지가 같지 않은 것 같은데 우리랑 동행한단다.

Afedeh와 그의 아버지 Mehrdad인데 우리를 위해서 목적지를 변경했다. 오늘은 이란의 전통명절인데 Natural day로 온가족이 야외에 나가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는 날이라고 한다. 원래 계획은 Si-o-se-pol에서 피크닉을 즐기려고 했는데, 우리의 목적지로 급히 변경한 것이다.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탔는데 택시비를 아버님이 내주셨다.

택시에서 내리는 많은 이란인 가족들이 음식을 먹으며 소풍을 즐기고 있었다. 평상시에는 여기에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는데 오늘은 Natural day라서 사람이 많다고 한다. 시내의 많은 가족들이 이곳으로 모두 몰려온 듯하다. 우리가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간다고 하니 매표소에서 표를 끊으려고 하신다. 아내와 몇 번의 실랑이를 했지만 결국 우리의 비용까지 내주셨다. 1,000,000리알. 우리가 너무 부담스럽고 난처해하자, 우린 손님(guest)이라고 하시며 결국 모두 지불하셨다. 너무 친절한 호의에 부담스러웠지만, 그들의 성의 또한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오르니 오늘저녁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한다. .

블로그를 통해서 이런 사례들을 접하긴 했지만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질 줄이야. 그런데 차마 집까지 가기는 너무 결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숙소에 오늘 이미 예약된 부분도 있고 해서 정중히 거절했다. 지나고 나니 성의를 무시한 것이 아닌가 하고 오히려 미안한 생각도 든다.

산에 오르자 가방에서 샌드위치와 과일 그리고 견과류를 꺼낸다. 오늘 피크닉을 위해 준비해온 것을 우리와 함께 한 것이다. 산 정상까지는 걸어서 1,2시간 더 올라야 하기에 밴치에 앉아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 배우의 이름을 많이 알고 있고 한글로 그들의 이름까지 쓸 줄 아는 열성 팬이었다. 핸드폰에 저장된 한국 배우들의 사진도 많았다. 그렇게 짧지 않은 시간을 산에서 보냈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택시를 타고 버스를 타고 에스파한 시내에 도착했다. 물론 택시비와 버스비도 모두 내주셨다. 우리가 Chehel Stoon Palace에 간다고 하니, 또 함께 해주신다. 싸지 않은 입장료도 또 내주셨다. 궁전 안에서는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까지 해주셨다. 이렇게 호의를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적지 않은 비용이라 돌려드려야 하나 고민도 해보았지만 그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아내의 가방에 이어폰이 있었다. 저렴하지 않은 비교적 고가의 이어폰이었고 아내가 아끼는 것이었지만 망설이지 않고 Afedeh에게 선물로 건냈다. 사용하던 것을 건네는 것이 오히려 미안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것은 그것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그것이 있어서 천만 다행이었다.

Afedeh가 한국의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하니, 한국에 방문하면 꼭 함께하겠다는 말을 전하고 헤어졌다. 진심으로 한국에서 함께할 시간을 가지고 싶다. 숙소에 돌아와 어머니는 왜 함께하지 않았을까 하고 아내에게 묻자, 몇해 전 어머니는 돌아가셨다고 한다. ㅠㅠ

오늘 하루는 우리에게 너무 행복하고 소중한 경험을 한 날이었다. 왜 많은 여행자들이 이란을 좋아했는지 이제 조금 알 것 같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