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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World/Iran

3월31일] 이스파한을 두발로 느끼다 [이란 이스파한]

by 福이와요 2018. 4. 1.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보유하고 있는 이란 화폐가 부족하다. 숙박비를 치루고 나면 버스비도 없다. 그렇다고 달러로 지불하면 터무니없는 환율로 정산해준다. 결국 터미널 가기 전에 무거운 배낭을 메고 환전할 곳을 찾아 나섰다. 일찍 문연 가게에 환전소를 위치를 물어보니 자기가 해주겠단다. 환율도 첫날 환전한 금액과 같아서 1005,900,000리알의 돈다발을 받았다. ㅋ 든든.

전철을 타고 남부버스터미널에 내렸다.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잡아끄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돈이 없어 VIP버스(3열좌석 우리우등버스보다 좌석이 넓고 편함)는 꿈도 못꾸고 일반버스를 타기로 했다. 삐끼 같기도 한데, 1인당 20,000토만이란다. 비싼 것 같아 망설이고 있는데, 버스가 곧 출발하는 것 같아 표를 구입하고 버스에 올랐다.

어제 밤을 센 우리부부는 차를 타자마자 깊이 잠들어버렸다. 동양인이 흔치않아 많은 시선이 우리를 향하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완전히 골아 떨어졌다. 버스는 우리나라 일반 시외버스와 비슷하지만 앞뒤 좌석 훨씬 넓고 편하다. 6시간 정도는 VIP버스 타지 않고 이동하는데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2시간 지나 휴게소에 들러 점심시간도 준다.

창밖으로 사막이 펼쳐저 있다. 모래사막은 아니고 암반 층이 조금 보이는 사막이다. 고속도로는 중앙분리대가 없고 노견에도 가드레일이 없다. 영화에서 보았던 넓은 들판에 지평선너머 보인는 도로의 모습들이 내 눈앞에 있다. 도로상태도 좋고 정체되는 곳이 하나도 없어 점심시간 포함 5시반 30분만에 Isfahan Kaveh bus terminal에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 내리는 역시 택시기사들이 가장 먼저 반겨준다. 우리는 버스로 가고싶다고 하니 노버스, 노매트로라고한다. 역시 어느나라 여행지든 택시기사가 제일 문제다. 코앞에 버스정류장과 지하철매트로를 앞에두고 거짓말을 한다. 터미널에서 91번 버스를 타면 이곳 Isfahan은 모든 관광지로 연결되는 버스가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우리에 거짓말 한다. 이렇게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배낭여행자에게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Amir Kabir hostel에 가서 방값을 물으니, 도미토리가 1US$12라고 한다. 아주 비싼편이다. 우리가 망설이고 있으니 바로 가격이 10달러로 내려간다. 대신 다른 사람들에겐 절대 비밀이란다. 나는 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저렴한 가격을 생각했던 아내는 별 만족하지 않는 눈치다. 숙소는 테헤란에서 묵은 숙소에 비하면 훨씬 깨끗하고 좋았다.

가방을 보관하고 바로 숙소를 나와 동네 탐색에 들어갔다. 체헬소툰 궁전과 마스자드자메 사이를 거쳐 시오세교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해질 때까지 기다려 야경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가 숙소를 벗어나자 계속 사진을 찍자고 한다. 동아시아인들이 몇 없어 신기한 것은 이해하지만 사진찍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어디 편히 앉아 쉬지도 못했다. 특히 한국인이라고 하면 10년전에 방영한 드라마 주몽을 예기하며 더 좋아한다. 우리가 도로변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차 두 대가 도로에 주차를 하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전혀 영어를 할 수 없는 이란인인데 사진찍자고 몸짓손짓 석어가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사진 찍는라 정신없던 아주머니는 핸드백까지 벤치에 놓고 떠났다가 뒤늦게 뛰어왔다. 다행이 분실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좋다고 웃는다. ㅋㅋ 마치 우리가 연예인이나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오세다리의 야경은 역시 사진에서 보았듯 멋지다. 연휴(이슬람 신년 연휴기간)라 현지인들이 무척 많았다. 우리는 내일 마스자드 자메를 둘러볼 예정이다.

숙소에 들어오니 도미토리에 젊은 오스트리안 커플이 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현금이 없다고 하니, 카페트 마켓에 가서 일부수수료를 떼주고 현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소위 카드깡. 고민해봐야겠다. 어제 밤세고 6시간의 버스이동. 걸어서 에스파한 누비기 등 힘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