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블라블라카 그라나다로 이동[스페인 발렌시아 그라나다]
아침해는 많이 늦어져서 새벽 6시인데도 아직 해가 뜨지 않았다. 약속된 시간보다 10분전에 숙소 앞에서 어제 예약한 블라블라카(blablacar) 카플차량을 기다렸다. 젊은 스페인 남성이 운전을 하고 앞에 선탑한 젊은이는 서로 아는 친구로 보였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고 하며 간단하게 인사만 나누웠고 우리는 차가 출발하자마자 다시 잠들어 버렸다. 말동무가 되어 주어야 하는데, 이동하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잠만 잤더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휴게소에 들리면 커피나 음료수라도 대접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이차는 중간에 쉬지도 않고 내리 달린다. 5시간 30분을 예정했는데 5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근처에 가게라도 보이면 음료를 사주려고 하는데 문연 가게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인사만 하고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블라블라카를 처음 이용해보았는데 시간도 빠르고 비용도 저렴해서 너무 좋았다. 다만 한가지 우려되는 사항은 만약에 교통사고가 나면 어떻게 처리되어야 할지 다소 걱정스럽기도 했다. 아무튼 우리와 같은 배낭여행자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교통 시스템은 없는 것 같아서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 같다.
숙소 체크인이 3시라서 리셉션에 가방을 맞기고 시내로 향했다. 그라나다(Granada)의 알함브라궁전은 내일 예약해놓은 상태라서 오늘은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이곳 역시 지도를 검색해보니 걷는거나 버스를 타는 것이나 같은 시간이 걸리는 애매한 곳이다. 저렴한 숙소를 찾아다니다보니 어쩔 수 없나보다. 20여분을 걸어서 그라나다 대성당에 입장했다. 1인당 5유로의 입장료를 내주니 음성안내가이드도 제공해준다. 한국어 음성안내가 있어서 자세하게 성당내부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지만, 파이프 오르간과 스테인드 그라스가 화려했던 것 같다.
같은 건물인데 따로 입장해야 하는 왕실예배당으로 향했다. 이곳도 입장료는 5유로이고 음성가이드를 제공해준다. 그러나 한국어 음성지원이 없었다. 영어로 된 음성가이드였다. 역사적인 설명들이 많아서 무슨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시간도 길지 않았고, 이럴 줄 알았으면 안들어 오는 건데, 아무튼 여기는 비추..
바로 옆에 알카이세리나로 향했다. 별다른 문화 유적 건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늦게까지 이슬람의 지배를 받은 도시라 이슬람스타일의 건물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지금은 기념품 상점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블라블라 덕분에 시간을 많이 절약해서 시내관광을 마쳤는데 3시가 조금 지났다. 숙소로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근처 마트에서 음료와 과일을 사고 낮잠(시에스타)를 즐겼다. 이시간대가 유독 무더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음식점도 문을 닫는다.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은 밤8시나 되어야 영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우리도 8시까지 숙소에서 쉬었다.
알함브라 성의 야경을 보기위해 산니콜라스 전망대로 향했다. 생각보다 해가 짧았다. 야경사진을 찍으려면 조금 빛이 있을 때 와야 하는데 너무 늦어버렸다. 알함브라 야경관람을 마치고 내려가는 사람들도 이미 많았다. 전망포인트이다보니 언덕길을 올라야 하지만 길이가 길지 않아서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눈으로 보는 알함브라의 야경은 멋졌지만 역시나 카메라에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누에바광장으로 내려오니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인데도 많은 식당들이 성업 중이다. 유명한 식당은 줄을 서서 식사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Los Manueles라는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나는 해물빠예야가 좋은데 해물을 안먹는 아내 때문에 빠예야를 주문할 수 없었다. 2인분 이상 주문해야하기 때문에.. 돼지고기 요리와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양만 많고 짜고 맛도 별로였다.
새벽에 차를 타고 이동해서 아침부터 시내관광 저녁 야경 관람등 오늘은 많은 거리를 움직였다. 숙소에 돌아오니 12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숙소 근처의 바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창문을 여니 그 소음이 고소란이 방으로 들어온다. 밤새도록.. 역시나 선풍기도 없는 정말 최악의 숙소였다. 그런데 피곤해서 신경쓰지 않고 그냥 잘 수 있었다. 방문도 반쯤 열어놓고 잤다. 복도를 지나면서 내부가 보일텐데 신경쓰지 않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