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인도여행기 #13
제 13 일
1월 21일 화요일
경 로
자이뿌르, 암베르성, 자이가르요새
일 정
-01:20~10:30 열차이동(아그라-자이뿌르)
-10:30~11:30 숙소이동, 체크인 대기
-11:30~12:30 릭샤이동, 로컬버스 암베르성이동
-12:30~13:00 점심식사
-13:00~15:00 암베르성 관광
-15:00~16:30 자이가르요새 관광
-16:30~17:00 숙소 도보 이동
-17;00~18:00 저녁식사, 휴식
숙 박
Arya Niwas
✈여행기 하나.✍
1. 암베르성, 자이가르요새
2
✈일기 둘.✍
2003.1.21.화 13일째
어제 아그라 출발 자이뿌르는 오늘 8시경 도착예정이었는데 기차가 연착되어 오늘에야(새벽1시경) 기차를 탈 수 있었다. 4시간 30분 정도 연착된 듯하다. 여태까지 그런 일이 없었는데. 아그라의 안개가 문제였던 것 같다. 그렇잖아도 추운데 waiting room에서 오돌오돌. 침낭까지 꺼내서 뒤집에 썼는데도 영 추위가 가시질 않는다. 간신히 기다리던 기차에 타고 거의 대부분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 남편이 넘 추울 것 같아 같이 자기로 했다. 한 좌석에 둘이 누우니 많이 비좁았다. 칼잠을 잤다. 오랜만에 따뜻하게 자니 남편은 잘잔다. 난 여태 편안히 자다 칼잠자면서 뒤척이기도 힘드니 몸이 말이 아니다. 춥기도 하고...
드디어 자이뿌르. 도착은 2시간 가량 늦어졌다. 헌데 몸이 말이 아니다. 숙소에 도착하여 방배정을 기다리는데 한참 기다려야 될 듯 싶어 간단히 얼굴과 손만 씻고 암베르성에 가기로 했다. 물론 남편의 결정으로...
시내 버스터미널로 나가 성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한참을 달려 시오로 빠져서 달려간다. 성앞에 바로 내렸는데 성벽이 보이고 뒤편으로도 산에 성벽이 보인다. 사막이라 할 수 있는 황량함과 바윗돌이 눈에 들어오고 한번도 침입을 받지 않아 보존이 잘 되어 있다는 성벽이 보인다. 올라기기 시작하니 주변의 장사꾼들이 너무 많이 달려든다. 모자, 인형, 조그만 인형 판는 장사꾼들은 끓임없이 몇 개 얼마를 외쳐댄다. 댓구도 안하면 계속 가격은 내려간다.
코끼리 타고 오르는 길이 있는데 별로 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성으로 올라가는데 몸의 상태가 말이 아니다. 출국하던 날 감기 몸살에 하반신이 더 쑤시고 아프더니 그 증세랑 거의 같다. 걷기도 힘들고 서있기 조차 힘들다. 이곳에 와서 햇볕과 땀을 내면 낫지 않을까 해서 온 것인데 이렇게 햇볕이 쨍쨍한 날에 내복입고 점퍼 걸치고 목도리 둘르고 있어도 전혀 덥지가 않다.
이쪽 라자스탄쪽은 날씨가 훨씬 따뜻한 듯 싶다. 사막쪽이어서 그런가? 자이뿌르가 ‘핑크시티’라더니 그것까지는 얘기하기 어렵지만 도시가 깔끔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고 또한 시내버스도 많은 편이다. 그 동안 다닌 다른 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또한 외국인들도 서양 일본 모두 보인다. 오히려 한국인이 그렇게 많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한가롭고 평화롭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성에 왔는데 그 성안의 모습이나 주변 경관은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고 마냥 앉고만 싶다. 걷는 것이 아님 서 있기가 힘드니까. 성안에서 바닦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 싫었나보다 뭐라 그런다. 인상 팍팍구겨가면서... 내딴에는 여행중에 아픈 것도 미안하고 걱정할까봐 별로 아픈 내색도 못하고 있는데...
성내부도 보는 둥 마는 둥 그 위쪽의 요새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사람들은 거의 안보인다. 한 30분 이상 올라갔을까 그 위에서는 사람들이 어디선가 나타난다. 아마도 관광버스를 타고 한꺼번에 올라온 것 같다. 여기서도 난 주변 경관이나 그런 것은 눈에 뛰지 않고 앉아서 쉬고만 싶다. 기대했던 자이뿌르 시가지를 한눈에 보는 것도 산으로 막혀 보이지 않고..
아프니까 다른 사람의 시선이 어떨까하는 생각도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내 쉴곳만 있다면.. 남편은 여전히 찡그린 얼굴에 저만치 앞서가고 있고 밝은 얼굴 보이진 않지만 많이 참기로 결심한 듯한 모습니다. 첨보다 신경질 부리는 모습이 덜한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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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원래 서럽고 감정도 더 많이 예민해지기 마련이지만 아마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부인이 아파서 쭈그리고 있는 모습을 창피해하는 남편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더군다나 바로 앞에 있는 원숭이를 바라보고 바로 웃을 순 있어도. 날보면 그게 안되나보다.. 비참 그 자체다. 나오려는 울음을 억지로 참았다.
돌아오는 길도 고역 그 자체였다. 버스에 내려 버스를 타려고 해도 버스노선이 정확하지 않고 릭샤도 터무니 없고 결국 걸어서 돌아왔다. 시장구경해서 좋긴했지만, 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