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1일]페루 볼리비아 국경 넘어[페루 푸노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오늘은 2018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이며 페루에서 볼리비아로 넘어가는 날이다. 하루 연장한 버스를 타고 볼리비아로 넘어가기 위한 국경에 도착했다. 여러 번의 경험이 있지만 여전히 육로로 국경을 넘는 것은 신기할 따름이다. 페루의 출국장에서 출국도장을 받고 걸어서 국경으로 향했다. 페루의 로그가 세워진 국경 안내판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바로 걸어서 국경을 넘었다. 국경은 넘었지만 언어나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시 출발한 버스는 조금 이동하더니 코파카바나에 도착했다. 멀리 보이는 티티카카호수는 페루에서 보는 것과 완전히 달랐다. 푸노에서 본 수심이 낮은 호수는 지저분하고 탁해 보였는데, 여기 코파카바나에서 바라본 호수는 맑고 푸른색을 띤 바다같은 호수였다. 숙소에 체크인을 했다. 가격이 25달러로 저렴하지 않은 숙소였는데 시설은 엉망이었다. 침대는 아래로 꺼져 있었고 화장실에서는 하수구 냄새가 심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이곳이 볼리비아에서 유명한 휴양지이고 연말이다 보니 숙소사정이 좋지 않아서 비싼 가격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코파카바나 시내를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도시는 아주 작은 도시로 도시전체를 돌아보는데 1시간도 걸리지 않아보였다. 다만 고도가 높다보니 조금만 오르막길이 나와도 숨이 찬다. 멀리보이는 전망대가 있는데 숨찬 걸음을 핑계로 진작에 포기하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호수가에 위치한 포장마차로 향했다. 블로그에서 소개되어 유명해진 12번 포차로 향했다. 식당에는 한국인들이 추천하고 기록한 내용들이 식당의 벽에 걸려있었고 음식 메뉴도 한글로 표기되어 있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송어요리를 주문해서 먹었다. 주문하지 않은 음료수도 한병씩 서비스로 제공되었다. 송어요리는 에콰도로 페루에 있으면서 몇 번 먹어보았지만 역시 이곳의 맛이 최고였다. 싱싱한 송어를 바로 공급받을 수 있어서 인지 정말 크고 맛도 있었다.
이곳에서는 태양의 섬을 당일 투어로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올해 초 우리나라 중년의 여성이 혼자 여행하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곳이라 외교부에서는 여행자제지역으로 문자가 날라오기도 한 곳이다. 그러나 우리는 태양의 섬을 방문할 생각은 아예 없었기에 내일 라파스로 향하는 버스편만 알아보고 바로 숙소로 돌아와 쉬었다.
잠시 쉬다가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시내로 향했다. 도시의 중앙에 있는 성당을 가기위해 약간 돌아서 시내로 항했다. 성당의 외부 분위기가 타일을 사용해 장식해서 인지 이슬람 사원같기도 한 것이 다른 지역에서 본 성당과는 느낌이 다소 달랐다. 성당 앞의 광장에는 많은 노점상들이 있었서 구경하였고 곧바로 이어지는 시장을 기웃거리며 시내를 구경하였다.
이곳에는 특이한 호텔이 있었다. 외관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모습이 시내에서도 잘 보였다. 아내는 이곳에 숙박하기 위해 이미 만실인 이곳에 메일을 보내보기도 했지만 결국 실패한 곳이었다. 주변의 다른 건물과 확연히 구별되는 이곳은 항상 인기가 좋아 쉽게 방을 구할 수 없는 곳이라고 한다. 아내가 내내 아쉬워 한다.
다시 호숫가에 들러 석양을 바라보려 했지만 구름이 몰려와 멋진 일몰은 볼 수 없었다. 바다처럼 불어오는 찬바람에 앉아서 오래 있을 수 도 없었다. 저녁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비싼 호숫가근처 식당을 피해 시장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역시나 짠 음식에 실말을 하며 억지로 식사를 했다. 페루와 마찬가지로 이곳의 음식도 짜고 마땅히 끌리는 맛있는 음식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이곳에서도 신년이 되면 폭죽을 터트린다고 한다. 밤12시가 되기 직전 숙소의 옥상에 올라갔다. 역시나 많은 손님들이 옥상에서 신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각12시가 되자 여기저기서 폭죽이 터지기 시작한다. 우리 숙소에서도 옥상에 폭죽을 준비하고 있다가 발사를 했다. 조그만 마을이라서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사방에서 터지는 불꽃은 신년을 맞이하는 기분을 더해주었다. 옥상에 올라와 있는 현지인들이 서로에게 포웅을 하며 신년 축하인사를 나눈다. 처음보는 사람들이지만 가볍게 포웅하며 신년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 정겹고 좋았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