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8일]아르꼬떼떼 다녀오다[멕시코 산크리스토발]
역시나 일요일 아침이라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시간이 9시30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아내가 손목시계를 보더니 10시가 넘었다고 한다. 분명 우리나라와 14시간 차이가 났는데 확인해보니 15시간 차이가 난다. 컴퓨터 오류인가 의심하다 조회를 해보니 오늘 10월28일 새벽2시부터 서머타임이 끝난다고 한다. 갑자기 한 시간을 벌었다.
오늘은 산크리스토발에서 10여km 떨어진 아르꼬떼떼(Arcotete)를 다녀오기로 했다. 두 시간이면 걸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콜렉티보를 타기로 했다. 재래시장 근처에 콜렉티보가 있다는 글을 보고 무작정 시장으로 향했다. 그간 배운 스페인어로 어렵지 않게 아르꼬떼떼행 콜렉티보를 탈 수 있었다.
간식으로 먹으려고 가져간 초코 웨하스가 있었는데 콜렉티보 안에서 만나는 어린아이들에게 나누워 주었다. 스페인어로 인사를 나누고 하나씩 건네주니 친절한 웃음으로 답례를 해준다. 우리가 내려야할 위치를 안내해주고 아르꼬떼떼로 향하는 방향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한적한 시골마을을 20분 걸어서 아르꼬떼떼에 도착했다.
휴일을 맞아서 인지 가족단위의 현지인들이 많이 있었다. 멕시코에서 만난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줍음이 많은 편이다. 학원에서 만난 잇싸이도 그렇고 대부분의 아아들은 인사를 건네면 쑥스러워하면서 숨어버린다. 그런데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안드레아라는 아이는 적극적이다. 인사를 건네니 더욱 적극적으로 아는 척을 한다. 우리보고 니하오라고 인사를 하기에 우리는 한국인이라며 안녕 이라고 인사한다고 가르켜주니 우리를 만날 때마다 안녕이라고 인사를 한다. 함께 사진도 찍고 비스켓도 나누어먹으며 많이 친숙해졌다. 아이들이 너무 귀엽다.
계곡과 석회동굴을 둘러보았다. 동굴이라고 하기에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한 동굴과 내부에서 스파이더맨과 인어공주를 만날 수 있었다. ㅋ 석순과 석주는 물기가 말라 모두 성장을 멈추었고 잘려나간 석순들이 석회동굴로서 생명을 다했지만 마치 동굴 탐험을 하듯 기어서 둘러보는 재미가 나름 쏠쏠했다. 특히 많은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들을 만나서 좋았다.
점심을 먹기 위해 조그만 가게가 딸려있는 식당에 들어섰다. 타코와 께사디아를 주문하기 위해 안돼는 스페인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와 영어로 우리를 도와준다. 우리끼리 나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고마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ㅋ
식사를 마치고 콜렉티보 내린곳으로 가기위해 걸어가는데 아까 도와준 남자의 옆에 있던 여자가 우리를 쫓아와서 자신들과 함께 가자고 한다. 자신들도 산크리로 간다며 우리를 불러 세운다. 여행에서 낯선 사람들을 쉽게 따라가면 안 되는데 두 살 정도의 어린 아이도 있기에 망설이지 않고 함께 가기로 했다. 고가의 SUV차량이었는데 상당한 재력이 있어보였다. 남자는 멕시코인이고 여자는 미국인으로서 이곳에서 정착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이곳에 집을 짓고 살기위해 몇 달전 이곳으로 완전 이주했다고 한다. 지금은 집을 짓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한다. 우리의 숙소 근처까지 데려다 주고 그들은 떠나갔다.
아르꼬떼떼는 강추할 정도는 아니지만 편하게 다녀올 만한 곳으로 좋은 곳 같다. 특히 현지에서 만나는 멕시코인들과 소통도 할 수 있는 곳으로 좋은 것 같다.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사탕한봉지 들고가면 더욱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