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기차
2025.3.2
아침 식사를 숙소에 들락날락 할 때 계속보았던 구글 맛집으로 갔다. 쌀국수가 아니라 밀국수 같은 면이고, 완자, 고기, 새우 등이 들어가 있는데, 무엇보다 육수가 진하고 맛있다. 콩물과 곁들어 저렴하게 아침식사를 했다. 호텔 조식을 먹지 말고 1일 2식으로 체중관리를 해야겠다.
오늘은 야간열차를 타고 사파로 이동하는 날이다. 낮 시간에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근처에 있는 롱비엔 다리로 걸어서 이동했다. 하노이 홍강에 최초로 건설된 다리로 열차와 옆으로 오토바이만 통행할 수 있는 다리로 오래된 철교로 나름 고풍스러운 모습이 보인다. 도착하고 얼마있지 않아서 열차가 들어오니 많은 사람들이 이못을 지켜보기 위해 모여든다. 철교의 전망을 조망할 수 있는 롱비엔역 앞 카페 루프탑으로 올라갔다. 커피값은 조금 비싼편이지만 입장료라 생각하고 그 곳에서 다리위를 지난는 모습을 한창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호텔체크아웃을 하고 나니 또 갈곳이 없다. 이번에는 기차길 카페가 있는 곳으로 그랩을 타고 이동했다. 철길을 걸으며 가게를 지날 때 여러 사람이 호객을 하는데 나의 선택기준은 2층에서 전기도 쓸 수 있고 노트북 작업을 할수 있는 곳을 찾았다. 주인 아주머니한테 사전 허락도 받았다. 1시간여 지나자 사람들이 계속 늘어난다. 곧 열차가 지나간다는 뜻이겠지 싶어 노트북을 덮고서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기차가 앞을 지나자 많은 사람들이 환호를 지른다. 오늘 저녁 기차로 나도 이길을 지나갈건데.. 열차가 지나고 1시간여 더 작업을 하고 그곳을 나왔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주변에서 마사지를 받으려 돌아보았다. 그런데 이지역은 마사지 가격이 비싸다. 전혀 깍아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그랩을 부르고 어제 마사지 받은 곳으로 다시갔다. 어제처럼 받을려고 했는데, 좀더 긴시간을 권유해서 선택했고, 팁도 어제보다 더 줬다. 아니 뜯겼다. 결국 호갱을 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역으로 8시 정도에 오면 된다고 했는데, 7시경에 도착했다. 역앞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고 열차에 탑승했다. 절차가 복잡하지는 않았다. 안내 되는 것을 따라 우리나라와 별 차이 없이 나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었다. 열차는 아주 낡아보였으나 침구는 매우 깨끗했고 관리가 잘되어있었다. 각자 물과 바나나 과자 그리고 1회용 칫솔셋트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4인 침대칸 중 내가 첫 번째로 도착해서 기다렸다. 첫 번째 손님은 젊은 여자와 60은 넘어 보이는 베트남 부녀가 들어왔다. 여자는 기본적인 영어을 할줄 알았다. 번역기를 돌리며 부녀가 여행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큰 케리어를 가지고 들어와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내가 실수 한 것 같다. 여행이 아닐수도 있는데, 중국 국경도시로 가는 기차로 여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열차를 내리고서야 들었다. 마직막으로 베트남 남성 한명도 탑승했는데, 여행객처럼 보이지 않았다. 낮에 들렀던 기차길 카페를 지나는데 밤에 지나는 우리열차를 반겨준다. 안에서 손을 흔들어 답례한다. 열차가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소등을 하고 취침에 들어갔다. 꿈에 기차가 나타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