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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south ASIA

다시 만난 세계. 다시 만날 세상을 위해..

by 福이와요 2025. 2. 27.

2025.2.19.

30년 동안 해왔던 일을 오늘 마무리했다. 아니, 정확히는 228일까지가 내 마지막 날이다. 업무상 공식 출근은 오늘로 끝났다. 199531일 첫 출근을 시작으로, 지난 30년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

퇴직하는 지금의 심정은 죄송함과 미안함이 가장 크다. 정년 퇴직까지는 아직 6년 이상 남았지만,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마무리하기로 했을 때, 선배 교사들은 좀 더 학교에 남아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런 선배들에게 큰 부담만 남겨놓고 떠나는 마음이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다.

요즘 언론에서 나오는 교육 현장의 모습을 보면 처참할 정도로 붕괴되고 있다. 30년 경력이 있는 나조차도 많이 힘들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저경력 후배 교사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선배로서 도움이 되지 못하고, 한 발 물러서서 마음으로만 응원하는 모습을 겪으며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선배들이 잘못한 것일까, 온몸을 바쳐서라도 교육 붕괴를 막아섰어야 했을까. 후배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30년 동안 내가 만난 아이들에게는 좀 더 열심히 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힘들고 어렵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소홀히 하지 않았나 반성해본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고 있었는데, 그들에게 좀 더 응원과 격려를 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걱정과 비판만 하고, 정작 그들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생각해본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퇴직 후 나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는 것보다, 걱정보다는 기대와 희망이 앞선다. 그동안 해보지 못한 일을 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2년 전부터 퇴직 후의 생활에 대해 심도 깊게 고민해왔고, 그 중 하나는 농부로서의 삶이다. 재직 중에도 농사를 지었지만, 이제는 좀 더 체계적으로 농사를 짓고 싶다. 또한, 집 주변과 농지 주변에 나만의 정원을 만들고 싶다. 포크레인도 사야하고, 정원구상도 해보고.. 아침에 일어나면 창밖으로 멍때리는 습관도 생겼다.

2018년 세계 여행 중 코이카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그를 통해 코이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퇴직 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었다. 저개발국가에서 학생이나 교수자를 대상으로 기술 교육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용접 기술, 자동화 관련 기술, 기계 설계, CNC 가공, 기초 전기 기술 등이 있다. 이 모두 내가 30년간 가르쳐 온 기술들이다. 교육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전기기능사, 아크용접기능사, 기계설계산업기사, 자동화설비산업기사, 설비보전기사를 대부분 취득했고, 현재 용접기사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코이카에서는 연 4회 모집을 하는데, 요즘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두 달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여행을 많이 했지만 의외로 가까운 동남아 지역에는 가보지 못한 곳이 많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편안한 여행을 준비 중이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해양 스포츠를 많이 즐겨보고 싶다. 가족들은 그동안 고생했으니 편히 쉬다 오라고 한다. 성격상 편히 쉴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 걱정도 되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두 달 전부터 영어 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다. 첫 도시인 베트남 하노이행 항공권과 마지막 도시인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돌아오는 항공권을 발권했다. 여행 준비 끝.

예상 경로 :

베트남 : 하노이-다낭-호치민, 태국 : 푸켓, 말레이시아 : 쿠알라룸푸르-코타키나바르-멜라카, 싱가폴, 인도네시아 : 자카르타-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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